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전환' 협상 앞두고 미뤄진 SCM…"방향 잘못 잡은 듯"

이바름 기자 (right@dailian.co.kr)

입력 2026.10.30 05:00  수정 2026.10.30 06:16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12월 워싱턴서 한미 국방장관회담…내년 초 SCM 개최

軍, 투-스텝·탑-다운 방식 추진…실무 설득 실패 지적도

제13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를 계기로 필리핀을 방문한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지난 28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을 만나 기념촬영 하고 있다. ⓒ뉴시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의 '협상 테이블'인 한미안보협의회의(SCM)가 내년 초로 미뤄졌다. SCM이 해를 넘겨 개최되는 것은 1998년 이후 28년 만이다. 양국은 SCM을 개최하기 전에 국방장관회담을 갖기로 했는데, 전작권 전환을 바라보는 한국군과 미군의 이견이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방부는 지난 28일(현지시간) 강신철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이 첫 대면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당초 15분으로 예정됐으나 양 장관은 40분간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회담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양 장관은 전작권 전환이 적기에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올해 12월 워싱턴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갖고 2027년 초 SCM을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군 안팎의 예상과는 다른 결론이다. 당초 올 연말 한미 국방장관회담에 이어 SCM을 개최해 전작권 전환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한미는 10월에 이어 오는 12월에 한 차례 더 장관회담을 하는 데 더해 SCM을 올해가 아닌 내년에 열기로 했다.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으나, 내년 2월에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투-스텝(Two-step)', 2단계 접근 방식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단계별 협의를 좀 더 긴밀하게 연결해서 합의의 완성도와 실행력을 높이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말은 결국 한 단계였던 과정이 두 단계로 늘어났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다.


우리 군은 한미 간 큰 이견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한미 간 공식적 업무 체계는 SCM을 통해 결정되는데, SCM이 내년으로 미뤄진 건 '올해 결정은 섣부르다'는 미 측의 인식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사실상 한미가 실무 차원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오는 12월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통해 우리 정부가 미국을 설득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라는 의견이다.


국방부가 언급한 '톱-다운(Top-Down)' 방식 역시 논란거리다. 정 대변인은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우리는 군사당국의 평가를 토대로 국방장관 차원에서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고 주요 쟁점을 조율하는 '톱-다운' 방식을 통해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는 결국 실무 차원에서 한미가 이견을 좁히지 못한 만큼, 양국 장관의 조율을 통해 엉킨 실타래를 풀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우리 군이 '조건 변화'를 언급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을 비롯한 주한미군을 설득하는데 실패했다는 방증이라는 지적도 있다.


해당 방식이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일고 있다. 사실상 주한미군사를 '패싱'하는 모습처럼 비쳐질 수 있는 만큼, 미군 내에서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의 "신뢰가 보장되는 가운데 전작권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발언과도 앞뒤가 맞지 않다는 비판이다. 강 장관은 현역시절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을 역임한 바 있다.


전직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서두르는 모습이 오히려 전작권 전환에 더 부정적인 반응을 낳을 수도 있다"면서 "방향을 잘못 잡고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한미군사와 이견을 좁히고 그것을 통해 서로 협조를 하면서 SCM을 한 번에 끝낼 수 있는게 더 낫지 않나"라며 "지금은 그 과정이 안되기 때문에 중간단계를 둬서 2단계로 가는 게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라고 전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바름 기자 (right@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