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갑 사태' 장동혁 발목 잡을까?…'최장수 당대표' 앞두고 분란 조짐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10.19 07:00  수정 2026.10.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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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갑 사태로 싹튼 '지도부 불신'

외부 전문가의 전수 조사 필요성 제기

"해당행위 축적"…張 측, 징계 시사

징계 현실화 시 '내홍' 본격화 전망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0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경기 용인갑 조직위원장 경선 과정 자동응답기(ARS) 전화 발신 오류로 인한 재투표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

국민의힘 경기 용인갑 조직위원장 경선을 둘러싼 'ARS(자동응답) 투표 오류' 논란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다. 당은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윤재복 후보 선출로 마침표를 찍었지만, 양향자 최고위원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문제는 당내 일부에서 지도부에 대한 불신이 싹트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19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후보를 용인갑 조직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지난 8일 용인갑 조직위원장을 선출하기 위한 결선 투표에서 윤 후보가 양 최고위원을 상대로 승리한 지 11일 만이다.


당초 윤 후보의 용인갑 조직위원장 임명은 12일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용인갑 지역 책임당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ARS 여론조사 과정에서 일부 당원에게 전화가 누락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보류됐다. 지도부는 내부 조사를 통해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의결을 보류하기로 했으며, 이후 경선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 차원에서 재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당사자인 양 최고위원은 실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재투표를 진행하는 것은 따를 수 없다며, 타지역 당협위원장 선거를 포함해 '전면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최고위원과 지도부와의 갈등은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선 재투표 문제를 두고 공개 설전을 벌이면서 시작됐고,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재투표 불참을 선언한 양 최고위원의 탈락을 확정 지으면서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양 최고위원은 'ARS 투표 오류' 논란 관련해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지 않고, 조강특위가 결론을 낸 것은 문제라며 "끝까지 싸우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미 15일 최고위원회에서 발생한 공개 충돌 이후, 양 최고위원 징계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지도부 내 갈등은 고조될 전망이다.


문제는 장동혁 대표 측과 양 최고위원 간 갈등이었던 용인갑 사태가 당내로 전선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용인갑 선출 방식은 장 대표가 당원 권리 강화를 내세워 일부 당협 조직위원장 선거에 도입한 '당원 직선제'로 이뤄졌으며, 도입 과정에서 한 차례 내홍이 불거진 바 있다. 강성 지지층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는데, 장 대표 지지 모임 출신인 윤 후보가 논란 속에서 용인갑 조직위원장에 선출되자 의심은 커지는 분위기다.


정희용 사무총장은 ARS 투표 오류 사태와 관련해 통신사 측에서 1차 9개 지역 전체 경선 지역에선 스팸 차단 조치가 없었고, 용인갑만 '기술 오류'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에 기술·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비당권파 측에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외부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사 결과를 발표한 조강특위 위원장이 장 대표 측인 정 총장이기 때문이다.


한 비당권파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장 대표 측에서 내놓은 조사 결과가 맞더라도 제3자나 외부에서 전수 조사를 통해 신뢰를 주는 것이 맞다"며 "어설프게 덮고 갈 문제가 아니며, 앞으로 비슷한 문제가 불거질 경우 어떤 당원이나 후보가 결과를 수용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0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숨을 쉬고 있다. ⓒ뉴시스

용인갑 사태에 대한 우려는 차기 전당대회 공정성 문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장 대표의 '당원 직선제'는 당협위원장을 친장(친장동혁)계로 소위 물갈이할 수 있다는 의심이 당내 일부에서 제기됐다. 그러다 보니, 이번 ARS 투표 오류가 장 대표 세력 확장 차원에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실정이다.


박정훈 의원은 지난 16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의원들 마음속에 어떤 부담을 주냐면 '이거 혹시 개혁파를 지지하는 당원들 명단은 빼고 주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투명하게 불식시켜야 한다"며 "장 대표는 친장계를 당협위원장으로 모두 세워놔야 하고, 전당대회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본인을 지지해 줄 수 있는 인사를 박아 놓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내 일부에선 장 대표가 '올림픽공원(올공) 집회'를 찾아 참정권 회복을 주장하고 있지만, 용인갑 사태에 대해선 전수 조사가 아닌 '재투표'로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내로남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비당권파 원외 당협위원장 사이에선 용인갑 사태를 향후 지도부가 어떻게 해소할지 지켜보고 있다고 한다.


한 비당권파 원외 당협위원장은 "일부 당협위원장들은 이번 용인갑 사태에 대해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장 대표는 그동안 올공에 나가서 부정선거를 외쳤는데, 용인갑 사태에 대해서만 가볍게 넘어가려고 하는 것은 문제다. 이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올공에 대해서 얘기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용인갑 사태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의 역대 당대표 중 '최장수 당대표'에 이름을 올리기 전 해소해야 할 과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장 대표는 오는 25일을 기점으로 최장 임기를 기록한 이준석 전 대표의 14개월을 뛰어넘게 된다. 하지만 당내 일부에서 장 대표의 지지 기반인 '올공'을 흔드는 만큼, 연말까지 안정적으로 리더십을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장 지도부는 양 최고위원의 공개 석상 충돌에 대해 해당 행위라고 보고 있고, 징계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실제 징계 절차가 이뤄질 경우 비당권파 측에서도 반발이 거세질 수 있는 만큼, 장 대표 리더십을 둘러싼 갈등이 재발할 수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양 최고위원에 대해 당장 조치를 취하는 것이 아닌, 유심히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라면서 "양 최고위원이 계속해서 반발할 경우, 공당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해당 행위를 축적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지도부는 유의 깊게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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