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경호처, 경호시설 구축에 예비비 약 90%인 87.3억 집행
경호 보안 이유로 계약·용산 장비 처리 등 세부 내역 국회에 미제출
국민의힘 김미애 "총액까지 덮는다면 국회 예산 감시 피하려는 것"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6월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을 마치고 용산 대통령실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경호처 직원이 주변을 탐색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경호처가 청와대 복귀 경호시설 구축에 예비비 97억 5900만원을 편성하고 87억 3700만원을 집행했지만 전체 사업비와 계약 내역은 물론 용산 대통령실 경호장비의 재사용·처분 내역도 국회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호 보안을 이유로 예산 집행의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사업비의 적정성과 예산 사용의 투명성을 검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재선·부산 해운대을)이 대통령경호처로부터 제출받은 '청와대 복귀 및 대통령세종집무실 경호시설 비용 관련 자료'에 따르면, 경호처는 2025년 '청와대 내·외곽 통합 경호·경비 인프라 구축' 사업에 예비비 97억 5900만원을 편성받아 이 가운데 87억 3700만원(89.5%)을 집행했다.
편성액 가운데 자산취득비가 59억 1100만원(60.6%)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시설장비유지비 등 운영비는 25억 1100만원, 공사비는 13억 3700만원이었다.
편성액 중 당해 연도에 집행되지 않은 금액은 10억 2200만원(10.5%)이었다. 이 가운데 2억 3100만원은 다음 해로 이월됐고, 7억 9100만원은 불용 처리됐다. 불용액 중 5억 4800만원은 자산취득비에서 발생했다.
김 의원실은 경호처에 연도별 전체 예산과 계약액·집행액·향후 지급 예정액을 비롯해 계약 건수와 수의계약 여부 등 계약방식별 금액을 요구했다. 용산 청사에서 사용하던 경호시설·장비의 재사용·보관·관리전환·불용결정·매각·폐기 등 처리 방식별 총괄 금액도 제출을 요청했다.
그러나 경호처는 이 가운데 2025년 예비비 편성·집행 현황만 제출했다. 경호시설·장비 사업 관련 사항은 관련 법령에 따라 비밀로 분류돼 자료 제출이 제한된다는 이유에서다.
경호처는 "경호시설 및 계약과 관련된 세부 내용은 경호작전 사항 등을 포함하고 있어 공개할 경우 경호대상자의 안전을 위협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회신으로는 청와대 복귀에 따른 경호시설·장비 사업의 전체 예산 규모와 계약 현황, 향후 지급 예정액 등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세종집무실 경호시설 사업비와 관련해서도 경호처는 "제출한 사업비 현황 없다"고 답했다. 경호시설의 위치나 장비 사양이 아닌 사업비 총액과 계약·장비 처리 내역을 요구했음에도 자료 제출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재선·부산 해운대구을) ⓒ김미애 의원실
김미애 의원은 "경호시설이 어디 있는지, 어떤 장비인지 밝히라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계약을 몇 건 했고 수의계약이 얼마인지, 용산에서 쓰던 장비를 얼마나 다시 쓰고 얼마나 처분했는지 총액만 밝히라는 것"이라며 "총액까지 '경호 보안'으로 덮는다면 국회의 예산 감시를 피하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대통령세종집무실 경호시설에 대해서는 제출한 사업비 현황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며 "경호시설 소요 검토가 어디까지 진행됐고 사업비는 언제 반영할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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