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도 전에 민주당 내 고개드는 조희대 국정조사 무용론…왜?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6.11.01 07:00  수정 2026.11.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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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11월 5일 '조희대 국정조사 요구서' 본회의 보고

'12·3 계엄' 당일 曺 행적에 초점…"반드시 필요해"

당내선 "피로감만 더 해줘"…"대개 용두사미" 비판

중도층 여론 악화 전망에 "국민 실생활에 집중해야"

조희대 대법원장이 10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2026년도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에 시동을 걸고 있다. 12·3 계엄 당시 행적과 대선 중립성, 재제청 논란 등 의혹을 직접 따져보겠단 취지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선 벌써부터 국정조사 무용론이 나오고 있다. 국정조사의 실효성이 미지수인데다, 국민적인 역풍이 불수 있단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지난달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5일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본회의에 보고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12·3 비상계엄 당시 대응 △대선 직전,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 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대법관 후보 재제청 논란 △업무추진비 의혹 △김건희 여사 재판 지연 등 5가지를 조 대법원장 관련 의혹으로 지목하고, 이를 규명하겠단 입장이다.


특히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12·3 계엄 당시 행적'과 대선 중립성 위반 여부에 초점을 맞추겠단 입장이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내란 당시 조 대법원장의 행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심야 회동이 분명히 있었는데 미흡하게 규명된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국정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도 같은 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비상계엄 당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누구와 무엇을 논의했는지 밝혀야 한다"며 "대통령선거와 관련해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행위가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무추진비 의혹은 국조의 주요 내용으로 다뤄지기 어렵단 의견이 나온다. 앞서 민주당이 제기한 대법원의 와인 구매비 1억892만원 중 76%가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22년 1월부터 2025년 8월까지 업무 추진비로 구매됐단 점이 밝혀져서다.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이유는 당내에서 '탄핵론'과 '신중론'이 교차해 온 만큼, 보완적 차원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아울러 여전히 분출하고 있는 조 대법원장의 탄핵에 착수하기 위해 필요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국조를 먼저 실시하는 포석의 성격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선 국정조사에 대한 회의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국정조사를 통해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민적인 비판 여론을 이끌어내기가 어렵다는 것이 꼽힌다.


실제로 민주당 내부에선 "'지금은 민생에 집중해야 할 때고 국조는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것이다' '국조 효과도 없고 피로감만 더해준다'고 우려하는 의원이 꽤 있다"(박범계 의원 지난달 28일 YTN라디오)거나 "국정조사가 과거에도 대개 용두사미였다. 그런 면에서 좀 더 신중하게 해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정성호 의원 지난달 28일 SBS 뉴스브리핑)이라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한 의원도 "국조를 한다고 해도 조 대법원장이 나올 가능성도 적고, 조 대법원장이 나온다고 해도 국감 때처럼 서사만 쌓아줄 수도 있지 않나"라며 "특검에서 조사한 사안을 다시 갖고 들어와서 얘기하는 것도 국민들에게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는 국민 여론 악화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6~28일 100%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조 대법원장 탄핵에 대해서 '찬성한다'는 응답은 34%, '반대한다'는 응답은 45%로 조사됐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 대법원장 탄핵에 대한 여론조차 반전 가능성이 희박한데 실효성 없는 국정조사를 추진하면 국민적인 반발을 살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특히 앞선 NBS조사에서 중도층에서도 탄핵 반대가 45%로 찬성(33%)보다 12%p 높게 나온 만큼 중도 표심을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민주당 한 의원은 "조 대법원장 관련 공세로는 국민 여론을 반전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은 예산 정국을 앞둔 만큼 국민의 실생활이 얼마나 더 나아질 수 있게 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하겠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 움직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카드를 놓지 못하는 건 당내 강경파와 강성 지지층 때문이다. 최민희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저는 개인적으로 국정조사와 동시에 탄핵안이 발의됐으면 좋겠다. 그 의견을 계속 주장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NBS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층에서의 탄핵 찬성 의견은 62%로 반대(22%)보다 40%p 높았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지지층 결집을 위해 조 대법원장 카드를 놓을 수는 없고, 중도층 확장을 위해선 좀 천천히 가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나온 게 국정조사일 것"이라면서도 "당장 여론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아보이지 않고 조 대법원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오히려 다른 곳에 당력을 집중하는 게 낫지 않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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