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가속도? 정치적 치명상?…오세훈 '운명의 날' 밝았다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10.23 06:00  수정 2026.10.2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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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은 '시장직 상실형'…2심 판단은?

당내선 '생중계' 결정 두고 엇갈린 해석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VS "긍정적으로 봐"

대법원 판단 남았지만…유죄 시 타격 불가피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에 대한 2026년도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운명의 날을 맞이했다.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항소심 선고 결과에 따라 향후 대권 행보의 탄력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선고 결과가 가져올 여파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23일 오후 2시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선고 공판을 연다. 앞서 1심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과 2100만원 추징을 선고한 바 있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5선' 서울시장 기록을 세워 유력 대권주자로 올라선 지 한 달여 만에 시장직을 잃을 위기에 놓인 것이다.


항소심에서 유죄가 유지되더라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기 전까진 시장직은 유지되지만, 1심의 중형 탓에 당 일각에서는 결과를 뒤집기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선 항소심에서 반전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이번 오 시장의 항소심을 맡은 재판부가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항소심을 담당했던 재판부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당시 재판부는 "여론조사는 재산상 이익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윤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오 시장 항소심을 맡은 재판부와 윤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가 동일하지 않나"며 "사건이 비슷한 만큼 거의 같은 법리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오 시장 역시 항소심에선 무죄가 나오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만약 오 시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을 경우, 그동안 오 시장의 발목을 잡았던 사법 리스크가 대거 해소돼 당내 운신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며 중도·보수층의 표심을 흡수해온 오 시장으로서는 당내 입지를 확장하고 대권 행보에 다시 강력한 탄력을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에 대한 2026년도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반면 당 일각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재판부가 이번 선고 공판의 생중계를 허가한 데다, 오 시장의 후원자 김한정씨와 명씨 간의 통화 녹음파일을 탄핵증거로 새롭게 채택했기 때문이다.


생중계의 경우 공공의 이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사건의 선고 중계를 허가해 왔지만, 당내 일부에선 "의미심장하다"라는 의심을 보내고 있다. 당내 일부에선 법원이 통상적으로 선고를 앞두고 판결문을 작성하는 상황에서 무죄가 내려지는 선고에 대해 생중계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보고 있다.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오 시장 항소심은 우선 지켜보고 결과가 나오면 반응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면서도 "법원이 생중계를 한다고 하는 것을 보고 이 결정에 대해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선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면 1심 판결과 전혀 다른 판단을 항소심 재판부가 내리려다 보니, 국민에게 양측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내린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2심에서 새롭게 증거로 채택한 것도 있고, 1심 판결과 다른 것이 있기 때문에 이를 국민에게 밝히기 위한 것 아닐까라고 긍정적으로 본다"며 "저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소심 재판부가 추가 증거를 채택한 것에 대한 우려도 일부 나온다. 한 당 관계자는 "검찰과 증거 능력을 다툰 증거를 법원이 모두 받아준 것 같은데, 오 시장 측에 유리한 증거를 받아준 것이 오히려 '방어권을 보장해 줬다'라는 느낌이 강하다"며 "여기에 생중계까지 겹치다 보니, 여러 가지로 걸리는 부분이 있다"고 우려했다.


당내 우려처럼 2심 역시 1심과 동일한 판단이 내려진다면, 오 시장은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된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는다. 나아가 이후 5년간 공직선거에도 나설 수 없는 탓에 대선주자로서 지위도 상실된다.


오 시장의 발목을 잡게 될 것도 '세력 부재'다. 당내에서도 오세훈계가 구축된 상태였다면, 정치 탄압 프레임을 통해 향후 당권 도전으로 선회할 수 있다. 하지만 당내 지지 기반도 부족한 상황에서 시장직까지 잃게 될 경우, 정치 재개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그러다 보니 정치권에선 오 시장의 이날 항소심 선고가 여야 대권주자 간 역학 관계를 뒤집을 분수령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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