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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변해야 산다①] 가격 경쟁력 저하→영화팬 외면, 영화관이 안은 숙제


입력 2021.07.08 14:01 수정 2021.07.09 08:24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코로나19 이후 관객수 급감

멀티플렉스 3사 영화 관람료 인상

여전히 남아있는 독과점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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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관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던 영화관들은 연일 피해를 호소했다. 그러나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이미 대체재를 찾은 관객들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영화관을 찾은 관객수는 코로나19 유행 직후인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1월 극장을 찾은 총 관객수는 178만 6117명이었으며, 2월에는 311만 1920명을 기록했다. 3월에는 325만 6510명, 4월에는 256만 2143명, 5월에는 437만 8782명이 영화관을 찾았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3월 183만 4722명을 기록하고, 4월에 97만 2572명, 5월 152만 6236명이 찾은 것에 비해서는 다소 상승했지만, 2019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처참한 수준이다. 2019년 1월 관객수 1812만 2443명, 2월 2227만 7733명, 3월 관객수 1467만 1693명, 4월 관객수 1333만 8962명 등과 비교하면 약 70% 이상이 줄어든 것이다.


2년째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 영화관들은 결국 영화 관람료 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CGV는 영화 관람료를 주중 1만 2000원, 주말 1만 3000원으로 인상한 뒤 6개월 만인 지난 3월 주중 1만 3000원, 주말 1만 4000원으로 다시 인상했다.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역시 그 뒤를 이어 각각 1000원 씩 영화 관람료를 더 인상했다.


관객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2020년에도 이미 인상을 단행했을 뿐 아니라 CGV의 관람료 인상은 불과 6개월 사이 두 번이나 진행됐다. ‘코로나19로 극장을 찾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더 사라진 것 같다’는 직설적인 반응들이 영화관을 향한 차가운 시선을 짐작케 했다.


OTT 가격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넷플릭스의 1인 요금제(베이직)은 한 달에 9500원이며, 또 다른 OTT 왓챠는 한 달에 7900원에 무제한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영화 한 편 가격으로 OTT 두 곳을 구독할 수 있는 상황에서, 영화관이 특별한 가치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마블 시리즈 등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관객들이 여전히 극장을 선호하지만, 이런 영화가 매달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다수의 영화를 “기다리면 OTT로 볼 수 있는 영화”로 인식할 수 있다.


극장 관계자는 “영화 업계가 다 같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제작, 투자 배급에 이르는 과정 전체가 어려워졌다. 관람료를 올렸다고 해서 극장이 다 가지고 가는 구조가 아니다. 고정비나 임대료, 관리비, 인건비 등도 올랐기 때문에 부득이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하면서 “가격은 우리가 조금 더 노력을 해야 할 몫이라고 여긴다. 관객들이 와서 그만한 가치를 느낄 수 있으면 괜찮을 것이라고 여긴다. 더 좋을 콘텐츠를 상영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여줘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일부 관객들은 이것이 영화관이 직접 자초한 결과라고 반응을 하기도 한다.


코로나19 직전인 지난 2019년만 해도 한국 영화는 2차 전성기라고 표현될 만큼 호황기였고, 영화관 역시 이 이익을 누렸었다. ‘천만 영화’만 5편이 나왔고 전체 극장 관객수는 2억 2669만 명을 동원했지만, 이때 ‘독과점’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당시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겨울왕국2’가 개봉 첫 주 2000개가 넘는 스크린을 가져가 많은 이들의 반발을 샀었다.


이는 작품 자체를 소비하는 씨네필들의 외면을 부른 계기가 됐다. 앞서 언급된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겨울왕국2’가 마블, 디즈니라는 공고한 팬덤을 기반으로 한 영화이기는 했으나, 이 외에 볼만한 영화들을 제공하지 못하면서 다양한 관객들을 아우르지는 못한 것이다.


상위 영화 몇 편에 의존하는 현상이 결국 지금의 결과를 부른 것이라는 지적을 받아야 했다. 마블 영화를 비롯해 큰 스케일의 영화를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스크린의 존재와 함께 보는 것의 즐거움이 여전히 영화관의 존재 이유이긴 하지만, 소수 흥행작에만 의존해서는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대형 상업영화들이 사라지자, 역설적으로 그동안 상영의 기회를 못 받은 작은 영화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뚫고 결국 영화관을 찾는 것은 결국 ‘찾아서 보는’ 영화 팬들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자, 일부 극장들은 재개봉 등을 통한 명작 확보에 주력하기도 했었다. 물론 코로나19 이후에도 이 영화들에 자리를 내주는 상황이 이어지지는 않겠으나, 결국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각 영화관들의 중요한 숙제가 됐다.


▲ [극장, 변해야 산다②] ‘제2의 이유’ 찾는 영화관들, ‘고정 팬’ 확보할까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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