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160명 참사 속 ‘2차 홍수’ 우려…“빙하·암석 1200m 추락해 강 막아”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8.27 07:28  수정 2026.08.27 07:47

해발 5200m 빙하 하단 붕괴…얼음·암석 뒤섞여 계곡으로 추락

30분 만에 수위 최대 9m 치솟아…상류 막혀 2차 홍수 가능성 커

한국인 9명 여전히 연락두절…정부 신속대응팀 네팔 급파

27일 네팔 라수와지역에서 구조 당국이 생존자를 구출하고 있다. ⓒ더카트만두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네팔을 덮친 대홍수의 원인이 대규모 빙하 붕괴로 좁혀지면서 참사가 발생한 구체적인 과정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단순히 녹은 빙하가 범람한 것이 아니라 수천m 고지대의 빙하와 암석이 한꺼번에 계곡으로 추락해 강을 덮치면서 거대한 토석류를 만들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네팔 매체 더카트만두포스트에 따르면 위성업체 플래닛랩스의 사고 전후 사진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해발 약 5200m에 있던 빙하 하단부 상당 부분이 떨어져 나간 사실을 확인했다. 붕괴한 빙하는 암석과 토사를 끌어안은 채 약 1200m 아래 계곡으로 추락했다. 인도 시킴대의 지질학자 비크람 굽타 교수는 빙하 말단의 상당 부분이 무너지면서 다량의 암석과 퇴적물까지 함께 쓸려 내려간 것으로 분석했다.


이른바 '얼음·암석 사태(ice-rock avalanche)'가 렌데강 일대를 덮치면서 충격은 하류로 빠르게 확산했다. 얼음과 바위, 토사가 뒤섞인 급류는 보테코시강과 트리슐리강을 따라 내려갔고 일부 지점에서는 불과 30분 만에 수위가 최대 9m 상승했다. 홍수가 주택뿐 아니라 도로와 교량, 수력발전소 등을 순식간에 휩쓴 배경이다. 이번 홍수로 네팔 수력발전 설비의 12%가 넘는 430MW 규모의 전력 공급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특히 참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지 당국은 렌데강 상류에 빙하와 토석이 만든 '막힘'이 여전히 남아 있어 물이 쌓였다가 한꺼번에 터져 나올 경우 2차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도 국경 지역에 구조대원 최소 574명을 투입하고 추가 재난에 대비한 감시와 조기경보 강화를 지시했다. 네팔은 도로와 교량 파괴로 일부 지역의 접근이 어려워 인도와 중국에도 구조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26일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도로와 건물이 파괴돼 있다. ⓒ더카트만두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빙하가 무너진 직접적인 계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높은 기온에 따른 융빙이 빙하를 불안정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네팔은 지난 30여년 동안 빙하 얼음의 약 3분의 1을 잃었으며 최근 10년간 녹는 속도는 이전 10년보다 65% 빨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인명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까지 네팔과 중국에서 최소 160명이 숨졌으며 한국인 9명도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이들은 라수와 지역 어퍼트리슐리-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한국남동발전 직원 3명과 두산에너빌리티 관련 인력 6명이다. 별도로 고립됐던 한국인 10명의 안전은 확인됐다. 정부는 외교부·소방청·경찰청으로 구성된 합동 신속대응팀을 27일 네팔에 파견해 수색·구조를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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