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가 경험한 두 당의 차이, “이젠 당원들이 심판!”
김재섭, 김성원 등 수도권 의원들 이준석 때처럼 밀어야
윤석열, 천하의 탕아로 찍혔는데 아직도 빌빌...한심
한동훈도 이 눈치 저 눈치 보며 깃발 못 드는 한계 노출
양향자(58)는 호남, 여상, 기업 출신의 여성 정치인이다.
이 세 가지 특별한 이력에 하나 더 추가할, 다른 유력 정계 인사들이 대부분 못 가진 경력이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조국당만 빼고 유명한 당들은 다 거쳐 봤다는 것이다.
이준석의 개혁신당을 전후에 몸담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느낀, 선거에 임하는 두 당의 차이를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탁월한 대비이고 분석이다. 민주당은 몰라도 국민의힘이야말로 정말 이런 사람들 아닌가? 비율이 더 낮아서 그렇지, 영남은 호남 못지않게 “막대기만 꽂아도” 보수당이 당선되는 지역이다. 대구-경북이 특히 그렇다.
그러나 대구-경북만 그렇다면 그들이 그토록 안일하고 뻔뻔스러울 수는 없다. 수도권-충청-강원 지역에서도 보수는 웬만해서 민주당을 찍지 않는다. 당선에 필요한 표가 아니기 쉬울 뿐이다.
김문수가 41%를 얻었다고 본인이나 국힘 의원들 다수가 뿌듯해하는 모양인데, 이는 보수 지지자들을 모르는 무지요 착각이다. 김문수와 그 부인 설난영의 인품과 살아온 방식 덕 이전에 얻을 표를 얻은 것이었다.
보수는 보수당 후보에게 언제나 표를 몰아줄 준비가 되어 있다. 지난 대선에선 이재명의 3권 장악 저지를 위해서도 그랬고, 무능하면서 위선적인 민주당보다는 우직하고 겸손한 보수당이 더 잘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 그랬다.
그 믿음이 윤석열 때문에 된통 배신당했고 상대 진영으로부터 망신당해서 문제였다. 김문수는 보수 본래의 품격과 능력, 애국심을 가졌다고 다시 확신해서 찍어 준 것이다.
따라서 후보가 김문수 아닌 한덕수나 한동훈, 안철수, 심지어 유아독존 독설가 홍준표였더라도 보수는 아낌없이 몰표를 던졌을 것이다. 후보에 따라서는 51 대 49 게임이 돼 이재명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을 수도 있다.
그러니 김문수와 친윤들은 자중해야 마땅하다. 8% 포인트 차라도 따라잡은 것은 후보가 좋아서였다는 아전인수 논리로 당권을 잡아 보겠다고 한다면 75만 당원들로부터 심판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 총선에 이어 올봄 탄핵 심판과 조기 대선에 이르기까지 윤석열과 국힘은 대패했다. 이러면 큰절 올리고 천막 치고 마누라만 빼고 다 바꾼다는 둥 법석을 떨어야 정상 아닌가?
그런 법석도 사실 다수 국민, 특히 수도권 중도층의 공감과 지지를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그런데, 지금 국힘은 그나마도 피울 의지나 인물이 없는 상황이다.
윤석열이 저렇게 천하의 탕아(蕩兒)로 찍혀 내동댕이쳐졌는데, 도대체 어찌하여 김문수를 필두로 해서 국힘 당 ‘모지리’들은 그에게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하고 빌빌거리고만 있는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진풍경이다.
이재명과 민주당이 벼르고 있는 정치 보복 드라마, 3대 특검이 곧 시작된다.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국정 농단과 개(애완견) 사치 관저 혈세 낭비 등 지저분하고도 얼굴을 들 수 없는 작태들이 줄줄이 중계방송될 것이다.
오광수-김민석-이한주 등 이재명 정부 초기 지명자들의 불법, 비리, 위선 흔적들이, 국힘 당이나 보수 언론이 아닌 그들 내부 권력 투쟁으로, 까발려지고 이재명 국정이 아무리 문제를 드러내더라도 저 드라마를 이겨낼 수 없다. 국힘 친윤들도 대거 특검에 불려 나가게 된다.
이렇게 되기 전에 전열을 정비해야만 한다. 혁신, 쇄신 같은 단어도 이젠 쓰지 말라. 식상하고 민망하다. 김용태는 대선에서 완패했으면 바로 물러났어야 옳으나 친윤 잔당들의 당권 유지 기도를 막는 역할을 했다 치고 봐주자.
하지만 더 당 대표 지위를 연장해선 안 된다. 전대를 왜 9월에 치러야 하는가? 더 당겨라. 조속히 개최해 당 간판을 보수 지지자들이 원하는 인물로 바꿔야 한다.
보수 당원들은 이준석을 대표로 세웠던 사람들이다. 이후 예정돼 있던 지방 선거와 대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봐서 그랬다. 그들은 이번에도 그런 전략적 투표를 하게 될 것이다.
여론조사들이 그것을 증명한다. 현재 국힘 당 지지율은 민주당의 절반도 안 돼 계엄 직후보다도 낮다.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보수 유권자의 과반이 다음 선거에서 친윤 후보는 공천하지 말아야 한다고 응답한 결과도 나왔다.
보수가 밀어야 하고 밀 것으로 보이는 인물은 비영남 개혁 성향 소장파 남성과 여성들로서 김재섭-김성원-양향자-윤희숙 등이 그 후보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깃발을 들고 일어서야 악취 진동하는 국힘 이미지가 조금 나아진다.
한동훈도 이들을 지원하는 역할로 이번 국면에선 좌표를 정하는 게 현명하다. 그는 이미 ‘배신’ 프레임을 지나치게 의식, 이 눈치 저 눈치보다 리더십 점수를 많이 잃는 한계를 노출했다. 뒤에서 돕다가 국회의원 보궐선거나 내년 지방 선거 시도지사 출마를 준비하는 게 본인과 다음 대선을 위해 좋다.
오늘 원내대표 선거 결과는 국힘이 얼마나 빨리 이재명 대항 세력으로서 보수 지지자들의 사랑을 다시 받을 수 있을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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