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중수청 지휘감독' 논란 들불처럼 확산…국민의힘, 수사 독립성·AI 보안 공세

박성민 기자 (mini320@dailian.co.kr)

입력 2026.10.23 06:30  수정 2026.10.2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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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청장 국무회의 배석 놓고 논란 확산

안철수 "대통령 AI 이용내역 낱낱이 밝혀야"

靑 해명에도 가시지 않는 국가정보 유출 우려

李와 수사 독립성 '줄다리기'…"민생부터 챙겨야"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이 10월 20일 오후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 본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지휘·감독을 포기하는 것은 탄핵 사유라고 주장하면서 국민의힘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대통령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를 활용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 것을 두고 국가정보 보안 문제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이 수사기관의 정치적 독립성을 넘어 AI 이용 내역에 대한 검증 요구로 번지는 모습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중수청 지휘·감독권 주장이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여기에 대통령이 외부 AI 서비스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비공개 국정 자료나 민감한 정책 정보가 입력됐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통령은 제미나이의 답변만 공개했을 뿐, 정작 어떤 질문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며 "답변을 얻기 위해 어떤 정보를 입력하거나 자료를 첨부했는지, 해당 자료의 보안등급은 무엇인지도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과거에도 대통령으로서 취득한 비공개 국정 자료나 민감한 정책 정보 등을 AI에 제공한 적이 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며 "제미나이의 답변만 공개한 채 법률 조항을 확인했을 뿐이라는 해명으로는 국가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검증 방안으로는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의 외부 AI 서비스 이용기록 전수조사를 제시했다. 공개된 답변뿐 아니라 실제 입력한 질문과 첨부자료에 비공개 국정정보가 포함됐는지, 해당 정보가 외부 서버에 저장되거나 AI 학습에 활용될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다.


안 의원은 "취임 이후 대통령과 참모진이 업무상 활용한 외부 AI 서비스의 이용 기록을 전수조사하고, 사전 보안 검토 여부와 입력 정보의 저장 및 AI 학습 활용 설정까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가 최고위 공직자가 국정 자료를 자의적으로 민간 AI에 입력하고 답변을 구하는 과정에서 직무상 비밀을 누설했다면, 이는 명백한 범법 행위"라며 "국회 차원의 즉각적인 자료 제출 요구와 조사는 물론, 국정원의 철저한 보안 검증도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5월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중수청에 대한 지휘·감독을 포기하는 것은 헌법과 정부조직법 위반으로 탄핵 사유"라며 "직무유기로 형사처벌받을 범죄"라고 주장했다. 중수청장을 국무회의에 참석시키는 것이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에 대해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과 책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휘·감독을 공개회의에서 하지 말고 밀실에서 비공개로 하라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국무회의 배석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헌법과 법률, 상식에 어긋난다는 입장도 밝혔다.


청와대 역시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제미나이를 활용한 것은 헌법과 법률 조항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국정 판단을 AI에 의존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대통령의 행정감독권과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배석은 별개의 문제라고 맞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행정기관에 대한 지휘·감독권과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국무회의에 참석시킬 게 아니라 장관을 통해서 하면 된다. 그게 지금까지 지켜온 대한민국의 원칙"이라고 반박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수청장은 국가의 중대 범죄를 수사하기 때문에 대통령과 대통령 측근, 친인척, 장차관을 수사하게 된다"며 "그런 사람을 국무회의에 배석시키는 것은 기관 구성원들에게 심리적 압박일 뿐만 아니라 직무 수행의 압박이 된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직접 제미나이에 관련 질문을 던져 얻은 답변을 회의장에서 재생하며 이 대통령의 AI 활용 방식도 풍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헌법상 지휘·감독권을 앞세워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을 정당화하면서 수사기관의 정치적 독립성이라는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대통령과 측근까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는 기관의 수장이 국무회의에 정기적으로 배석하는 것이 대통령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중수청장 국무회의 배석을 정당화하고 있지만, 핵심은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어떻게 보장하느냐는 것"이라며 "대통령과 수사기관장이 정기적으로 마주하는 상황에서 수사의 독립성이 현실적으로 보장될 수는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메시지를 낸 뒤 논란이 생기면 청와대가 브리핑을 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며 "지금 대통령이 챙겨야 할 것은 SNS가 아니라 민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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