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정책 일방적 언급'…李대통령 X·Y에 커지는 민주당 한숨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6.11.09 06:30  수정 2026.11.09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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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주말 동안 '진영주의' 관련 X글 쏟아내고

지난 5일 '유튜브 Y'에선 김어준 발언에 반박

정책 관련 언급엔 당내 "사전논의 있었으면"

지속된 소통 주장엔 "말의 무게 떨어질수도"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달 5일 공개된 청와대 자체 유튜브 프로그램 '대통령의 Y'에서 방송 녹화에 들어가기 전에 슬레이트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지속된 소통 시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전히 정제되지 않은 단어가 쏟아져 나오는데다, 정책 측면에서도 일방적인 메시지가 터져나오면서 당 차원에서 반응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단 지적이다. 특히 당내 계파 갈등이 예민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김어준씨 관련 발언을 꺼낸 것을 두고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8일 엑스(X·옛 트위터)에 "살아있는 이성으로 진실과 정의에 반응하는 시민들의 끊임없는 참여와 실천만이 민주주의를 만들고 지킨다"며 "정치인이나 지도적 인사들에게는 칭찬도 지지도 필요하지만 그것이 종교적 찬양이나 숭배에 이르러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이 같은 이 대통령의 글은 즉각 여권 내 진영 갈등과 강경파 등을 염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지난 6일 엑스에 올린 글을 통해서도 "내 편이 하는 말은 모두 옳고 상대편이 하는 말은 모두 그르다, 진심으로 이렇게 생각한다면 심각한 상태"라며 "그런 걸 보통 광신이라 한다"고 강조한 이후 이틀 만에 재차 진영주의와 관련한 메시지를 표출하면서다.


문제는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메시지가 나온 게 수차례 더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보수 성향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게시글을 인용했다는 지적 글에 "진영이 중요한 건 가치와 지향 때문일 뿐, 좌든 우든 극단적 진영주의는 경계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반박한 바 있다.


또 지난달 31일에는 "내편이니까 내가 주장하던 주제니까 잘못된 부분조차 옹호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더 악화시킨다"고 했고, 이번달 1일엔 "극단주의의 확산을 막고 건강한 공론장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파제는, 맹목적인 도덕적 비호가 아니라 제도의 불합리한 요소를 투명하게 선제적으로 바로잡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내에선 이런 이 대통령의 글들은 진영주의를 완화시킨다기보단 악화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능력도 안 되면서 큰 자리를 요구하고 인사나 국가정책까지 자기 뜻대로 하려다가 잘 안되니 대의명분 삼아 급진 개혁을 내세우며 내부 공격을 하는 것이 더 문제"(지난달 9일)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되자 당내 검찰개혁 강경파들이 직접 반박한 사례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달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위해 입장하며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뿐만 아니라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오후 9시에 공개된 청와대 자체 유튜브 프로그램 '대통령의 Y'에서 자신을 가리켜 '알고리즘 감옥'에 갇혔다던 김어준씨의 발언에 대해 "'알고리즘에 갇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있는데), 저 갇히지 않는다. 욕도 보고 비난도 보고. 다 본다"고 맞받아 치기도 했다. 사실상 최근 반명의 기치를 들고 있는 김씨의 의견에 공개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신천지니 뭐니 해서 당내가 시끄러운데 굳이 대통령이 김어준씨의 발언을 소환해서 전국민 앞에 얘기를 했어야 했나 싶다"며 "대통령의 발언은 무거워야 하는데 너무 가벼워 보이는 경향이 있어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정책적 방향에 대해 이 대통령이 던지는 말들이다. 대통령이 던지는 정책 아젠다를 당이 쫓아가기 위해서는 협의나 논의가 있어야 하는데, 당내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인 메시지가 나온다는 불만도 감지되고 있어서다.


최근 외국인 노동자나 다문화 관련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이다. 이 대통령이 엑스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 "서울시 등 지방정부들이 다문화가족을 우대하는 제도가 문제 되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자 여권 내에서조차 우려가 제기됐다. 대통령의 외국인 노동자·다문화 가정 차별·혐오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농지 전수조사도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국민적 반발을 사고 있는 농지 전수조사에 대한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어민과의 대화'에서 "우리 (송미령) 장관이 저한테 제안하기를 '그거 하는 김에 법률상 의무인데 수십 년 동안 안 한 게 있으니까 전수조사를 하자' 이렇게 제안을 해서 한 것이지 이걸 가지고 무슨 농지를 뺏거나 불이익 처분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농지전수 조사의 경우 농민이 많은 지역구의 의원들은 들어오는 민원들에 하나하나 설명하고 애기하느라 진이 빠질 지경이다"라며 "외국인노동자나 다문화가정 얘기도 당과 한 번 얘기라도 하고 꺼냈으면 이렇게까지 큰 논란이 생기지 않았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이 같은 이 대통령의 소통 리스크가 지속될 것이란 점에도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대통령의 Y'에서 특정 계정을 인용해서 직접 답하는 X 활용 방식에 대해선 "'왜 나를 인용했느냐'(고 하는데) 그러면 저한테 쓰지 말았어야한다"며 "공개된 공간에서 저한테 소리를 지른 거기 때문에 제가 거기에 답을 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책이라는 건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논쟁을 해야 된다"며 "합리적인 논쟁, 토론은 많이 할수록 좋다"며 "국민들과 직접 소통을 안 했으면 아마 저는 지금 이 자리에 없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재차 소통을 지속하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명분도 이유도 알겠는데 너무 잦은 메시지를 내는 건 대통령의 말의 무게를 떨어뜨리는 것 같다"며 "할 말만 딱 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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