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총리, 빌 게이츠와 SMR 논의…李 정부 7대 SEED와 접점 찾았나(종합)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8.15 00:00  수정 2026.08.15 00:00

한성숙 총리, 14일 정부서울청사서 접견

취임 후 첫 해외 거물급 인사 면담

SEED 보고회 이틀 만에 실질 파트너 확보 나서

빌 게이츠 "韓과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한성숙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총리실

한성숙 국무총리가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과 만나 소형모듈형원자로(SMR) 협력을 논의했다. 게이츠 의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이자 차세대 원전기업 테라파워 창업자로 SMR 분야에서 세계적 상징성을 가진 인물이라, 이번 면담의 실질적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한 총리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게이츠 의장을 만나 "한국이 AI 대전환 시대를 맞이해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전력 공급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생에너지와 SMR 등을 활용하는 에너지믹스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테라파워와 국내 기업·연구기관이 투자부터 제작·건설까지 전 주기에 걸쳐 이미 협력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면담은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7대 SEED 보고회 이틀 만에 성사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당시 보고회에는 선박용 SMR 탑재 컨테이너선 모형이 전시됐고,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제조 원가를 구체적으로 물은 바 있다. 앞서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SMR, 재생에너지, 양자컴퓨터, 우주항공, 첨단 바이오 등을 미래산업 핵심 분야로 언급한 만큼, 이번 면담이 SEED 프로젝트의 실질적 협력 파트너 확보로 이어지는 흐름인지 주목된다.


게이츠 의장은 이 자리에서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공감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한국은 원전 건설·운영을 통해 쌓아온 경험과 어려운 대형 사업을 구현해 내는 역량이 있어, 향후 글로벌 탄소중립 달성과 혁신 SMR 생태계 조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하며 "한국 기업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게이츠 의장이 지난해 8월 방한 당시 이미 이재명 대통령과 AI·SMR을 주제로 의견을 나눈 바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논의됐던 사안이 1년 만에 총리급 면담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대통령이 큰 틀의 방향을 제시하고 총리가 실무적 후속 논의를 담당하는 역할 분담 구도가 드러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총리 취임 후 첫 해외 거물급 인사 면담이라는 점에서, 이번 자리는 한 총리의 외교·산업 행보 데뷔 무대 성격도 갖는다.


정부는 SMR 산업 육성을 위한 법적 기반으로 'SMR 특별법'을 제정, 대형원전 중심의 규제 체계를 SMR까지 포괄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대형원전 위주로 짜여 있던 인허가·안전 규제 체계를 SMR의 특성에 맞게 다시 설계해, 다양한 SMR 유형 개발을 지원하고 조기 상용화를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이다.


테라파워는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상업용 SMR로는 처음으로 건설허가를 받았으며, 와이오밍주에서 물 대신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쓰는 4세대 노형 '나트륨' 원자로를 345메가와트급 규모로 건설 중이다. 상용화 단계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는 이 기업과의 협력이 구체화된다면, 한국이 SMR 국제 표준 형성 초기 단계부터 발언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면담에서 나온 발언은 아직까지는 기존 협력 관계에 대한 상호 평가와 향후 파트너십 강화 의지를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앞으로 투자 유치나 기술 이전, 공동 연구개발(R&D), 양해각서(MOU) 체결 등 구체적인 후속 조치가 뒤따르는지가 이번 만남의 실질적 성과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게이츠 의장이 1년 전 대통령과 나눈 논의가 이번 총리급 면담으로 이어진 만큼, 앞으로 이 흐름이 실제 산업 협력으로 얼마나 구체화되는지가 관심사로 남는다. SMR은 대형원전보다 건설 기간이 짧고 부지 제약도 적어, AI 데이터센터 등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할 대안으로 최근 세계 각국이 주목하는 분야다.


한국 역시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한 첨단산업 육성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 만큼, 이번 협력이 어떤 식으로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정부가 SMR 특별법 제정에 이어 게이츠 의장 같은 세계적 인물과의 협력 채널까지 마련한 만큼, 앞으로 후속 조치의 속도와 구체성이 이번 만남의 실질적 성과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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