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단톡방선 "항의해야"
지도부 "긴밀한 소통 우선"
중진도 "외교부 조치 기다릴 때"
방미 일정 정상화 여부 촉각
정청래(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주당 소속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의원에 이어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까지 미국 비자 발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당내 반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민주당은 공식 항의보다 외교적 해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의 조치가 동맹국 국회의 공식 의정활동을 제약한다는 비판이 나오면서도 비자 문제를 한미관계 전반의 갈등으로 확대하는 것은 경계하는 모습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정 의원과 진 위원장의 비자 발급 문제와 관련해 미국 측에 당 차원에서 공식 항의하는 방안보다 외교 채널을 통한 해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미국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대외적인 항의보다는 외교적 해결을 우선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한미 관계 문제로 자꾸 비화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며 "이 문제는 한미 외교 채널 등을 통해 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도 "외교부에서 당연히 그에 따른 후속 조치들을 할 것이고, 당으로서는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비자 발급 조치 자체에 대해서는 "항의라기보다는 미국의 처사 자체가 이해가 안 되는 것"이라며 "적성국에서 일한 사람도 받아주면서 동맹국 인사에게 이러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분들은 미국 자체를 반대한 사람들이 아니다. 미국의 일정한 행위에 대해 젊은 시절 항의했던 사람들인데 그런 것을 이유로 드는 게 어디 있느냐"며 "미국의 이성적인 판단이 아니다. 그런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지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를 위한 미국 방문을 준비했지만 비자 심사가 지연되면서 감사 지역을 유럽으로 변경했다. 진 위원장 역시 11월 1일부터 5일까지 예정된 국방위원회 방미를 앞두고 미국 관용비자(A-2)를 발급받지 못한 상태다.
진 위원장은 지난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국회 국방위원장에 대한 미국의 비자 발급 거부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대한민국 국회의 위상을 무시하고 한미동맹의 근간인 상호 존중과 신뢰를 훼손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도 미국 측에 항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30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진 위원장의 페이스북 글이 의원 단체대화방에 공유되자 일부 의원들이 항의 필요성을 거론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강화된 비자·이민 정책과 담당 실무자의 심사 판단에서 비롯된 문제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의 비자 발급 조치가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정 의원은 비자 심사가 장기간 보류됐고, 진 위원장은 과거 재판 기록 등 추가 서류 제출을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발급 차질에 대한 문제 제기와 별개로 구체적인 심사 사유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외교적 대응 수위를 높이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오는 배경이다.
민주당 지도부 역시 별도의 공식 대응 방침을 밝히지 않았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차원의 대응 방안에 대해 "특별히 말씀 나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도 비자 발급 문제를 한미관계의 다른 현안과 연결하는 데 선을 그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같은 날 브리핑에서 미국의 비자 심사 과정과 사유를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 "비자 문제와 저는 이 문제가 연결된다고 보지 않는다. 비자는 비자 문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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