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부정평가 이유 '부동산' 19% 압도적 1위
민주 36%·국힘 28%…격차 8%p 오히려 '확대'
서울 집값 91주째 상승 '역대 최장' 경신 계속
조정훈 "무주택자 내 집 마련 막아선 안 돼"
서울에 위치한 아파트촌.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 이유로 부동산 정책이 가장 많이 꼽혔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지지율 반등의 계기로 삼지 못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역대 최장인 91주 연속 상승하는 가운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향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정당 지지율에서는 오히려 더불어민주당과의 격차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수요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부동산 시장 인식과 정부의 대출규제 등을 집중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야당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해 발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41%, 부정 평가는 50%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자들이 꼽은 이유 가운데 부동산 정책이 1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정당 지지도에서는 민주당이 36%, 국민의힘이 28%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전주보다 1%p 상승한 반면 국민의힘은 2%p 하락했다. 양당의 격차는 직전 조사 5%p에서 8%p로 확대됐다. 부동산 정책이 이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의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음에도 국민의힘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셈이다.
특히 서울·수도권의 지지율 흐름도 국민의힘이 풀어야 할 과제다. 앞서 아시아경제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무선 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40.2%, 민주당은 38.3%를 기록했다.
전국 지지율에서는 국민의힘이 앞섰지만 서울 지역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전주 대비 7.4%p 하락했다. 인천·경기에서도 7.0%p 떨어졌다. 두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부동산 시장의 가격 흐름은 국민의힘이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주요 근거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5일 발표한 11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7% 상승하며 91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장 연속 상승 기록이다.
강남·서초·송파구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나머지 서울 22개 자치구의 아파트값은 모두 상승했다. 서울 전체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역별로는 서로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최근 집값 관련 발언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주요 지역 아파트의 실제 거래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후 자신이 서울 집값 전체가 폭락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라며 관련 보도를 반박했다.
이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집값이 도저히 안 잡히니 통계를 잡으려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진 건 집값이 아니라 주가이고, 더 놀라울 정도로 떨어진 건 대통령 지지율"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것과 실제 정책을 바꾸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이 당 지지율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는 이유를 묻자 "야당이 아무리 현 문제에 대해 지적하더라도 부동산은 정책이고 법안이기에 정부가 안 하면 그만"이라며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결국 국민의힘이 부동산 문제를 서울·수도권 민심 회복의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부 비판을 넘어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특히 대출규제와 주택 공급 문제는 무주택자와 청년·신혼부부의 주거 부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4월 1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세금폭탄·월세폭등·전세실종' 점검 및 '내 집 마련에 자유를' 공약 발표 전 주민과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집값은 계속 오르는데 대출부터 막으면 결국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현금이 많은 사람뿐"이라며 "투기는 막아야 하지만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상환능력에 대한 심사는 유지하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와 무주택 청년·신혼부부에 대해서는 대출한도와 규제를 보다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급 대책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것은 공급 물량을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살고 싶은 곳에 실제로 집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서울 도심의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하고 청년과 신혼부부가 감당할 수 있는 주택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수도권 주거혁신포럼을 통해 대출규제 개선과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조만간 그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내 차원에서도 부동산 정책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국민의힘 원내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주택 공급 확대와 재건축·재개발 규제 개선, 대출 부담 완화 등과 관련해 "정책위 중점 과제로 이미 채택된 사안"이라며 "여러 가지 해결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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