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당 깨지는 것 아니냐"…숨죽이는 국민의힘 내부 [정국 기상대]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5.08.21 04:10  수정 2025.08.21 06:46

전한길 공천?…"장동혁 나가서 살림 차리라"

"내가 당원 선택 받으면 조경태가 나갈거냐"

'선명성 경쟁' 격화…분당(分黨) 우려 커져

"趙·張 되면 분당" vs "현실적으로 어렵다"

국민의힘 장동혁·조경태·김문수·안철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지난 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각각 연설을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의 당권 경쟁이 상대 후보를 향해 '탈당 요구'로까지 격화되는 모양새다. 계엄과 탄핵을 둘러싼 의견 차가 엇갈리면서 선명성 경쟁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당권 경쟁이 이처럼 극단적인 상황으로 변모되면서 당 안팎에선 당이 쪼개지는 이른바 '분당(分黨)' 우려까지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어떤 후보가 당권을 잡느냐에 따라 일부 의원들을 향한 탈당 및 제명 요구가 분출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당내에선 상황을 숨죽이며 지켜보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조경태 후보는 20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장동혁 후보를 향해 "나가서 극우 정당을 하나 만들든지 나가서 다른 살림을 차리는 게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는 전날 열린 방송토론회에서 장 후보가 '한동훈 전 대표와 전한길 씨 중 재보궐 선거에서 누구를 공천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전 씨"라고 답한 것을 정면으로 비난한 것이다.


조 후보는 "장 의원 같은 경우에는 진짜 정치를 잘못 배우지 않았느냐"라며 "어떻게 한 전 대표하고 전 씨를 비교할 수 있으며, 공천을 전 씨한테 준다는 소리를 들으며 '상당히 비정상적으로 흘러가는 분들이구나' 생각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안철수 후보도 장 후보를 향해 같은 주장을 펼쳤다. 안 후보는 전날 방송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장 후보의 (전 씨 공천)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 (전 씨는) 계엄을 옹호하는 분 아니냐"라며 "오히려 그런 분은 바깥에 나가서 같은 의견을 가진 분과 당을 차리고 거기서 활동하는 게 훨씬 좋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장 후보는 당원들이 자신을 선택할 경우 조 후보에게 탈당할 것인지를 물으면서 반격하고 있다. 조 후보가 아직 당내에 내란 세력이 남아있다고 주장하고 있어서다. 장 후보는 전날 토론회에서 조 후보를 향해 "당원들이 나를 당대표로 뽑아준다면 내란동조세력이 있는 정당이 되는데 당에 남을 것이냐"라고 꼬집었다. 조 후보는 탈당 여부를 답하진 않았다.


이처럼 당권 경쟁이 '탈당' 논쟁으로 번지면서 분당 우려도 점증하고 있다. 실제로 조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관저를 지키러 나간 당내 의원 45인에 대한 인적쇄신을 주장한 바 있다. 조 후보는 이날 YTN라디오에서도 "본인들이 안 나가겠다고 하면 조경태가 당대표가 돼서 인적쇄신위원회를 꾸려서 반드시 내보내 드리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문수·조경태·장동혁·안철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지난 19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당내에선 장 후보가 당권을 쥐게 될 경우 조 후보를 비롯한 혁신파들이나 특검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의원들을 향한 탈당 요구가 일어날 수도 있단 시각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명성 경쟁이 강해지면서 실제로 분당 우려가 커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게 된다면 조 후보, 장 후보가 가장 강력한 탈당 요구를 하면서 분당으로 이어지는 그림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분석했다.


정치권에서도 국민의힘의 분당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 역사를 보면 분당은 대부분 공천에서 탈락한 정치인들이 당을 만드는 경우나 유력 대선 후보가 정권을 잡기 위해 분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지금과 같은 평시와 같은 경우는 없었다"며 "그러나 지금처럼 모(母) 정당의 지지율이 낮은 시점에 분당을 하게 되면 앞선 정당보단 나은 입지와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만큼 강경 기조가 계속되면 실제 분당을 생각하는 세력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당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실적으로 이재명 정권과 여당을 견제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분오열하는 모습을 보여줄 경우 국민과 당원들로부터 지지를 회복하기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미 박근혜 전 대통령 때 분당을 겪어서 얼마나 고생을 했고, 얼마나 아픔을 겪으면서 합당을 해서 여기까지 왔느냐"라며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 의견을 조금씩 조정하면서 함께 가야지 의견이 안 맞다고 해서 내보내는 건 정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도 "분당을 하려면 지금 한동훈 전 대표와 같은 확고하고 유력한 주자가 있어야 하는데, 한 전 대표가 분당에 나서야 할 이유가 없다"며 "과거에 어려움을 겪은 경우도 있는 만큼 분당이 현실적으로 이뤄지긴 어렵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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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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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속적으로 이야기 하지만 분탕질하는 사람이 잘못된거 아닌가?
    그런 배신자들을 언제까지 화합이라는 미끼로 당을 흔듬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갈것인가?
    만약에 더불당이 그랬다면 아마 벌써 그 사람은 깊은 감옥에서 살고 있을 것이다
    우린 내가 잘났다고 헐뜯고 내가 대통령이다라고 허황된 꿈에 배신을 단행했고 그런 인간들이 즐비한 국민의 힘은 국민의 짐이 되어 지금 썩어 곪아터지고 있는것이다
    그렇다면 어찌 해야 당이 살아날까?
    김문수 후보의 말처럼 이래도 흥 저래도 흥하면 당이 살아날것인가?
    절대로 그런일은 없고 당은 더 산산조각나서 지지율은 지하로 들어가고 국민들은 피로감에 한탄과 한숨만 쉬고 있을것이다.
    장동혁의원의 말처럼 당과 화합하지 못하는 세력은 과감하게 쫓아내야 당은 한목소리로 옳은 길을 갈것이며 
    어떠한 외풍에도 흔들림이 없이 당을 지켜낼것이다.
    왜 간단한 진리를 모를까?
    고름은 도려내어야만 그 도려낸 자리에 새 살이 돋아난다
    그냥 봉합하는 순간 살은 더 썩어져서 온몸을 절단해도 치유가 안되는 순간이 올것이다.
    국민여러분은 어찌 생각하시나요?
    의견에 더불당은 배제합니다
    오직 보수의 생각만 듣고자 합니다
    2025.08.2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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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슛돌이
    웃기는 내란세력들이네.   니들이 당이냐?  니들은 정치건달이야. 정당?? 개가 웃을 소리하네.
    2025.08.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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