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김건희 선물' 1심 무죄…"민중기 특검, 말도 안 되는 기소"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10.30 15:53  수정 2026.10.3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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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부부라는 이유만으로 공모 단정 어려워"

배우자 벌금 500만원…당선 지원 답례 인정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데일리안DB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배우자 이모씨의 가방 제공은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인정했지만 김 의원이 공모했다는 증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는 30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이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압수된 가방을 몰수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의원에게 징역 1년을, 이씨에게 징역 6개월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김 의원이 가방 전달에 관여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은 있지만 공모·가담을 인정할 객관적 증거나 관련자 진술은 없다고 판단했다. 부부라는 이유만으로 함께 범행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방 구매 대금은 김 의원의 급여 계좌에서 빠져나갔지만 해당 계좌는 이씨가 단독으로 관리하고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부가 가방 구매를 논의했다고 볼 만한 근거도 없다고 봤다. 이씨가 남편 모르게 직원이나 측근에게 가방 전달을 부탁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반면 이씨가 가방을 건넨 행위는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된 금품 제공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대통령이 여당 대표 선출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씨가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 직후 가방을 구매한 점과 함께 보낸 편지 내용도 근거로 들었다. 편지에는 대통령 부부가 곁에 있어 힘이 됐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재판부는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받은 도움에 대한 답례로 가방을 건넸다고 봤다.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했다는 이씨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씨와 김 여사 사이에 사전에 친분이 형성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씨가 가방 제공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전달 시점과 경위 등에 관한 진술을 거부한 점도 짚었다.


재판부는 이씨의 범행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했다고 질책했다. 다만 금품 가액이 매우 고액은 아닌 점과 감사 표시를 넘어 부정한 이익을 취하려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


김 의원 부부는 2023년 3월17일께 김 여사에게 267만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은 김 의원이 당대표로 당선되는 과정에서 대통령 부부의 도움을 받은 데 대한 답례로 가방을 건넸다고 봤다.


김 의원은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법원에서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 현명한 판단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주민과 당원 등을 향해 "물의를 끼쳐 죄송하다"며 의원으로서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했다.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하느냐는 질문에 김 의원은 "당대표로 당선된 사람이 무슨 부정한 청탁을 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특검이 말도 안 되는 기소를 했다"고 비판했다.


배우자의 벌금형에 대해서는 "납득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판결문을 검토한 뒤 변호사와 의논하겠다고 설명했다. 가방은 당대표 당선 이후 배우자 간 인사 차원에서 건넨 것이라는 기존 입장도 유지했다.


반면 민중기 특검팀의 김한수 특검보는 "당대표 명의로 대통령 부인에게 명품백을 선물하는데 배우자가 본인과 전혀 상의하지 않았다는 것을 일반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나"라며 항소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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