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尹 아닌 尹 주변이 문제"…이준석·윤석열 측 신경전 고조


입력 2021.07.29 11:24 수정 2021.07.29 11:27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이준석 "윤석열과 소통 문제 없는데

옆에서 모신다는 분들이 말이 많다"

尹 측, 李 '징계 예고'에 강력히 반발

확전 자제 목소리…"정권교체 바라는 다같은 야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선 캠프 합류 인사들 간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이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으로서 윤 전 총장을 공식적으로 돕겠다고 나선 인사들에 대한 징계를 예고하는 등 아직 당 외부에 머물고 있는 윤 전 총장의 입지가 갈등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준석 대표는 29일 오전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윤석열 전 총장과 만났고, 대화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으며 윤 전 총장도 어떤 특혜도 바라지 않는 담백하신 분"이라며 "그런데 중간에 보면 그 옆에서 모신다는 분들이 우리 후보가 이렇게 지지율이 높은데 왜 이렇게 일반적인 대우를 똑같이 하고 있는 것이냐, 왜 꽃가마 안 갖고 오냐고 말이 많으시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전 총장과 직접적 소통에 아무 문제가 없으나, 윤 전 총장을 보좌하고 있는 주변 인물들이 오히려 원활한 동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직격한 것이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측 인사들의 갈등은 국민의힘에 당적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 대거 윤 전 총장 캠프에 공식 합류하며 수면 위로 떠오른 바 있다.


현재 윤 전 총장이 명명한 '국민캠프'에는 국민의힘 인천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학재 전 의원, 경기 광주갑 당협위원장인 함경우 전 조직부총장, 서울 광진갑 당협위원장인 김병민 전 비상대책위원이 합류한 상황이다.


특히 김병민 전 비대위원의 경우 현직 당대표인 이준석 대표가 아닌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윤 전 총장 캠프 합류를 상의한 것으로 알려져 이 대표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쓴소리를 남기기도 했다.


이들 사이의 갈등은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와 맞물려 봉합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이 현재 명확한 '당외 주자'인 만큼, 8월말까지 유예 기간을 주되 그 안에 입당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그를 돕는 당 소속 인사들을 '해당행위'로 간주해 제명 수준의 중징계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그분들이 잘못된 행동을 했다는 것에 대해 저희가 진짜 각을 잡고 윤리위원회를 열면 판단에 이론의 여지가 없는 큰일날 일"이라며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공천을 못 받아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경우 그 사람을 돕는 행보를 하거나 직을 맡으면 칼같이 제명이지만, 윤 전 총장이 입당에 대한 의지를 계속 밝히고 있고 아직까지 나 개인으로서도 오해할 소지가 없기에 징계를 안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김종인 체제에서 비대위원을 지낸 김병민 국민의힘 서울 광진갑 당협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의 최근 보강된 캠프 인원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왼쪽은 최지현 부대변인.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종인 체제에서 비대위원을 지낸 김병민 국민의힘 서울 광진갑 당협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의 최근 보강된 캠프 인원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왼쪽은 최지현 부대변인.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윤 전 총장 측에서도 강도 높게 반발하는 메시지가 나왔다. 국민캠프 대변인을 맡은 김병민 전 비대위원은 같은날 KBS라디오 '최강시사'에서 이 대표를 향해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길을 걷지 말라"며 "추 전 장관이 윤석열 전 총장을 징계하고 나서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많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자신들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징계를 과거 상당한 역풍을 불러 일으켰던 추 전 장관의 윤 전 총장 징계에 빗대 "무리수를 두지 말라"고 맞받은 것이다.


이에 더해 정치권 일각에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시기가 8월 10일 전후라는 예측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도 양 측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당대표 취임 초기부터 8월 9~13일 휴가를 다녀오겠다 밝혔던 이 대표가 이를 강조하며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입당하겠다는 것이냐"며 오보라는 입장을 밝히자 윤 전 총장 측에서 언론에 "이 대표의 휴가를 상관해야 하느냐, 불쾌하다"는 감정을 드러낸 것이 화근이 됐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뭔가 캠프에 감정조절이 안되는 분이 있나보다"며 "이미 몇 주 전에 정한 일정으로 당대표가 휴가를 가는데 불쾌하다는 메시지를 들으면 당대표가 불쾌해야 하는 것"이라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과 나는 만날 때마다 이견 없이 대화가 잘 되는데 캠프에서 익명 인터뷰로 장난치는 것에 벌써부터 재미를 붙이면 안 될 것"이라 덧붙였다.


당 안팎에선 이준석 대표와 윤 전 총장이 야권이라는 큰틀에서 함께 하고 있는 만큼, 필요 이상의 확전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야권의 모든 분들은 더불어민주당의 '반나절 원팀' 을 보셨는가,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지만 불과 반나절 만에 원팀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토론에서 신경전이 오갔다"며 "그런데 우리가 민주당의 반나절 원팀을 비웃기만 할 정도로 원팀으로서 잘 하고 있느냐 묻는다면 자신 있게 답하기 힘들다.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김 최고위원은 "우리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다같은 야권"이라며 "어떤 분이든 국민의힘 정강정책 위에서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분이면 두 팔 벌려 환영하겠다. 공정하고 깨끗한 경쟁을 반드시 담보할 것"이라 강조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최현욱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