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민생', 여당은 '특검'…민주당의 투트랙, 정쟁만 키우나

김주혜 기자 (jhaefthr@dailian.co.kr)

입력 2026.11.08 07:00  수정 2026.11.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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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821조 예산 놓고 30조 삭감 예고

국힘 필버에 장외투쟁까지 맞불

정성호 "민생 문제 더 집중해야"

전문가 "중도층·지지층 나눠 공략"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가결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민생 중심 국정 운영을 강조하면서도 조작기소 특검법을 처리하며 사법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야 대치가 격화하면서 민생 현안까지 정쟁에 가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820조9000억원 규모의 2027년도 예산안을 제시하며 민생 회복과 미래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청년 지원과 지역 균형발전,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등에 재정을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국회 예산안 심사가 본격화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최소 30조원 삭감을 예고했다. 여야 협상에 난항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지난 6일 국민의힘의 반발 속에 조작기소 특검법을 본회의에서 처리했다. 윤석열 정권 당시 검찰의 표적수사와 조작기소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취지다.


민주당은 논란이 된 공소 유지 여부 결정 관련 조항과 기존 사건 이첩 요구권을 삭제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이 수사 대상에 포함된 점 등을 문제 삼아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토론 종결 후 법안을 처리했고 국민의힘은 장외투쟁까지 예고했다.


문제는 특검을 둘러싼 대치가 예산 정국과 맞물렸다는 점이다. 갈등이 장기화하면 예산안 협상과 민생법안 처리에도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당내에서도 사법개혁의 속도를 놓고 이견이 드러났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특검의 수사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충분한 숙의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조사와 탄핵 추진에 대해서도 "지금 정부나 여당이 더 집중해야 될 부분들이 민생 문제"라며 "지금 민생이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그게 바람직한 것인지, 숙의를 그 결론에 대해서 우리 당도 책임을 져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물가 문제, 부동산 문제, 또 청년 실업 문제 심각하지 않느냐"며 실질적인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반면 양부남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민생 못지않게 중요한 건 비정상화를 정상화시키는 것"이라며 "두 개의 토끼를 우리는 쫓아야 한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에 대한 선(先) 국정조사 후(後) 탄핵을 주장한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민생과 사법개혁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대법원장 문제나 특검법을 놓고 계속 투쟁한다고 하면 그게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며 "정치 전선과 민생 전선은 항상 같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지도부 역시 데일리안에 "특검은 당연히 진행해야 한다고 판단해서 하는 것"이라며 "법을 통과시키면 특검이 알아서 하겠죠"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고 나면 저희는 예산을 포함해서 원래 해야 하는 일을 하면 될 것 같다"며 "다른 법안들은 올리지 않고 특검법 하나만 처리하고 넘어갔고, 예결위는 계속 진행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과 여당이 서로 다른 지지층을 겨냥한 역할 분담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집권여당이 하는 일과 대통령, 청와대가 진행하는 일이 꼭 같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략적으로 그 부분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대통령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민생정책을 내놓고, 당은 따로 자기 역할을 하면서 특검 등을 통해 지지층을 모으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중도층을 모으고 당은 지지층을 모으는 투트랙으로 가면 이익이 되면 됐지 손해가 될 것은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이번에 신천지 관련해서 한 발짝 물러섰기 때문에 야당에 대해 훨씬 더 강성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그렇게 되면 진성 지지층을 끌고 가려는 모습이 보이고 야당과는 계속 각을 세우며 갈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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