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해?] '쇼미더고스트', 귀신보다 현실이 무서운 청춘들의 좌충우돌 성장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1.09.08 09:15  수정 2021.09.08 09:16

9일 개봉

한승연 김현목 주연

김은경 감독 메가폰

자신에게 닥친 희망 없는 현실보다 무서운 게 있을까. '쇼미더고스트'는 사회가 도무지 자신들을 받아들여주지 않아 절망에 빠진 청춘들이 귀신들린 집에서 위기를 극복하며 성취감을 느끼는 성장 코미디다. 코미디와 호러를 오가지만 각 장르의 색이 진하지도 않고 이야기도 빈약하지만 스스로 무언갈 해낼 수 있다고 믿는 청춘들의 모습이 기분 좋은 웃음을 안긴다.


극 중 예지는 번번이 취업에 실패한 것에 이어 주식으로 전 재산을 날리며 어려서부터 친구였던 호두의 집에 얹혀산다. 호두는 예지에게 돈을 빌려 가 집 보증금으로 사용했기에 동거를 거부할 수 없다. 그런데 집의 상태가 기묘하다. 누군가 살다가 사람만 빠져나간 것 같은 상태다. 풀옵션에 깨끗하고 넓기까지 하다. 그런 집에 헐값에 나온 것에 예지는 계속 의문을 갖는다.


옆집 남자에 의해 이곳에서 사람이 죽어나간 것을 알게 된 예지와 호두는 집 안에서 기이한 현상을 겪고 귀신까지 목격하면서 혼비백산 도망친다. 하지만 가난한 취업 준비생과 아르바이트생은 편의점 밖에 갈 곳이 없다. 물러날 곳이 없는 이들은 퇴마사를 고용해 귀신과의 전쟁을 시작한다.


'쇼미더고스트'는 토익, 토플, 사회봉사 등 사회가 원하는 스펙이란 스펙을 섭렵했지만 지방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낙방하는 예지의 상황을 통해 취준생의 고민을 녹여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만 주식에 전 재산을 털어 넣는 예지의 행동 역시, 불안한 미래의 청춘들의 현주소를 말한다. 여기에 몰래카메라, 스토킹 등 여성이 표적이 되는 사건들이 등장하며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사건들을 지적한다.


줄거리나 클리셰들은 전형성을 띠고 있어 재미는 크지 않지만 카라 출신의 한승연의 배우로서 성장은 반갑다. 무대 위에서 보여주던 이미지는 벗고 첫 등장부터 과감한(?) 비주얼로 등장한다. 사회에 치여 자존감이 낮아진 예지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스스로 일을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깨달아가기까지 과정을 무리 없는 감정선으로 끌어간다.


영화 '쇼미더고스트'는 단편영화 '망막' '오르골'을 비롯해 옴니버스 호러 '어느날 갑자기 세 번째 이야기 - D-day'를 연출한 김은경 감독의 신작이다.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배우 김현목이 수상한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배우상과 NH농협 배급지원상까지 2관왕을 차지했다. 9일 개봉. 러닝타임 8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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