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 예고 재차 확인
“서울, 토허제에 매도 어려워…집주인, 상급지 매물 선택할 것”
실거주 중심 1주택자로 시장 재편…전세난 심화 우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이 TV 화면을 통해 중계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부동산 세금은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하겠다던 정부가 다주택자를 정조준하며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적의 조치로 풀이되는데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등으로 매물을 당장 처분하기 쉽지 않은 데다 실수요 중심으로 시장 분위기가 개편될 경우 전세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종료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주택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내놓게 하는 방법도 찾고 있다”고 언급한 데 이어 25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엑스·옛 트위터)’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관련해 “지난해 2월 이미 정해진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이러한 방침을 재차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어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며 “재연장하는 법 개정을 또 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1년마다 연장돼 오던 양도세 중과 유예를 4년 만에 종료하겠다고 공식화한 것으로 이에 다주택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게 됐다.
현재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은 10·15 대책에 따라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다. 양도세 중과가 현실화되면 6~45%의 기본세율에 추가세율이 부과되는데 조정대상지역의 2주택자는 20%포인트(p), 3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30%p가 중과된다.
여기에 부동산 보유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을 일정 비율 공제해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 대상에서도 벗어나게 된다.
ⓒ데일리안 DB
문제는 이 같은 세금 규제에도 다주택자들의 매물 출회가 쉽진 않다는 점이다. 현재 부동산 규제지역은 토허제로도 묶인 상태라 다주택자가 전세를 내준 집은 실거주 의무와 충돌해 거래가 쉽지 않다.
노원구 한 공인중개사는 “아직 다주택자들의 본격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상황이 급하게 돌아가면서 매도를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전세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은 매도가 어려워 선택지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잇단 규제에도 서울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6·27, 10·15 대책 등이 발표되며 부동산 규제가 전방위적으로 강화됐지만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연간 8.98% 올랐다. 이는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13년 이후 최고치다.
올해도 서울 쏠림과 주택 공급 부족 등으로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커 이를 고려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
이 대통령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부동산 세금 손질까지도 시사한 만큼 다주택자들이 서울 등 상급지 주택을 보유하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크단 설명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정부는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주택 매물이 나오기를 기대할 텐데 토허제를 고려하면 단기간 많은 매물이 나오긴 쉽지 않다“며 ”물론 양도세 중과 유예 때에 비하면 매물이 늘어날 수 있지만 현재의 시장 분위기를 바꿀 만큼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도 “빌라나 오피스텔같은 비아파트는 매도를 하고싶단 연락이 왔는데 아파트 집주인들은 조용하다”며 “지역별로도 양극화가 심화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어 “수도권에 집이 여러채 있는 집주인들은 당연히 경기·인천에 있는 집부터 팔지 않겠나”라며 “강남 등 상급지 매물은 잠기고 인천과 경기 집값은 오히려 떨어지는 상황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매매시장뿐 아니라 전세난이 심화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실거주 중심의 1주택자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재편된다면 전세 매물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윤 위원은 “실거주자가 많아지면 전세매물을 많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에 따른 전셋값이 상승하는 분위기가 지속되거나 확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는 가족단위로 거주 가능한 전세매물이 줄어드는 등 임대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이는 공공임대나 기업형 임대로 모두 대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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