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자금 금액 적고 조건 까다로워
신용 대출·지인 빌리는 돈 더 많아
전문가 “자금 늘리고 조건 완화해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거리 매장들에 임대가 붙어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2년 넘게 이어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들이 자금 압박에 시달리면서도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자금 이용률은 30%대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 신용과 담보대출 비율이 50%대에 이르는 것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크다.
10일 국가통계포털(KOSIS)과 KB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상공인들 정책자금 이용률은 37%에 그쳤다.
KB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해 10월 서울과 인천, 경기지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소상공인 82%는 대출을 갖고 있다. 대출자 가운데 50%(중복)는 개인 신용·담보대출로 자금을 충당하고 있었다. 가족과 지인에게 빌리는 경우도 34%에 달했고, 사업자 대출은 31%를 기록했다.
반면 소상공인 정책자금 대출 비율은 37%로 신용·담보대출보다 적고 가족과 지인을 통해 돈을 빌리는 경우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금액으로는 소상공인 정책자금 경우 평균 3380만원으로 지인과 가족에게 빌린 금액(7130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추가로 대출을 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72%가 그렇다고 답했다. 현재 대출이 없는 18% 가운데 38%도 향후 대출을 받을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추가 대출이 필요한 소상공인 절반(55%)은 소상공인 정책자금을 원하고 있었다.
KB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해 10월 서울과 인천, 경기지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소상공인 82%는 대출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경영연구소
정책자금에 대한 수요는 정부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부채를 보유한 사업체 비율은 60%로 전년대비 8.1% 늘었다. 전체 부채액은 294조4000억원으로 코로나19 발생 1년 만에 47조7000억원(19.3%) 늘었다.
부채가 늘어나는 상황에도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등 재난대응에 필요한 정책으로 보조금 지원(67.7%)과 융자확대(33.3%)를 꼽았다. 시중 금융권에서는 더 이상 대출이 힘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정책자금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점과 까다로운 대출 조건 등으로 소상공인들이 필요할 때 돈을 빌리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용이 나빠진 상황에서 정부와 금융당국의 지원정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로 타격받은 소상공인이 사업자로서 금융기관의 돈을 빌리기 어려워지자 지인에게 손을 벌렸다”며 “정부와 금융당국에서 한정된 금액을 내 건 이상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소상공인을 살리려면 어렵고 손 벌릴 곳 없는 이들에게 전폭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재성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도 소상공인 생존 여건의 불투명성은 여전할 것”이라며 “소상공인의 회복력 발휘를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고 소상공인 부채 관리 지원과 임금,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 완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오윤해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자금이 부족한 소상공인의 금융 애로가 앞으로도 심화해 정부 차원의 금융 지원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고, 이정희 중앙대학교 교수는 “소상공인 정책지원에 대한 세부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