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생물소재 증식단지, 미래 먹거리 ‘BT산업’ 교두보 될 것”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2.04.29 07:01  수정 2022.04.28 13:28

자생생물 제품화, 재료 공급이 핵심

대규모 증식단지 조성해 기업 지원

표준·안정적 원료 공급, 산업화 가속

국립생물자원관 야생생물소재연구동 전경.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국립생물자원관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기대를 모으는 생명공학(바이오테크놀로지, BT) 분야 산업화를 위해 생물소재 증식단지(가칭 생물소재 클러스터)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26일 환경부 출입기자 대상 현장취재(팸투어) 자리에서 지난 5일 개소한 야생생물소재은행과 연계한 생물소재 증식단지를 소개하고 필요성을 설명했다.


생물소재 증식단지는 바이오산업 생태계 기반 조성을 위해 지난 2020년 1월부터 추진해 온 사업이다. 중소 환경기업 사업화 지원을 통한 녹색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 산업 성정 거점 마련을 목적으로 한다.


구체적으로 생물소재 품질관리와 유용성 검증을 위한 테스트베드 등 파일럿 생산기반 구축, 생물소재 국산화, 대량증식 생산설비 및 지원시설을 구축한다. 생물소재 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민간기업이 상품 생산에 필요한 재료(생물)를 직접 재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간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현재 생물산업계에서 소재 공급은 해외 수입 의존율이 높은 실정으로 국내 바이오 연관 산업 등의 자생력 확보를 위해 대체 가능한 국내 자생생물 소재를 찾아내고 활용하는 기반이 필요한 실정”이라며 “야생생물소재연구동과 생물소재 증식단지를 연계해 야생생물에 대한 정보·소재·증식기술 및 실증연구 시설을 지원해 BT산업 활성화를 촉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단이 현장에서 확인한 생물소재 증식단지는 인천시 서구 환경산업연구단지 내 1만3800㎡ 규모로 국비 300억원을 들여 조성 중이다. 벤로(venlo, 연동식 대형 온실)형 유리온실과 미생물 발효실, 천연물추출실 등 증식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또한 기초분석연구실, 분리정제실, 질량구조분석실 등 연구실험동도 함께 들어서게 된다.


생물소재 증식단지 조성 사업 핵심은 BT산업 육성을 위한 초석 쌓기라 할 수 있다. 그동안 국립생물자원관은 소재연구를 통해 김치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자생유산균(NIBR97)을 이용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기능성 화장품(미스트) 개발에 성공했다. 자생생물인 애기땅빈대를 이용한 피부보호 기능성 화장품도 만들었다. 코로나19 예방 미스트 제품은 지난해 중국 등 2860억원 규모 수출 계약을 따냈고, 애기땅빈대 활용 화장품은 기술이전 이후 4억원의 추가 매출을 거뒀다.


이러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기술이전 후 제품개발로 성공하는 경우가 드물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기술이전이 61건 이뤄졌으나 실제 제품화는 4건에 그치고 있다. 기술 개발에도 불구하고 재료(야생생물) 조달에 어려움 때문에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다.


결국 자생생물 자원 사업화 성공을 위해서는 생물소재 대량 증식이 필수다. 특히 제품화 단계에서 표준화한 원료 공급이 중요하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이 국가야생생물소재은행에 생물소재 일부를 보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국립생물자원관은 생물소재 대량 증식을 위한 첫 단계로 그동안 분산 운영하던 야생생물유전자원은행, 야생생물천연물은행, 야생식물종자은행, 미생물배양체은행 등 4개 소재은행을 지난 5일부터 야생생물소재연구동(국가야생생물소재은행)에서 통합 관리하고 있다.


국가야생생물소재은행에는 모두 23만3814종의 생물소재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야생생물유전자원은행(18만3732점) ▲야생생물천연물은행(5211점) ▲야생식물종자은행(2만2567점) ▲미생물배양체은행(2만2304점)을 확보한 상태다.


야생생물소재은행과 함께 자생생물 소재에 대한 파일럿규모 증식과 품질관리, 시제품 제작이 가능한 생물소재 증식단지가 완공되면 국내 자생생물 소재 산업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생물소재 증식단지가 위치한 인천시 인근 화장품 기업들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시설과 장비 부족으로 자생생물 소재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던 기업 입장에서 생물소재증식단지는 산업화를 위한 시설·장비 접근성을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생물자원 연구가 실제 산업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상품으로 발전 가능한 추출물을 발견하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며 “BT산업 분야 중소기업이 해당 기술로 실제 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충분한 재료(추출물)를 공급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기술의 상품화와 제품 판매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재료 공급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미다.


서 관장은 “간혹 상품화에 성공하고도 재료 수급의 한계로 사업화를 포기하는 기업들도 있다”며 “생물소재 증식단지는 이러한 기업들에 야생생물소재 보급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BT산업은 유전자 조작과 같은 생체 응용 기술을 통해 필요한 물질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현재 당뇨병 특효약인 인슐린, 암 억제제인 인터페론 등이 상업화에 성공한 대표 사례다.


BT산업은 의약품뿐만 아니라 화학·식품 등에서도 연구 개발이 활발하고 품종 개량과 식량 생산 등 농업에서도 응용 가능성이 크다. 특히 BT기술은 반도체 산업의 자본 회전율보다 6배 이상 높고 BT연구 생산성을 10배 높이는 촉매 역할로 벤처 기업의 창출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야생생물소재은행에 보관 돼 있는 생물소재 모습.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현장'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