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부동산 민심 직접 수습 李대통령…'낙관론' 이을 처방은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10.21 07:00  수정 2026.10.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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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 찾아 "공급 기준은 입주"

원형지 분양·금융 인센티브 검토 지시

증시엔 "다 제자리로 가게 돼 있다"

"실행을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인천 계양 공공주택지구에서 3기 신도시 현장 시찰을 하며 참석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증시 급락과 전세난·대출 규제 불만으로 흔들리는 경제 민심을 직접 수습하고 나섰다. 이틀 연속 증시·부동산 메시지를 내며 전면에 선 데 이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 검토도 잇따라 지시했다. 다만 증시 대책은 '조만간'으로 미뤄졌고, 부동산 역시 당장 체감할 단기 처방이 시급하단 지적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주거 안정은 국민 삶의 실질적 개선을 위한 핵심 토대"라며 "기존의 관행과 절차에 얽매이지 말고 택지 조성부터 각종 인허가와 착공에 소요되는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서 '공급 전격전'을 펼쳐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중요한 것은 단순히 몇 채를 짓겠다라는 선언이나 발표가 아니라 실제 착공과 입주"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연말 입주를 앞둔 3기 신도시 인천 계양지구를 찾아 조성 현장을 점검하고 주택공급 현장간담회를 열었다. 이 대통령은 "통상적으로 정부는 착공을 주택 공급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는데, 우리는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수 있도록 주택 공급 기준은 바로 입주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발표한 공급 정책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면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현장 점검에서 현 상황을 '비상시기'로 규정하고, 수용과 협의를 동시에 진행하는 등 공급 기간을 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원형지 분양이 공급 기간을 상당히 단축할 수 있다며 근본적인 검토 지시도 나왔다.


간담회에서는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올해 수도권 착공 실적이 연말까지 목표 대비 81~88%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보고받은 뒤 "예상치의 1, 2%가 밑돌더라도 어쨌든 이것도 신뢰에 관한 문제"라고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력 충원을 두고 관계 부처 협의가 끝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얘기한 지가 한 몇 주일 된 것 같은데 아직까지 얘기를 안 끝냈다고 하니까 조금 납득이 안 된다"며 "인력 검증하는 데 오래 걸리느냐, 하루가 급한데"라고 질타했다.


보상금을 받고도 퇴거하지 않는 이른바 '알박기' 사례에 대해서는 법 개정 검토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공권력을 법률에 의해서 발동해 가지고 소유권을 취득을 했는데 안 나가면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 민사소송을 해야 된다고 하는 것"이라며 "그게 입법의 미비 같다"고 했다. 이어 "민사소송은 시간 끌면 한 1년은 가뿐하게 넘어간다"며 "입법적으로 보완을 좀 하는 걸 검토해 보라"고 주문했다.


이 밖에도 신속한 공급을 위해 금융 인센티브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안과 전문가가 제안한 모듈러 주택 도입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춘추관을 예고 없이 찾아 출입기자들과 가진 티타임에서도 증시와 부동산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증시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매우 저평가된 게 사실"이라며 "다 제자리로 가게 돼 있다"고 했다. 다만 "과거와 다르게 정부가 금융시장, 증권시장 이런 데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개입에는 선을 그었다. 정책 대응과 관련해서는 "조만간 종합보고를 받고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만 했다.


부동산 문제는 공급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대통령은 "2022년 갑자기 (공급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왜 그런지 말하기는 그렇다"며 "집값을 잡으려고 세금을 올렸다, 세금을 많이 걷으려고 했다는 주장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계양 간담회에서도 "2022년부터 작년까지 알 수 없는 이유로 어쨌든 신규 주택 인허가 착공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언급했다. 현 정부 출범 이전의 공급 감소를 부각해 집값 불안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안팎에서는 증시와 부동산이 국정 지지율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주거 안정에 국정의 성패가 좌우된다라는 각오로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했다.


다만 이날 지시 상당수가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고,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도 시간이 걸린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이 대통령 스스로 당분간 공급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주택 시장은 최소한 3년 정도, 짧아도 2년, 늦으면 4년"이라며 "우리가 취임해서 올해부터 올려보려 하는데 3~4년 텀이 생겼다"고 했다.


이어 "2028년 넘어서부터는 공급이 좀 제대로 정상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출 규제 완화 요구에는 정책을 더 섬세하게 다듬겠다는 취지로 답하며 규제 기조를 유지했다. 증시 대책도 '종합보고' 이후로 미뤄져 있어, 대통령의 메시지가 실질적인 처방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금 국민들의 눈높이와 같은 큰 방향은 잘 보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말이 맞다고 해서 그것이 다 답이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며 "방향을 잡아서 가는 것은 답이 나와 있는데, 이걸 실행을 어떻게 하느냐, 그게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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