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강점·기회는 나의 약점·위협?'…정청래·박찬대 SWOT 분석해보니 [정국 기상대]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5.07.14 00:05  수정 2025.07.14 00:10

朴, 당내 지지세·외연 확장성 강점…당심 열세 극복 과제

鄭, 높은 대중적 인지도는 자산…강성 개혁 이미지는 부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정청래· 박찬대 의원이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함께 손을 맞잡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권 레이스가 빠른 속도로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8·2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는 정청래·박찬대 의원(기호순) 간 '2파전'으로 치러진다. 두 사람 모두 친명(친이재명)계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여당 대표라는 '정치적 상징성'과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한 치의 양보 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번에 선출되는 당대표는 전임자인 이재명 대통령의 잔여 임기 1년만 채우게 되지만, 지방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둘 경우 연임을 부추기는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재까지 어느 한쪽으로 대세론이 형성되지 않은 만큼, 자신이 가진 강점과 기회는 살리고, 약점과 위협 요인은 제거해야 당권을 거머쥘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권주자들의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 요인을 짚어봤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3일 경남 진주시 경상국립대학교에서 지역혁신청년센터에서 서남부권 핵심당원간담회를 열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박찬대 의원실

박찬대 의원(3선·인천 연수갑)의 최대 강점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검증된 호흡과 '의심(議心·의원들의 마음) 확보'다.


박 의원은 '이재명 대표 체제 2기 지도부'' 때 원내대표를 지내면서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 등을 거치는 동안 민주당 의원들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재명 대표 체제 1기 지도부' 땐 최고위원을 지냈다. 또 박 의원은 당권 경쟁자 정청래 의원(4선·서울 마포을)에 비해 원내 지지세에서 앞서는 분위기다.


박 의원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후보 등록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어 "당·정·대의 호흡을 누구보다 정확히 알고, 흔들림 없이 지켜낼 유일한 후보"라며 "검증된 실전 경험, 입법과 예산을 관철하는 실력, 오래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이는 정치를 보여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 의원 측은 지난 9일 이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사용했던 의원회관 818호를 물려받았다는 사실을 알리며 '명심'(明心·이재명 대통령의 마음)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알렸다. 또 박 의원 측은 공개적으로 박 의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현역 의원 35명의 명단도 공개하기도 했는데, 물밑에선 더 많은 의원들이 박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대중적 인지도'와 '당심'(黨心·당원들의 마음) 열세는 약점이자 위협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박 의원은 이를 의식한 듯 지난 8일 내란범을 배출한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지급을 끊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내란특별법'을 대표발의하며 강성 당원 끌어안기에 나서기도 했다. 당대표는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선출한다.


이재명 정부에 대한 첫 민심의 평가가 될 내년 6월 지방선거는 박 의원에게 기회 요인이다. 선거에서 이기려면 외연 확장이 중요한데, 정 의원이 강성 이미지가 워낙 강한 탓에 박 의원은 '중도 외연 확장성'을 갖췄다고 평가되고 있다. 박 의원도 "당의 외연을 중도까지 넓게 확장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 사람"이라며 당원과 국민들에게 적극 어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정청래 의원이 13일 오후 제주시 일도동 제주시을 지역사무소에서 당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청래 의원의 강점은 각종 유튜브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며 차곡차곡 쌓아온 '높은 대중적 인지도'다. 정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과 22대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아 강한 존재감을 보여왔다. '이재명 대표 체제 1기 지도부'에선 수석최고위원을 지냈다. 특히 정 의원은 야당 시절 내란·김건희 특검법 등의 법사위 통과를 주도하는 등 대여(對與) 투쟁 선봉에 섰다.


또 '당심'에서 앞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정 의원에게 기회다. 당대표 선거에서 권리당원 비율이 55%나 차지한다. 특히 호남에는 권리당원 약 35%가 포진해 있는 만큼, 정 의원은 일찌감치 호남 당심 잡기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1대 대선에선 '골목골목선거대책위원회 광주·전남위원장'을 맡아 광주·전남 지역을 종횡무진 했는데, 차기 당권 준비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었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누가 당대표가 되는 것이 좋다고 보는지'를 조사한 결과 정청래 의원은 32%, 박찬대 의원이 28%로 각각 나타났다. 40%는 의견을 유보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47%가 정 의원을, 38%는 박 의원을 지지했고 의견 유보는 14%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당내 지지 기반은 약점으로 꼽힌다. 정 의원이 가지고 있는 강성 개혁 이미지는 대중적 인지도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됐지만, 야당이 아닌 집권여당 대표라는 타이틀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적지 않은 만큼,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정 의원의 강경 이미지는 당의 중도 확정성에 제한을 둘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게다가 '국민통합'은 이 대통령의 핵심 국정 과제 중 하나인 만큼, 정 의원의 강경한 정치 스타일은 '협치' 이미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강점과 기회 요인이 서로에게 약점과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라며 "대세론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본인의 약점과 위협 요인을 최대한 빨리 없애는 사람이 당권을 잡게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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