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임영웅에 뮤뱅갑질 사태, KBS 해명은


입력 2022.05.16 07:05 수정 2022.05.16 07:05        데스크 (desk@dailian.co.kr)

ⓒKBS 화면캡처 ⓒKBS 화면캡처

임영웅이 ‘뮤직뱅크’에서 신인에게 밀려 1위를 하지 못한 사건에 대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공분사태가 나타났다.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일이 있었다. 바로 연말결산 음악프로그램에서 대형기획사 가수가 방탄소년단을 제치고 엔딩무대를 했을 때였다. 연말결산 프로그램이 가수왕을 선정하지 않기 때문에 당시는 마지막 무대의 주인공이 바로 그해의 주인공이라고 여겨졌다. 그런데 방탄소년단이 아닌, 대형기획사 가수가 마지막 무대를 하자 반발이 들끓었다.


음악방송 공정성 논란은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그런데 유독 그때 공분사태가 터진 것은 방탄소년단이 엄청난 스타였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일반적인 아이돌들끼리 순위경쟁을 하기 때문에, 그 속에서 어떤 문제가 생겨도 팬들만 들끓을 뿐 일반인은 무관심했다. 고만고만한 아이돌들 사이에서 누가 명백한 우위인지도 애매해서, 뭔가 의심스러운 순위 결과가 나와도 그것이 잘못됐다고 단정 짓기가 애매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그들만의 세계’ 아이돌을 벗어난 최고의 스타였다.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스타가 대형기획사 가수에게 밀려 마지막 무대를 못 서자, 팬들만이 아닌 일반인들이 들끓었다. 방탄소년단이 최고의 스타라는 건 누가 봐도 명백했기 때문에, 그들이 밀려난 것이 부당하다고 모두가 확신할 수 있었다. 그래서 공분사태가 터진 것이다.


이번 사건도 그렇다. 임영웅이라는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대스타마저 대형기획사 신인그룹에게 밀려 1위를 못하자, 일반인들이 ‘해도 해도 너무 한다’라고 목소리를 내게 됐다. 그러므로 이렇게 논란이 커진 것 자체가 임영웅의 현 위상을 보여준다고할 수 있다.


임영웅의 1위는 너무나 당연해 보였다. 솔로 가수로서 2000년대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래 사상 최대 음반 판매 기록을 세웠고, 이번에 1위 후보에 오른 ‘다시 만날 수 있을까’가 가온차트 디지털, 다운로드, BGM, 벨소리, 통화연결음 차트에서 1위에 오르며 5관왕을 했기 때문이다. 이외에 앨범차트에서도 1위에 올라 총 6관왕을 달성했다.


이런데 일반인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신인 그룹이 1위에 오르자 많은 이들이 부당함을 느꼈다. 과거 엔딩무대를 뺏겼던 때로부터 시간이 흘러 이제는 방탄소년단 소속사도 대형기획사가 됐다. 이번에 1위를 차지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한 그 팀이 바로 방탄소년단 소속사의 신인 그룹이어서, 마치 임영웅이 대형기획사 가수에게 밀려난 것 같은 모양새가 됐다.


팬이 아닌 일반인들의 공분도 클 수밖에 없는 건 이게 누가 1위인가 차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음악방송 프로그램의 공정성, 신뢰성, 투명성 문제이고 이런 구조에서 누구도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이 더욱 커졌다.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KBS가 책임 있는 답을 내놔야 한다. 임영웅이 음원, 음반 성적에서 압도하고도 방송 횟수 점수에서 0점을 받고 신인그룹이 5348점을 받는 바람에 1위에서 밀려났다. 도대체 방송 횟수 점수라는 게 뭐고 어떻게 산정했기에 이런 차이가 나는지 해명해야 한다.


방송 횟수 점수는 20%를 반영한다고 알려졌다. 100점 만점일 때 20점이라는 이야기다. 설사 신인그룹이 이 부문에서 만점을 받았어도 임영웅보다 100점 만점에서 20점을 먼저 깔고 시작하는 것에 불과하다. 20점 정도 차이는 이번에 임영웅이 거둔 성과가 워낙 압도적이기 때문에 쉽게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왜 신인그룹이 1위인지 해명해야 한다.


방송 횟수라는 게 결국 KBS 출연 횟수라고 하는데, 만약 그게 사실이고 그런 걸로 순위가 좌우된다면 ‘뮤직뱅크’ 차트는 KBS 집안잔치라는 얘기가 된다. 그런 정도의 순위를 왜 지상파라는 공공재를 써가면서 매주 국민에게 방송하는지도 석연치 않다. KBS와 유착한 기획사가 1위를 독식하는 구조인가?


KBS만이 아닌 모든 방송사 통합 출연 횟수라고 해도 문제다. 노래 순위를 가리는데 왜 방송 출연 횟수가 중요한 기준이 되나? 예능돌이나 대형 기획사에게 유리한 구조다.


방송 점수가 논란이 되면서, 과거 태연이 음원 점수에서 압도하고도 방송 점수에서 밀려 1위를 못했다는 게 회자됐다. 그런데 그때는 태연이 음반 점수도 낮았었다. 이번에 임영웅은 음원, 음반 양대 부문을 모두 압도하고도 인지도가 훨씬 떨어지는 신인에게 밀렸기 때문에 더욱 납득하기 힘들다.


KBS가 책임 있는 해명을 하고, 신뢰성을 확보할 개선책을 내놔야 한다. 그리고 만약 이번 '뮤직뱅크‘ 순위 산정에 오류가 있었다면 정확히 밝히고 순위도 정정해야 한다. 동호회 행사도 불투명하면 문제가 되는 판에 하물며 지상파다. 전 국민을 상대로 하는 방송에 걸 맞는 신뢰성이 필요하다.


ⓒ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