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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실기했다" 확진자 5000명대·오미크론 유입…단계적 일상회복 중단하나


입력 2021.12.03 05:41 수정 2021.12.02 23:47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정부, 오미클론 국내 확진자 발생에 초비상…3일~16일 모든 해외 입국자 열흘간 격리

나이지리아, 방역강화국가 추가 지정…이미 남아공과 보츠와나 등 8개국 같은 조치중

의료계 "재택치료 확대해도 한계 있어…조속히 의료체계 정상화해야"

"의료체계 무너지면 경제도 없어…거리두기 강화하고 사적모임 인원수 제한해야"

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서울광장 중구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대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서울광장 중구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대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00명대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가운데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 국내 유입 사례까지 공식 확인되면서 방역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른 변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가 지역사회에 퍼질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 중단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에서는 "이미 실기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는 3일부터 16일까지 향후 2주간 내국인을 포함한 모든 해외 입국자에 대해 예방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열흘간 격리조치를 시행하기로 하고 3일 0시를 기해 나이지리아를 방역강화국가·위험국가·격리면제제외국가로 추가 지정했다.


1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5123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가 5000명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기존 역대 최다 기록인 지난달 24일 4115명보다 1008명 많다. 또 전날 3032명에서 단숨에 2091명이 급증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위중증 환자도 723명으로 역대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 700명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급증하는 위중증 환자를 치료할 여력도 한계에 이르고 있다. 서울(90.7%)과 충청권(95.0%)의 코로나19 중증 병상 가동률이 90%를 넘어서는 등 의료대응에 비상이 걸렸다. 수도권 전체로도 중증 병상 가동률은 이날 89.2%로 90%에 육박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중환자 의료체계가 붕괴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재택치료를 확대해도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한계가 있다. 근본적으로 의료체계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날로 악화하는 상황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국내 유입 사례가 처음 확인되면서 방역당국은 더욱 긴장하고 있다.


지난달 14∼23일 오미크론 변이 발생국인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40대 부부가 귀국 하루 뒤인 지난달 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이날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최종 확인됐다. 이 부부의 지인인 30대 남성도 함께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고, 확진 판정을 받은 부부의 10대 아들도 결국,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됐다.


부부는 지난 10월 28일 모더나 백신 접종을 완료한 터라 귀국 후 자가격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사이에 지역사회에 추가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애초 감염 의심자로 분류됐던 40대 부부와 아들, 지인 등 4명 외에도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50대 여성 2명도 추가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날 해외유입 상황평가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3일부터 16일까지 향후 2주간 내국인을 포함한 모든 해외 입국자에 대해 예방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10일 격리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또한 3일 0시를 기해 나이지리아를 방역강화국가·위험국가·격리면제제외국가로 추가 지정한다. 지난달 28일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보츠와나, 레소토, 나미비아, 모잠비크, 말라위, 짐바브웨, 에스와티니 등 8개국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가 적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오미크론 변이까지 가세할 경우 일상회복을 계속 추진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오미크론은 전파력이 강하고 기존 백신 효과를 떨어트릴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는 분명 전파력이 훨씬 빠를 것이다. 공기 감염이 되는 것도 맞는 것 같다"며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훨씬 높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 확산세가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일상회복 2단계 시행을 유보하기로 하고, 재택치료와 추가접종을 확대하는 등의 특별방역대책을 4주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의료계 전문가들이 요구하는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나 방역패스 적용 대상 확대 등 거리두기 강화 조치에 대해서는 자영업자 등 경제적 피해를 고려해 좀 더 논의·검토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천 교수는 "거리두기는 당연히 해야 하는데 너무 너무 늦었다"며 "의료체계가 무너지면 경제도 없는데 정부가 너무 늦게 대처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규확진자가 1주일 만에 4000명에서 5000명으로 뛰었는데 연말까지 1만 명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에서는 추가접종자도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다는데, 추가접종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거리두기 강화를 거듭 촉구했다.


최 교수는 "정부는 거리두기 강화를 일상회복의 후퇴로 보는 것 같은데 '아니다'라고 명확히 말하고 싶다"며 "자영업자 어려움에 대해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최소한 사적모임 인원수 만큼은 제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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