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재난정보 공유 협정 맺고도 실시간 경보체계 작동 안 해
홍수 이미 네팔 덮친 뒤에야 당국 파악…관측소도 경보 전 휩쓸려
지난해 같은 강서 홍수로 11명 사망…참사 뒤 中과 정보공유 합의
26일 네팔 누와코트 지역의 트리슐리강 근처에서 홍수 피해를 입은 가옥과 차량이 파손돼 있다. ⓒAP/뉴시스
네팔에서 157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홍수의 피해가 커진 배경에 중국과 네팔 간 실시간 재난정보 공유 체계의 부재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불과 1년 전 같은 강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지만 제대로 된 조기경보 체계가 마련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네팔 매체 더카트만두포스트에 따르면 네팔 라수와 지방 당국은 26일(현지시간) 중국 티베트 지역에서 시작된 홍수가 국경을 넘어오기 전까지 관련 정보를 전달받지 못했다. 네팔 홍수예보국이 홍수 발생 정보를 처음 접수한 시각은 오전 8시 56분으로, 이미 거대한 물살이 라수와 지역을 덮친 뒤였다. 당국은 4분 만에 하류 지역에 경보를 발령했지만 최대 피해지역인 라수와 주민들에게는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홍수예보국 관계자는 “라수와에서는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네팔이 설치한 자체 경보망도 작동하지 않았다. 보테코시강 상류의 자동 수위관측소들은 강물이 급격히 불어나는 사실을 알리기도 전에 홍수에 휩쓸렸다. 특히 이번 홍수는 현지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발생해 주민들이 위험을 알아챌 징후도 거의 없었다. 전문가들은 중국 쪽 상류에서 발생하는 빙하 붕괴나 산사태를 실시간으로 탐지해 네팔에 전달하는 체계가 없다면 자체 관측망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비슷한 참사가 이미 예고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8일에도 렌데강에서 갑작스러운 홍수가 발생해 최소 11명이 숨지고 네팔과 중국을 연결하는 미테리교와 도로가 쓸려갔다. 네팔과 중국은 앞서 2019년 재난 위험 감소 및 긴급 대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여기에는 정보공유 플랫폼 구축과 자연재해 감시 협력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번 참사에서도 실시간 경보는 작동하지 않았다.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뒤에야 양국은 대응에 나섰다. 네팔 수문기상국과 중국 기상당국은 참사 당일 화상회의를 열었고 중국 측은 앞으로 국경 상류의 수량이 증가할 경우 즉시 네팔에 알리기로 했다. 카트만두포스트는 이번 참사가 “종이 위의 협정”과 실제 작동하는 재난 대응 체계 사이의 간극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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