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적 재판 지연” vs “활동 방해 의도 없어”…법정서 맞붙은 다니엘·어도어[D:현장]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5.14 16:41  수정 2026.05.14 16:52

6월 11일 오후 2시 추가 변론 진행

어도어가 뉴진스 전 멤버 다니엘 및 그의 모친,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측과 법정에서 다시 맞붙었다. 쟁점은 원고 어도어 측의 소송대리인 교체 이후 재판 진행 속도와 입증 계획 제출, 다니엘 관련 청구를 별도로 분리해 심리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피고 다니엘 측의 대리인은 “노골적인 재판 지연”이라고 주장했고, 원고 측은 “지연 의사는 전혀 없다”며 입증 기회를 보장해달라고 맞섰다.


뉴진스 전 멤버 다니엘. ⓒ데일리안DB

14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 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어도어가 다니엘과 그의 모친, 민 전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431억원대 손해배상 소송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피고 측은 먼저 원고의 소송 진행 태도를 문제 삼았다. 다니엘 측 대리인은 “원고가 소 제기 후 4개월가량 지난 시점에 갑자기 기존 소송대리인을 전원 사임시키고 새로운 소송대리인을 선임한 뒤, 지금부터 재판을 다시 시작하자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고가 뉴진스 멤버들 중 다니엘만을 표적으로 삼아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고액의 위약벌 및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며 “다른 멤버들에게도 원고 요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거액의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경고를 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피고 측은 원고가 지난 변론준비기일에서 4월 30일까지 입증 계획을 제출하겠다고 했음에도, 시한을 넘긴 뒤 새 대리인을 선임한 점도 지적했다. 피고 측은 “누가 봐도 악의적으로 재판을 지연하려는 행태”라며 “입증 계획 제출 기한을 어긴 이상 원고가 입증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돼야 하고, 이후 제출 증거는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으로 각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법정 안 긴장감도 고조됐다. 피고 측이 절차 진행 의견을 밝히던 중 원고 측이 말을 끊고 문제를 제기하자, 피고 측은 “절차 진행에 관한 의견을 말하는데 중간에 끼어드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발했다. 재판부는 양측 모두 추후 서면을 통해 반박하라고 정리했다.


반면 원고 측은 피고 측이 요구하는 속도가 통상적 재판 진행이 아닌 ‘이례적인 속도’라고 반박했다. 원고 측은 “소송을 신속히 진행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방법이 원고의 입증을 제한하는 형태로 이어진다면 문제가 있다”며 “입증 계획을 아직 제출하지 못한 점은 사과드리지만, 이 사건을 지연시킬 의사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 “전 소송대리인이 정리한 내용 중 수정할 부분이 있어 주장을 다시 정리하고, 아직 제출되지 않은 증거 중 원고 주장에 부합하는 자료를 한꺼번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원고 측은 다니엘의 연예 활동과 관련해서도 “활동을 방해한 적도 없고, 이견도 없다”며 “소송이 계속 되더라도 얼마든지 자유롭게 연예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존 사건과 이번 사건의 쟁점이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원고 측은 “과거 주주간계약 해지 확인 사건은 2024년 4월 22일 이전에 해지 사유가 존재했는지가 핵심이었다면, 이번 사건은 그 이후 발생한 충실의무 위반 행위와 제3자의 채권 침해 행위가 주요 쟁점”이라며 “새로운 주장과 증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피고 측은 이에 “어도어 측은 기존 재판에서도 해임 통지, 주주간계약 해지 통지 이후의 사실관계까지 상세히 망라해 준비서면과 증거를 냈다”며 “4월 이후의 사실관계가 새로운 것이어서 준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은 실체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현 오케이 레코즈 대표) ⓒ뉴시스

이날 법정에서는 다니엘 사건을 따로 떼어 심리할지 여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다니엘 대리인 측은 “원고가 이미 다니엘에게 계약 해지 통보를 했고, 그 근거가 되는 사실을 확인한 상태에서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며 “원고가 주장하는 증거에 따라 법적으로 해지 효력이 있었는지, 위약벌 의무가 있는지만 판단하면 된다. 최소한 다니엘 부분은 빨리 종결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원고 측은 “다니엘 관련 부분만 먼저 조사하다가 재판부가 심리를 마쳤다고 판단하면 그때 분리 선고하는 방식은 가능할 수 있다”면서도 “현재는 다니엘의 모친과 민 전 대표에 대한 불법행위 주장과 연결된 부분이 상당해, 지금 단계에서 완전히 분리하는 실익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니엘에 대한 계약책임 청구와 민 전 대표 측에 대한 불법행위 책임 청구를 분리해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여부를 다음 기일까지 서면으로 정리해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다른 관련 소송에서 제출된 증거를 이번 사건에 촉탁하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양측에 요청했다.


또 원고가 주장하는 업무상 배임 및 제3자 채권침해 법리와 관련해 국내외 유사 판례를 제출해달라고 했다. 피고 측은 “‘템퍼링’은 법률 용어도 아니고, 실제로 존재하는지 명확한 판례나 사례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가 먼저 자신들이 말하는 템퍼링 개념을 정리하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재판부 역시 “이 용어는 쓰는 사람마다 의미가 다를 수 있다”며 양측에 관련 판례와 사례 제출을 요청했다.


증인신문 범위를 두고도 신경전은 이어졌다. 원고 측은 “증인 한두 명 정도는 필요할 수 있겠다고 보지만,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소장에 ‘지시’와 ‘종용’이라는 표현이 많이 등장하는 만큼 증인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 미리 특정해달라”고 주문했다.


입증 계획 제출 시한을 두고도 양측은 맞섰다. 피고 측은 “원고가 이미 한 차례 약속을 어겼다”며 반박 준비와 증인 신청 검토 시간을 고려해 5월 말까지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원고 측은 관련 소송 기록 검토와 증거 정리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시한을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최종적으로 원고 측 입증 계획 제출 시한을 6월 2일로 정리했다.


양측은 이날도 절차 문제를 두고 첨예하게 맞섰지만, 재판부는 원고의 입증 계획과 분리 심리 여부, 관련 판례 제출을 받아본 뒤 향후 진행 방향을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추가 변론은 6월 11일 진행 예정이며, 기존에 지정된 7월 2일 변론 기일 역시 그대로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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