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아시안게임 차출 첫날 힐리어드 연타석포
선두 KT 성적까지 등에 업고 홈런왕·MVP 도전
힐리어드. ⓒ 뉴시스
KBO리그 정규시즌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개인 타이틀 경쟁의 꽃이라 불리는 홈런왕과 시즌 최우수선수(MVP) 향방이 안개 속에 휩싸이고 있다.
독주체제를 구축하던 선두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태극마크를 달고 자리를 비운 첫날, KT 위즈의 거포 샘 힐리어드가 폭발적인 연타석 홈런포를 가동하며 막판 레이스에 불을 지폈기 때문이다.
힐리어드는 15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방문경기에 타순의 중심축으로 선발 출전해 시즌 35호와 36호 아치를 쏘아 올렸다. 최근 5경기에서만 무려 4개의 담장을 넘기는 무서운 괴력을 발휘하고 있는 힐리어드의 화력쇼에 힘입어 KT는 한화를 13-3으로 완파하고 7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연타석 포로 단숨에 2개의 홈런을 추가한 힐리어드는 홈런 부문 선두 김도영(40개)과 2위 오스틴 딘(39개·LG 트윈스)을 턱밑까지 바짝 추격했다. 가을야구 표심을 결정지을 핵심 지표이자 정규시즌 MVP를 가를 최대 분수령인 홈런왕 다툼이 순식간에 안개 속 3파전 구도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이번 홈런 레이스의 가장 큰 변수는 단연 국가대표 차출이다. 강력한 MVP 후보이자 홈런 선두를 달리던 김도영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약 보름간 정규시즌 자리를 비우게 됐다.
김도영이 자리를 비운 사이, 39홈런의 오스틴과 36홈런의 힐리어드에게는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결정적인 골든타임이 열렸다. 특히 최근 상승세만 놓고 보면 힐리어드의 기세가 가장 무섭다. 몰아치기에 능한 힐리어드가 김도영의 부재 기간 격차를 소멸시키거나 오히려 선두로 치고 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소속팀의 남은 경기 수 역시 힐리어드에게 웃어주고 있다. 선두 KT는 현재 2위 LG보다 2경기를 덜 치른 상태다. 경기 수의 여유는 힐리어드에게 홈런을 추가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더 남아있음을 의미한다. 체력 안배와 타격 감각을 조율하며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다면 40홈런 고지 고지 점령은 물론, 타이틀 뒤집기까지 충분히 노려볼 만한 환경이 조성됐다.
오스틴. ⓒ 연합뉴스
홈런왕 타이틀의 향방은 단순히 개인 영예에 그치지 않고 정규시즌 MVP 표심을 가를 핵심 열쇠로 작용한다. 당초 김도영이 40홈런 고지에 먼저 오르며 MVP에 가장 가까이 서 있는 듯 보였으나, 힐리어드가 홈런왕을 차지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힐리어드가 갖춘 가장 강력한 무기는 '팀 성적 프리미엄'이다. KT는 힐리어드의 맹활약 속에 7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만약 KT가 정규시즌 우승(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 짓고, 힐리어드가 김도영과 오스틴을 제치고 홈런왕 타이틀까지 차지하게 된다면 MVP 표심은 급격히 힐리어드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우승 팀의 핵심 거포이자 홈런왕이라는 타이틀 조합은 투표권을 가진 기자단에게 직관적인 명분을 제공한다.
아시안게임이라는 변수로 인해 홈런왕과 MVP 레이스 모두 예측 불허의 대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팀의 7연승을 이끌며 거침없는 홈런포를 가동 중인 힐리어드가 과연 김도영이 비운 왕좌를 차지하고 MVP 구도까지 완벽하게 뒤집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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