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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 본격 적용 "바빠서 확인 힘들다" "업주만 많은 과태료 불만"


입력 2021.12.14 05:17 수정 2021.12.13 21:12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방역패스 위반시 이용자 10만원, 사업주 150만원 이하 과태료

업주 "방역패스 요구하면 귀찮아 하는 손님들 많고 불평하는 사람도 있어"

QR체크인 자율 매장 여전히 많아…시민 "달라진 것 없어, 단속 같이해야 도움"

쿠브 앱 접속장애 발생 업주·시민 "바쁜 시간 먹통…지난주 계도기간 국가는 무슨 준비했나"

지난 1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한 시민이 식사에 앞서 COOV앱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 증명서를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지난 1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한 시민이 식사에 앞서 COOV앱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 증명서를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13일부터 식당과 카페 등 일부 다중시설에 대한 방역패스 확대 적용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면서 현장에서는 사업주와 시민들의 불편함이 이어졌다. 손님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방역패스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 곳도 많았다. 또한 방역패스를 위한 질병관리청 쿠브(COOV·전자예방접종증명서) 애플리케이션(앱) 사용 급증으로 한동안 앱에 접속되지 않는 등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업주들은 방역패스 확인 과정에서 손님과 마찰이 생길까봐 걱정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업주들에게만 많은 과태료가 부과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30대 김모씨는 "주방에서 요리하느라 바빠서 방역패스를 검사하기가 힘들다"며 "방역패스를 요구했을 때 귀찮아하는 손님도 있고 불평을 하는 사람도 많다"고 토로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강모(40)씨는 문 앞과 각 테이블 위에 방역패스에 대한 안내문을 붙여 놨다. 강 씨는 "손님들에게 말로 하는 것보다 눈으로 보고 할 수 있게 하면 마찰이 적을 것 같아 준비했다"며 "설명을 붙여놨더니 대부분 참여해준다”고 전했다.


방역패스가 코로나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될 것 같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완전히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며 "업주에게 더 큰 벌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혹시 제대로 검사를 하지 못하거나 속이는 손님이 있을 수 있어 걱정된다"고 설명했다. 방역패스를 위반하면 이용자에게는 10만원 이하, 사업주에게는 15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 시민들이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 시민들이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아직 이용객이 자율적으로 QR체크인을 하고 있는 매장이 많고, 바쁜 매장에서는 방역패스를 하나하나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는 의견들도 많았다. 수기명부 작성 등도 함께 실시해야 방역패스 사용이 어려운 연령층의 방문도 편리할 것이라는 조언도 잇따랐다.


점심을 먹으러 나온 직장인 김모(25)씨는 "방역패스를 적용한다고 하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며 "가게가 바쁘다 보니 일일이 검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바쁜 매장에서는 인증을 안 해도 확인할 정신이 없어 보인다. 단속도 함께해야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만약 양심적으로 모두 참여한다면 안심하고 음식점을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집 앞 카페를 찾은 20대 문모씨는 "방역패스 적용을 하면서 수기 명부 작성을 하지 않다 보니 나이 많은 어른들이 사용에 불편함을 겪을 것 같다"며 "다양한 방법으로 방역패스를 적용해야 모두가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방역패스를 위한 쿠브 앱 접속량이 쏟아지면서 오전 11시 40분쯤부터 접속 장애가 일어나기도 했다.


일산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40대 김모씨는 "점심시간에 QR체크인을 사용하려고 했는데 먹통이 돼서 다시 켤 정신도 없었다"며 직원에게 "QR체크인을 위한 태블릿을 꺼내달라"고 했다. 방역수칙 위반 시 업주에게 과태료가 150만원 부과될 수 있다는 말에 놀란 김씨는 "무조건 해야겠다"며 태블릿을 열고 인증했다.


직장인 한모(33)씨는 "동료들과 함께 평소대로 자주 가는 식당에 들렀는데 방역패스를 꼭 확인해야 한다며 점원들이 나와 손님들의 접종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정작 QR체크인 어플이 먹통이어서 1명 확인하는 데만 10분은 걸렸다. 대기 줄이 길어지고 곳곳에서 항의가 나오다 보니 점원들도 그냥 구두로 백신 맞으셨느냐 묻고 서둘러 들여보냈다"고 전했다.


콩나물국밥집을 운영하는 임모(55)씨는 "방역패스를 확인 안 하면 과태료를 물다 보니 우리도 철저하게 대응하려고 했는데 정작 손님들 몰리는 점심시간이 되니 쿠브도 작동이 안 돼 손님 몇 분은 돌려보내고 아주 곤욕을 치렀다"며 "지난주 계도기간이라며 우리 소상공인들 주의시킬 때 국가는 도대체 어떤 준비를 했는지 오히려 되묻고 싶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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