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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문별은 그냥 문별이죠”


입력 2022.01.21 12:42 수정 2022.01.21 12:42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미니 3집 '시퀀스' 19일 발매

콘셉트 기획부터 적극 참여...자작곡도 수록

'훅' 아이키 타이틀곡 안무로 호흡

그룹 활동에선 여러 멤버가 각자 맡은 역할을 얼마나 잘 소화해내는가에 따라 균형이 맞춰진다. 그런 면에서 마마무는 멤버들의 조화로움이 최고 강점인 그룹이다. 문별 역시 팀 내에서 랩과 퍼포먼스를 맡아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그런데 이 모습은 문별의 다양한 색깔 중 극히 단편적인 모습에 불과하다. 그 ‘역할’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그의 진짜 모습들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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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로서 한 자리를 채워줘야 팀이 되는 거잖아요. 마마무라는 팀 안에선 저의 단편적인 모습만 보여줄 수밖에 없죠. 반면 솔로는 내가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담을 수 있어요. 그런 면에서 솔로 앨범은 일종의 ‘자신감’인 것 같아요. 물론 멤버들의 빈자리가 느껴지긴 하지만요(웃음).”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지난 19일 발매한 솔로 앨범 ‘시퀀스’(6equence)는 지난해 2월 발표한 두 번째 미니앨범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DARK SIDE OF THE MOON)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앨범 준비에만 1년을 꼬박 바칠 정도로 문별이 솔로 앨범에 갖는 애정은 남달랐다.


“좋은 음악을 들려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기대도 되고 설레더라고요. 만족도로 따지면 97%정도 될 것 같아요. 나머지 3%는 제가 채울 수 없는 부분이에요. 팬들의 응원소리가 있어야 비로소 완성이 되는데, 코로나19로 팬들을 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그 3%에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새 앨범은 ‘사랑’이라는 주제를 두고, 각 트랙을 여러 개의 장면(scene)으로 표현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처음 만난 순간(‘G999’)부터 행복했던 날(‘머리에서 발끝까지’), 연인들의 권태기(‘LUNATIC’), 이별(‘너만 들었으면 좋겠다’), 헤어진 뒤 느끼는 미련의 감정(‘내가 뭘 어쩌겠니?’) 등을 연결하면서 한 편의 단편 영화처럼 만들어냈다.


“앨범 콘셉트부터 직접 만들었어요. 곡 내용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됐으면 했죠. 사랑이라는 게 우리에게 가까이 있지만, 마음대로 즐길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해서 그 감정들을 풀어내보고 싶었거든요. 각 트랙에 담을 감정도 직접 선정했고, 그에 맞춰서 곡을 썼어요. 감정을 하나하나 나누는 과정이 정말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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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을 좋아한다”는 문별의 앨범들은 하나의 세계관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첫 솔로 앨범 ‘셀피쉬’(Selfish)를 순수한 어린아이에 투영했고, 두 번째 앨범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을 아이들의 선과 악의 분리로 그렸다. 그리고 이번 앨범 ‘시퀀스’는 경계 없이 모든 자아를 품는 설계자의 모습을 투영했다. 과거의 부유하는 기억들과 현재의 갈등, 미래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는 매일 차고 이지러지기를 반복하는 문페이즈(Moon Phase)와 닮아있다.


앨범 콘셉트 기획뿐만 아니라 문별은 앨범을 제작하는 모든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더 좋은 곡으로 완성시키기 위해 문별이 직접 아티스트를 섭외하고 작업했다. 대표적으로 ‘스트릿 우먼 파이터’로 이름을 알린 ‘훅’(HOOK) 리더 아이키, 래퍼 미란이, 가수 서리 등이다. 또 자작곡으로 자신의 색깔을 더 분명히 했다.


“맹세코 연애를 안 한지 정말 오래됐거든요. 거의 10년이 넘은 과거의 기억을 꾸역꾸역 끄집어냈어야 했죠(웃음). 정말 미련 가득한 연애가 기억이 남더라고요. 아마 그게 마지막 연애였던 것 같아요. 100% 경험으로만 곡을 쓸 순 없어서 주로 평소 보는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영감을 받기도 하고요. 제 곡들은 굳이 성별을 따지지 않아도 돼요. 그게 제 음악의 강점이기도 하고요. 솔로 가수로서 문별은 그냥 ‘문별’이라고 기억됐으면 합니다.”


이번 앨범이 더 의미가 깊은 건, 그의 고민의 시간을 함께 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올해로 데뷔 9년 차를 맞은 문별은 30대에 접어들면서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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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올해로 31살이에요. 사실 29살에서 30살로 넘어가는 시기에 고민이 정말 많았어요. ‘나는 뭘 할 수 있을까’ ‘팀 활동을 오래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미래에 대한 생각이 정말 많았죠. 심지어 취직을 해야 하나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30살이 지나면서는 생각이 바뀌었어요. 좋아하는 것은 과감히 해보자는 마음으로요.”


문별은 ‘축구’가 마음의 변화를 생기게 한 계기가 됐다고도 말했다. SBS 스포츠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그는 FC탑걸의 ‘막내’로 합류해 축구에 도전했다.


“축구 덕분인지 멘탈이 정말 건강한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사실 앨범 준비랑 축구 연습이랑 겹치는 바람에 진짜 죽는 줄 알았다니까요? 하하. 이렇게 스케줄을 짜면 안 되는구나 싶더라고요(웃음). 그럼에도 축구를 놓을 수 없었던 건 축구할 때만큼은 잡다한 생각들이 다 사라지더라고요. 원래 잠을 못 잤는데 11시가 되면 잠드는 것도 좋았고요.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에요.”


20대 시절 “무서우니까 피하자”고 생각했던 일들도 과감히 도전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사실 예능 울렁증이 정말 심한데, 이젠 뭐든지 다양하게 해보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건, 자신의 이름을 건 콘서트였다.


“코로나 이후로 우울한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콘서트로 팬들을 만나서 내게도 삶의 에너지를 불어넣고 싶어요. 어떻게 첫 시작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 되지만, 만약 솔로 콘서트를 하게 된다면 퍼포먼스 중심이었던 마마무 콘서트와는 달리 토크를 많이 준비할 것 같아요. 팬들과 만나서 소통하는 게 제 목숨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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