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휴전에 '못' 박은 트럼프 "北과 갈등 해결할것"…북미대화 불씨되나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06.28 12:04  수정 2025.06.28 12:27

트럼프 "김정은과 매우 잘지내"…서한 발송 부정 안해

다음 거취는 북한으로…'무대응' 일관에 북미대화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 ⓒ연합뉴스

미국의 군사개입으로 휴전을 만들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거듭 드러내면서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그(김 위원장)와 매우 잘 지내고 있다"며 "갈등이 있다면, 북한과 갈등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냈는지 질문엔 여부를 밝히지 않는 대신에 이같이 답하고,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며 북한과 대화 재개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미국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 재개를 목표로 김 국무위원장에게 보낼 친서의 초안을 작성해 전달하려 했지만, 미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외교관들이 수령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언급은 북한 핵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김 위원장과의 톱다운 방식의 대화 의지를 거듭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을 급반전시켜 휴전 국면을 끌어낸 성과로 자신감이 고양된 트럼프가 북한 문제를 앞에 두고 나아갈 것이란 의도를 내비치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자신을 '국제 분쟁 해결사'를 자처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미국의 중재로 유혈 분쟁을 끝낸 민주콩고와 르완다의 외무장관을 백악관 집무실로 초청한 행사 와중에 나왔다는 점에서 북한과 갈등도 자신이 해소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지를 내보인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 국무위원장과 관계 개선에 나서 집권 1기 때처럼 북한 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북미 간 대화 국면이 조성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과연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 신호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얼마 전 트럼프의 친서 수령 거부 사건은 김정은이 트럼프의 대화 제의를 신뢰하지 않으며, 실질적 양보 없이는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라며"이란 핵시설 선제공습도 대미 불신을 가속했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트럼프의 발언에 즉각적인 호응보다는 내부 결속(당 창건 80주년 등)과 북러 동맹 강화를 우선시, 트럼프 발언 무시 전략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미국의 구체적 행동변화를 지속적으로 압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대응은 단기적으로 대화 거부와 자강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되, 중장기적으로는 지정학적 상황 변화(우크라이나 전쟁, 이란과 중동정세 등)에 따라 유연성 발휘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서한 발송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는 점, 잘 지낸다는 표현은 향후 더 접촉을 시도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북한이 미국의 접촉 시도를 받아들인다면 트럼프의 외교 현안에서 우선순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또 "콩고-르완다 협정 체결 행사에서 북한에 대해 '누군가 이것을 잠재적 갈등이라고 얘기한다. 우리가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은 콩고-르완다와 같이 오랜 갈등 해결처럼 북미, 한반도 문제 해결 의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 제스처에 직접적 반응을 아직까지 내놓지 않고 '무대응'으로 일관 중이다. 오히려 외교·국방 중점을 러시아에 두고 더 가까이 밀착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을 목격한 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에 나서기보다는 오히려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핵무기 개발에 더욱 집착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북한은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북한은 이란과 이스라엘 사태를 거론하며 G7을 맹비난했지만 그중 하나인 미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다. 이는 북한이 대외메시지 수위 조절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미국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임을출 교수는 "트럼프 발언 무시 전략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미국의 구체적 행동 변화를 계속 압박할 것"이라며 "트럼프의 피스메이커로서 대북 접근 성공을 위해서는 신뢰 회복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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