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분노에도 추미애 '솜방망이 경고'…김민석 리더십 도마 위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6.10.22 07:00  수정 2026.10.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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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발생 8일 만에 징계 결정

경징계 처분에 당원들 반발 계속

"사과한 것 감안해 결정…추가 징계 없어"

"당내 현안 정리 못하는 金 리더십 차질 우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9월 21일 경기 의정부시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열린 경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소방 재정 빨대'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추미애 경기도지사에게 경고 처분의 징계를 내렸지만 당원들의 반발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논란 초기 추 지사에게 사과를 요청하는 데 그쳤던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여론 악화와 당내 형평성 논란이 이어진 뒤에야 징계를 결정하면서다. 당원들의 중징계 요구에도 최저 수위인 '경고'로 사태를 수습하려는 지도부의 대응을 두고 김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추 지사와 부승찬 민주당 의원에게 '경고' 처분을 내리기로 의견을 모았다. 경고는 제명·당원자격정지·당직자격정지·경고 등 민주당 당규에 명시된 4가지 징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위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추 지사와 부 의원에 대해 경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자들에 대한 무거운 성찰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의미"라며 "당은 소방공무원과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소방공무원 안전과 처우를 위한 재정 관련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추 지사에 대한 징계는 첫 발언이 논란이 된 지 8일 만에 결정됐다. 추 지사는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 관련 예산을 두고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이어 지난 17일 경기도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말하면서 '억지 사과' 논란까지 불거졌다.


김 대표는 당시 당을 대신해 사과하고 추 지사에게도 자성 어린 사과를 요청했다. 그러나 추 지사에 대한 징계 여부는 즉각 결정하지 않았다. 반면 추 지사의 발언을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부 의원에 대해서는 엄중 경고와 당 윤리심판원 직권조사를 지시했다.


부 의원은 지난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 공무원이 국가직임에도 예산의 90% 정도를 지자체에서 부담하니까 재정을 진짜 쭉쭉 빨아 먹는 거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부 의원은 지난 20일 사과했다.


두 사람에 대한 대응 수위가 달라 보이면서 당 안팎에서는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논란의 발단이 된 추 지사에게는 사과를 요청하는 데 그친 반면, 후속 발언을 한 부 의원에게는 먼저 강경 대응했다는 비판이다. 추 지사에 대한 징계 요구도 이어지자 지도부는 결국 부 의원과 같은 수준의 경고 처분을 결정했다.


한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추 지사에 대한 징계 수위가 낮다는 지적에 "추 지사가 앞서 두번에 걸쳐서 사과를 했고 소방재정문제 보완 필요성도 상기시키지 않았냐"며 "이런 점 들을 감안해서 이같은 수준의 징계 처분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지사에 대한 경고 처분이 뒤늦게 결정된 배경에 대해서는 "며칠에 걸쳐서 당에서 추 지사의 발언과 관련해 당원들과 여론을 진정시키기 위한 노력들을 해 왔다"며 "여기에 추 지사가 화답하면서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는데 부 의원이 한 발언이 다시 논란이 되면서 불이 붙어서 관련해서 김 대표께서 (부 의원에 대한) 긴급 징계를 지시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 지사의 경우에는 계속해서 문제가 터졌을 때부터 당원들이나 국민들의 징계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지도부 차원에서 징계 여부를 판단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라며 "그래서 오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부 의원과 같은 수위인 '경고' 처분 결정을 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추가 징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경고 처분 이후에도 당원들의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친여 성향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경고로 민심이 회복될 거라고 보냐", "사실상 징계 안 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추 지사의 발언이 소방공무원에 대한 부적절한 인식 논란으로 번지고 사과 과정에서도 추가 논란이 발생했지만,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에 그치면서 당원들의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내에서는 김 대표의 대응 방식 자체를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부 의원에 대해서는 즉각 경고하고 정작 논란의 시작이었던 추 지사에게는 사과 요청만 하는 김 대표의 이중적인 결정에 당 안팎에서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며 "안 그래도 당내 현안에 대해 명확하게 교통정리를 하지 못하는 김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을 품는 목소리가 있었는데 이번 징계에 대해서도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인 것을 두고 실망했다는 의원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의 위기 상황에서도 대표가 중심이 돼 한 목소리로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당 지지율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당내 갈등과 논란까지 겹치다 보니 외부에서는 김 대표 리더십에도 차질이 생긴 게 아닌가 싶다"고 우려했다.


김 대표의 리더십을 둘러싼 논란은 추 지사 징계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관련 현안에서도 당내 강경파의 요구와 정치적 부담 사이에서 지도부가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현안마다 당내 이견을 조율하고 대응 방향을 정리해야 할 당 대표가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면서, 이번 추 지사 징계 논란까지 겹쳐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당내에서 이번 결정을 김 대표의 리더십 문제로만 해석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추 지사의 징계는 당원들의 목소리를 수렴한 결과"라며 "당 지도부에서도 큰 이견 없이 추 지사의 경고 처분을 수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의 결정이 신중했던 것이지 이를 두고 당 관리 능력이나 리더십 등을 논하는 건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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