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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오징어 게임’ 현실판?…웹예능서 뜨는 생존 게임의 잔혹성


입력 2021.10.17 14:02 수정 2021.10.16 18:02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파이트 클럽’·‘공범’

서바이벌 예능 웹에서 인기

456억 원을 건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한 참가자들의 사투를 다룬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 구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생존’을 키워드로 한 서바이벌 웹예능들도 함께 관심을 받고 있다.


ⓒ카카오TV 캡처 ⓒ카카오TV 캡처

현재 카카오TV와 종합격투기 정찬성 선수의 유튜브 채널 '코리안좀비'를 통해 격투 서바이벌 프로그램 ‘파이트 클럽’이 방송되고 있다. 14명의 파이터가 168시간 동안 외부와 단절된 극한의 상황 속에서 각자의 파이트 머니를 걸고 싸우는 프로그램이다. 킥복싱 선수나 복서 특수 부대 출신 등 전문 선수 또는 전문 기술을 보유한 자들이 프로그램에 출연 중이다.


유튜브 채널 ‘꽈뚜룹’에서는 ‘공범’이라는 콘텐츠가 공개 중이다. 마피아 게임을 스릴러 서바이벌 장르로 재구성한 콘텐츠로, 매일 밤 살인이 일어나는 의문의 장소에서 벌어지는 심리 게임을 다룬다. 크리에이터 곽토리와 조나단, 카이스트 출신 방송인 오현민, 힙합 뮤지션 오메가사피엔, 김농밀 등이 출연한다. 세상과 분리된 환경 속에서 남녀 각 팀으로 나눠져 열흘간 불꽃튀는 생존 경쟁을 펼치는 초대형 리얼 서바이벌인 카카오TV 오리지널 ‘생존 남녀 : 갈라진 세상’도 제작을 앞두고 있다.


상금을 두고 고립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게임에는, 확실한 목표와 제한이 있어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게임 외에 속고 속이는 심리전까지 치열하게 펼쳐지면서 보는 재미를 더하곤 한다.


물론 ‘오징어 게임’처럼 피 튀기는 다툼이 일어나거나 생사가 걸린 극한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지만, 목표를 향한 열망과 고립된 공간이라는 제한된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성을 지켜보는 서바이벌만의 매력만큼은 그대로 이어진다.


이 장점을 활용한 서바이벌 방식은 ‘오징어 게임’ 이전에도 예능에서 종종 활용돼왔다. 데뷔를 목표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탈락 여부로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오디션 프로그램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 다양한 직업군을 대표하는 도전자가 게임을 통해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한 숨 막히는 심리전을 벌이는 리얼리티 쇼 ‘더 지니어스’, 두 개의 대립된 사회로 이뤄진 통제된 원형 마을에서 펼치는 모의사회 게임쇼 ‘소사이어티 게임’ 등 탄탄한 마니아를 보유한 서바이벌 예능들도 있다.


다만 드라마나 기존의 예능들은 가상의 세계라는 콘셉트가 명확하고, 출연진들 모두 통제된 상황에서 안전하게 게임에 임한다는 것을 보는 이들도 충분히 인식케 한다. 그러나 최근 웹에서 선보이는 생존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은 날것의 매력을 강조하면서 폭력적인 상황들을 연출해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다.


‘파이트 클럽’에서는 출연진들이 한정된 공간에서 합숙을 하고 세트장에 설치된 링에서 상대를 지목해 격투를 하게 되는데, 이들의 살벌한 기싸움부터 실제 링 위에서 벌어지는 싸움이 화면에 고스란히 담긴다.


이 역시도 제작진이 개입되는 촬영 현장이며 출연진은 실제 선수,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그럼에도 링 위에서 싸우다 과호흡이 와 치료를 받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거듭 ‘현실성’을 강조 중이다. 여기에 출연진들의 거친 언행이 가감 없이 담기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한다.


‘공범’은 심리, 두뇌 게임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폭력성은 ‘파이트 클럽’보다 덜하지만, 이 프로그램도 스릴러 서바이벌이라는 포맷을 살리고자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꽤 많은 공을 들인다. 이 속에서 출연진들이 더욱 극한 상황에 몰리게 된다는 점에서 잔혹성에 대한 우려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4억 8000만 원의 상금을 두고 밀폐된 공간에서 속고 속이는 심리전을 펼친 웹예능 ‘머니게임’은 방송 내내 논란에 휩싸였었다. 포맷의 가학성, 폭력성은 물론, 참가자들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다루는 과정에서 갈등들이 이어졌다. 방송 이후 실제 폭로전으로까지 연결이 되면서 방송과 실제의 경계를 더욱 모호하게 만들었다.


경쟁이 치열하고, 그것이 더 리얼하게 구현될수록 서바이벌의 묘미가 커진다고 여길 수 있으나, 갈수록 폭력성과 가학성이 부각되는 것에 경각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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