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기념우표 속 자전거 탄 李 쫓는 사진
정청래호 보름 만에…발행 시점에 눈길
한준호 "李대통령, 원래 朴에 애정 많아"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발행하는 기념우표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진이 포함됐다. 정청래 지도부 체제에서 공개된 사진을 두고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마음은 여전히 박 의원에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당내에서는 이같은 시선을 경계하며 일종의 유머라고 선을 그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우정사업본부가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이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우표에 담긴 총 15장의 사진 중, 이 대통령과 박 의원이 함께 찍힌 1장의 사진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사진 속 박 의원은 따릉이(서울시 공유자전거)를 타고 가는 이 대통령의 뒤를 환한 웃음으로 따라가고 있다.
8·2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의원과 맞붙어 패배한 박 의원이 정청래 민주당 체제에서 이 대통령 기념우표에 담긴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박 의원이 비록 전당대회에서 낙선 했지만, '명심'(明心·이 대통령의 의중)은 계속 남아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특히 이 대통령과 박 의원이 함께 찍힌 기념우표 공개 시점을 두고서도 궁금증이 일었다. 앞서 정부와 대통령실이 정 대표가 공언한 '추석 전 검찰개혁'을 최근 지지율 하락을 의식한 듯 속도조절을 당부했지만, 정 대표가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당정 관계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해석이 일던 터다.
그러나 전날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만찬을 통해 검찰청 폐지 및 공소청·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 설립 등 검찰개혁 대원칙을 명시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9월 정기국회에서 먼저 처리한 뒤, 구체적인 후속 입법을 이어가는 단계적 개혁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으면서 혼선이 일단락 됐다.
박 의원 측근으로 알려진 민주당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정 대표가 취임 보름을 넘긴 상황에서 발행된 이 대통령 기념우표에 박 의원이 담겨 여러 해석을 할 수 있겠다"면서도 "그러나 우표에 정 대표가 있었다면 언론에서 '대통령의 당무개입'이라고 하면서 논란이 더 커지지 않았겠느냐"라고 웃어 보였다.
당내에서는 이번 기념우표 해프닝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발언도 나왔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원래 대통령께서 박 의원을 인간적으로 굉장히 좋아하고 애정이 많다"며 "그 장면은 두 분의 인간적 관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나도 보면서 한참 웃었다"고 했다.
이어 한 최고위원은 '정치 관련 기사에서는 정 대표와 박 의원을 오버랩해 해석하고 있다'는 진행자의 말에 "그렇게 해석하는 게 재미있으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지 전혀 상관 없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방송 인터뷰에서 "기념우표에 사진이 그렇게 나왔대서 깜짝 놀랐는데 아마 실수가 아닐까 한다"고 추측했다.
한편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인터넷우체국에서 지난 18~19일 이틀간 이 대통령 기념우표첩 예약 판매를 진행한 결과, 첫날인 18일 오후 2시경 2만 부가 모두 팔렸다. 통상 대통령 기념 우표는 취임과 함께 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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