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배소현 9번·정진상 7번'…李대통령 성남라인, 세금 1100만원으로 업무폰 빈번히 교체

李대통령, 성남시장 시절 '업무용 휴대폰 사용 내역' 입수

'경기도 법카 유용' 배소현, 4개 번호 쓰며 9번 기기교체

李대통령은 8번, 정진상은 7번 교체…최대 8회선 운용도

김장겸 "유독 李대통령 측근만 잦은 교체…숨길 게 많나"

이재명 대통령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과 핵심 측근들이 성남시장 재직 시절 당시 혈세 1100만원을 들여 업무용 휴대전화를 빈번하게 교체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최근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국정감사 기간 전후로 휴대전화를 교체해 논란이 된 사안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성남시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방별정직 7급으로 근무했던 배소현 씨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총 4개의 번호를 사용하며 9차례나 기기를 변경했다.

배 씨는 이재명 대통령의 변호사 시절부터 동행한 측근이다. 지난 대선 당시 제기된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의 핵심 당사자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 본인 역시 성남시장 재직 기간 중 총 3개의 번호를 사용하며, 8차례에 걸쳐 기기를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남 라인'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은 2013~2018년 성남시 지방별정직 6급으로 재직하면서 7차례 기기를 변경했다. 이 기간 확인된 번호 사용 기록은 총 5개다.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시절 수행비서였던 백종선 씨는 2010년 7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성남시 지방행정주사보로 근무하며 3개의 번호를 사용했고, 4차례 기기를 교체했다. 2013년 1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성남시 지방별정직 7급으로 재직한 김진욱 씨는 1개의 번호를 유지하면서 연평균 1회, 총 5차례 기기 교체가 있었다.

해당 기록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 건 '0189'라는 뒷 번호다.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사용했던 번호 중 하나의 뒷 번호인 '0189' 번호를 공유한 이는 정진상 전 실장, 배소현 씨, 김진욱 씨 등이다.

이 대통령을 포함한 핵심 측근 4명의 전화기 교체 비용은 최소 1112만원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액 성남시 예산으로 집행됐다. 일부 기기는 퇴임 시 명의 변경 후 각 사용자가 수령한 기록이 있으나, 나머지 기기의 반납 여부는 자료 부존재로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이 대통령과 이른바 성남 라인 측근을 제외한 다수의 성남시 공무원은 대체로 1개의 번호만 사용했고, 기기 교체 주기 역시 사용자 변경을 제외하면 2년 이상으로 파악됐다.

다만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성남시 재직 당시 업무용 전화기 사용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 김 실장이 성남시 공무원이 아닌 시민단체 '성남의제21' 사무처장으로 활동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김 실장은 이재명 정권 핵심 인사로 부상하며 인사 전반 개입 의혹이 제기돼, 국민의힘은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김 실장이 국회 출석 요구가 집중된 지난 13일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또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이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2023년 9월 9일 수원지검에 출석한 당시에도 휴대전화를 교체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장겸 의원은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도 매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유독 이재명 대통령과 그 주변에서 이례적으로 잦은 기기 교체와 다회선 사용이 있었다"며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리는 식의 해명으로는 '숨길 게 많다'는 국민적 의심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