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버디 31개 기록하며 72홀 역대 최소타
"지난해 힘든 시기 보내, 최종적인 꿈은 올림픽 금메달"
홍정민(23, CJ)이 12년간 이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72홀 최소타 기록을 갈아치우고 시즌 2승째에 도달했다.
홍정민은 17일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몽베르CC에서 열린 2025 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서 7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나흘 내내 60타대를 기록한 홍정민은 최종 합계 29언더파 259타로 우승을 확정했다. 단순한 우승이 아닌 72홀 기준 역대 최소타 신기록이다.
종전 최소타 기록은 지난 2013년 김하늘이 ‘MBN·김영주골프 여자오픈’에서 작성했던 265타. 하지만 홍정민은 대회 기간 내내 절정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김하늘의 기록을 6타나 더 줄였다.
홍정민이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원동력은 공격적인 경기 운영이었다. 홍정민은 1라운드서 7타를 줄이며 공동 선두로 출발한 데 이어 2라운드에서도 8타를 줄여 단독 선두로 나섰다. 3라운드에서도 7타를 줄여 2위와 6타를 줄인 홍정민은 최종 라운드에서도 버디를 9개(보기 2개)나 잡아내는 등 나흘간 무려 31개의 버디를 낚았다.
만약 최종 라운드에서도 보기를 써내지 않았다면 역대 최초 ‘72홀 노 보기 우승’이라는 금자탑도 세울 수 있었다. 이날 홍정민은 5번홀에서 첫 보기를 기록했고 17번홀에서도 다시 1타를 잃었다.
시즌 2승이자 통산 3승에 도달한 홍정민은 우승 상금 1억 8000만원을 받아 누적 상금 8억 9892만원을 기록, 상금왕 레이스에서 줄곧 선두를 달리던 이예원(8억 7518만원)을 제치고 1위로 등극했다.
대상 포인트 역시 5위에서 2위로 상승, 이예원과의 격차를 16포인트 차로 좁히며 타이틀 경쟁에 불을 붙였다.
홍정민은 우승 후 “기록보다 우승의 순간이 다가오면 긴장이 된다. 전날 밤은 거의 밤을 새웠는데, 마음가짐을 다잡고 가진 것을 다 보여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72홀 기록 경신은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타만 더 줄이면 기록을 경신한다고 들었는데, 샷 감과 퍼트 감이 좋아서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록 타수보다 훨씬 많은 타수를 기록해서 기분이 좋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4라운드 동안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31개의 버디를 할 수 있었던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은 퍼트다. 그러나 이번 코스에서 샷에 집중하려고 했다. 코스 그린에 결이 있어 가까이 갈수록 확률이 높아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샷에 신경을 많이 썼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홍정민은 지난해 부상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고 부활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훈련보다 지난 시즌을 버텼다는 사실만으로 좋아졌다. 골프를 그만 두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견디기 힘들었다. 정신력으로 버텼다기보단 피치 못할 사정으로 버텼는데, 버티고 버텨 더 강해졌다. 버티는 게 습관이 됐다”라고 밝혔다.
지난 5월 ‘KLPGA 챔피언십에서의 우승은 시즌 2승에 큰 도움이 되었다. 홍정민은 “그때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그 당시에는 타수 차이가 좀 있어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유지하며 가려고 했고, 이번엔 보여드릴 수 있는 샷을 다 보여드리려고 했다. 타수보다는 경기력을 위주로 생각을 했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홍정민은 시즌 목표였던 다승을 이뤄냈다. 타이틀 획득 등 거창한 목표보다는 한 대회, 한 대회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홍정민은 “(타이틀 획득을) 하면 좋겠지만 연연하고 싶지는 않다. 잔디를 밟고 플레이를 하는 것 자체에 감사하고 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나머지 부분은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29언더파는 남자 대회에서도 나오기 힘든 기록이다. 이 부분에 대해 홍정민은 “20대 언더파는 처음인 것 같다. 특히 20대 후반, 29언더파는 믿기지 않는 숫자다. 또다시 이런 타수를 만들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있는데, 보기 2개가 있었기 때문에 다시 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다. 자부심을 갖게 할만한 스코어인 것 같다”라고 뿌듯해했다.
끝으로 홍정민은 해외 진출에 대한 꿈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항상 해외에 대한 꿈은 있다. 혼자 힘으로 가기에는 많이 힘든 곳이기에 잘 상의를 해보고 결정할 예정”이라면서 “궁극적으로는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싶다”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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