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갈등·민심악화에 與, 주춤…혁신당은 약진
합당론·조희대로 탄력 받은 혁신당 "공천 할 것"
부동산 문제로 국민의힘 서울 지지율 '고공행진'
지지율 악화에 당내 "경쟁력 있는 후보 나오겠나"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달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전 사전환담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있다. 장 대표 왼쪽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오른쪽은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벌써부터 다음 총선에 대한 우려가 감지되고 있다. 수도권에서 탄력을 받고 있는 국민의힘과 호남에서 약진 중인 조국혁신당에 대한 두려움은 물론 당내 갈등이 지속되면서 계파 간 공천 잡음까지 벌써 감지되고 있어서다. 이에 당내에선 지속된 내부 갈등과 지지율 정체 현상을 풀어내지 못하면 총선 패배가 현실화 될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박병언 조국혁신당 선임대변인은 4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어 "저희 당의 지지율이 올라갈 때 합당 얘기가 나오면서 저희 당의 지지율 반등 효과를 억제하려고 하는 정무적인 시도들이 항상 있어왔다"며 "2028년 총선에 민주당 간판을 걸었지만 개혁적이지 않은 후보, 노골적인 반민주 발언을 하는 국민의힘 후보를 심판하기 위해 부족하나마 차근차근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지난 3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2028년 총선에서 '반개혁' 지역구에 가장 선명하고 개혁적인 인물들이 출마할 것"이라고 발언한 신장식 혁신당 대표의 발언과 궤를 같이 하는 발언이다. 신 대표는 아예 "정춘생 사무총장의 경우엔 서울 강서갑(에 출마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 강서갑은 최근 일명 '공천헌금'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 받은 뒤 항소한 강선우 무소속 의원의 지역구다.
혁신당이 이 같은 자신감을 드러내는 근거로는 최근 지지율 상승세가 꼽힌다.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달 29~30일 무선 100% ARS 방식으로 실시한 정당지지율 조사 결과, 혁신당의 지지율은 8.1%로 지난 2024년 11월 1주차(9.0%)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혁신당은 서울(8.2%), 인천·경기(9.6%) 등 수도권뿐 아니라 전남광주·전북에서 11.1%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약진에 성공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같은 혁신당의 주장이 터져나오면서 민주당 내부에선 우려가 감지되고 있다. 결은 다르지만 안철수 의원을 비롯한 비문(비문재인)계가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부 갈등 끝에 분당해 나온 국민의당이 38석을 석권한 지난 2016년 총선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아있어서다. 당시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23석을 서울에서 2석을 포함해 총 25명의 지역구 의원을 배출했다.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26.74%를 득표해 당시 민주당과 같은 13명의 의원을 배출했다.
혁신당의 약진에 민주당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이유는 또 있다.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 불거지고 있는 혁신당과의 합당론을 둘러싼 계파 갈등과 조희대 대법원장의 탄핵 및 국정조사와 관련한 선명성 경쟁이 대표적이다. 혁신당 입장에선 민주당의 합당 갈등과 조 대법원장에 대한 애매한 태도로 인해 진보 지지층에게 더 선명한 대안 정당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번 달 3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오른쪽 맨 끝은 정청래 전 대표 ⓒ뉴시스
거기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28일 유튜브 '박시영TV'에 출연해 "민주진보세력의 구명정으로 사람들이 (혁신당을) 인식하는 것이다. 노아의 방주가 돼 가고 있다"고 발언하거나, 김어준씨가 지난 2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민주당(지지율)이 빠지고, 조국혁신당이 올라가면 그럴수록 합당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힘을 싣고 있는 점도 혁신당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선거대책위원장을 역임했던 김종인 전 위원장이 지난 2일 문화일보 유튜브 '허민의 정치카페'에 출연해 "이런 식으로 간다면 노무현 정권 말기와 같은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며 "지금 민주당 사람들은 현실에 급급해 2028년 총선을 어떻게 치를 것인가하는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한 점도 같은 의미에서 나온 것이란 분석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시기에 대해서는 얘기가 다르지만 계속 혁신당과 힘을 합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그 동안의 아픈 경험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합당에 대한 명확한 시그널은 없고 발언들만 쏟아지는 상황에서 이득은 혁신당이 다 보고 있지 않나. 이를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진짜 위험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은 수도권에선 국민의힘을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선 리얼미터 조사 결과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31.4%로 국민의힘의 42.1%에 10.7%p 뒤쳐졌다. 인천·경기에서도 민주당은 39.3%로 국민의힘(37.7%)에 1.6%p차 앞섰다. 민주당이 현재 수도권 122석 중 102석을 갖고 있단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지지율은 우려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민주당 내부에선 서울 표심과 직결된 부동산 민심을 악화시키는 부동산 세제와 관련한 우려가 감지되고 있다. 이를 위해 민주당 소속 서울지역 의원들은 이르면 오는 5일 국회에서 모여 부동산 세제와 관련한 입장을 정리해 다음주 의원총회에 보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3지방선거에서 부동산 역풍이 불어 서울시장 선거를 패배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사전에 바로잡자는 취지에서다.
수도권의 위기감은 당내 갈등에서도 찾을 수 있다. 신천지 개입설과 혁신당 합당론으로 인해 명청(이재명·정청래)대전 또는 석청(김민석·정청래)대전이 과열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김민석 대표는 대표적인 친청계인 최민희 최고위원의 지역구인 남양주갑에서 3선을 지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특보단장으로 임명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김 대표가 최 최고위원을 견제하기 위한 무언의 압박을 가한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여론조사에서도 알수 있듯 서울 지지율이 위험한 상황인데 우리는 공천과 관련된 여성위원장 선거조차도 친명 대 친청 구도로 가지 않았나"라며 "당내 문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는 어떻게 풀어낸다고 해도 부동산, 주식 같은 문제를 풀어야 지지율이 오를텐데 지금 같은 상황에선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서울에 나오려고 하겠나"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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