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시간 20분째…장동혁, 필리버스터 '역대 최장기록'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5.12.23 09:10  수정 2025.12.23 09:12

전날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상정되자

'제1야당 대표 헌정사 첫 필버' 진행 중

"법으로 국민 인권 밟는다면 소리 없는 계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전 계속되고 있는 국회 본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설치 관련 법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

제1야당 대표로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역대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을 세웠다.


전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내란·외환·반란 범죄 등의 형사 절차에 관한 특례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면서다.


이 법안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죄 사건 등을 전담하는 재판부를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에 각각 2개 이상 설치하고, 전담재판부 구성과 관련한 사항을 모두 대법원 예규로 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다.


장 대표는 전날 이 법안이 상정된 직후인 오전 11시 40분께 필리버스터 첫 번째 주자로 나선 이후 23일 오전 8시 기준 20시간 20분째 반대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또다른 최장기록인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의 17시간 12분 기록을 훌쩍 넘어선 셈이다. 장 대표는 토론 강제 종결 시점까지 약 24시간을 단독으로 모두 채울 목표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동혁 대표는 "비상계엄 내란특별재판부는 이름을 무엇이라고 부르든 반헌법적인 특별재판부"라며 "민주주의 국가, 법치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도 없고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이 법을 통과시키려는 이유는 분명하다. 내란몰이가 실패할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며 "내란몰이가 정당한 것이라면 특별재판부가 왜 필요한 것이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소리 없는 계엄이 일상이 된 나라에서 살고 있다"며 "법에 의해 사법부를 장악하고 법에 의해 국민의 삶을 파괴하고 법에 의해 국민 인권을 짓밟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소리 없는 계엄"이라고 비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새벽 5시께 장 대표가 역대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을 돌파하자 소속 의원들에 메시지를 통해 "현재 본회의장에서 장 대표의 무제한 토론이 종전 기록을 경신해 18시간 넘게 진행되고 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의원들은 경내에 도착하는대로 본회의장으로 입장해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거에 맞서고 있는 장 대표에게 힘을 보태달라"고 했다.


민주당 소속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본회의장 국무위원석에서 밤새 자리를 지키며 장 대표의 무제한토론을 들었다.


정 장관은 필리버스터 시작 후 18시간이 지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장 대표가 혼자 계속 토론하고 있다. 나도 국무위원석에 계속 앉아 있다"며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우리 정치의 현실"이라고 했다.


또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어떤 게 국민을 위한 정치인지, 의회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성찰해봤으면 하는 허망한 기대를 해 본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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