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외 총괄 김여정 "평화 수호 위한 선택지에 대화"
"美 대조선 적대시 정책 포기가 문제 해결의 대전제"
국정원 "북미대화 가능성 문 닫지 않은 것으로 파악"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미국 중간선거가 치러진 4일 미국과의 대화 여지를 남겼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이자 북한의 대외 관계를 총괄하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담화에서 "평화 수호를 위한 선택지에는 분명 대화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부장의 담화를 실었다. 담화에서 김 부장은 최근 미국이 바이낸스 해킹 사태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한 데 대해 비판했다. 김 부장은 "지금 미국이 지속적으로 발신해오는 우리 국가에 대한 적대적 신호는 우리로 하여금 미국이라는 실체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재고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이른바 '조선에 의한 암호화페해킹사건'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본질을 현시해주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전날 담화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바이낸스 해킹 사태를 언급한 데 대해 이번 사건을 북한이 그만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날 담화에서 주목할 내용은 김 부장이 미국을 힐난하면서도 '관계 개선'을 의미하는 여러 조건들을 언급했다는 점이다. 김 부장은 "우리는 이미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 포기가 모든 문제 해결의 대전제이며 기본열쇠라는데 대해 한 두번만 밝히지 않았다"고 했다.
김 부장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연합군사훈련, 대북제재, 그리고 미국 국무부가 발표하는 인신매매보고서를 지목했다. 자신들에게 불편한 대북 정책들을 노골적으로 나열하면서도 이러한 내용들이 해소된다면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부장은 특히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평화 수호를 위한 선택지에는 분명 대화가 포함돼 있다"고 했다. 그동안 김정은 위원장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속된 '러브콜'에 부정적이었던 북한이 '조건부'이긴 하지만 여전히 미국과 대화할 의향이 없지는 않다는 게 정부 당국의 평가다. 김 부장의 '대화'를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물론 김 부장이 해당 담화에서 미국을 향해 "비신뢰적이고 적대적인 사람들과 마주앉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명백한 립장(입장)"이라고 표현하긴 했으나, 이는 협상에 앞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자신들의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전까지 북미대화 가능성을 일축해온 북한이 담화에서 해석의 여지를 남긴 시점이 공교롭게도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이후라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당일 일정으로 중국 단둥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에는 최선희 외무상과 김성남 노동당 국제비서 등 북한의 외교라인이 총출동했다. 중국에서도 왕이 외교부장 등 외교라인이 김 위원장 일행을 맞이했다.
국가정보원은 김 위원장의 방중 행보에 대해 "북미대화 관련한 북한 의중을 중국 지도부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난달 29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고했다.
국정원은 그러면서 북미대화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대화 가능성의 문을 닫지 않은 것으로 파악한다"며 "대화 조건 입장차로 접점을 이루지 못했으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전후 국면전환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하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APEC 정상회의는 오는 18일부터 이틀간 중국 선전에서 열리며, 정치권 등에서는 해당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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