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은 오르는데"…김문수, 빅텐트 딜레마 어떻게 풀까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5.05.24 06:15  수정 2025.05.24 06:15

이재명 vs 김문수 격차, '한 자릿수' 좁혀져

'이준석 지지율' 합친다면…단일화 요구↑

김용태·안철수 '공동정부·국민경선' 제시

이준석 마음 돌리기 위한 '김문수 역할론'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 참석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보수 빅텐트'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향해 공동정부를 만들자거나 국민경선을 하자는 등 적극적인 단일화 제안이 던져지고 있지만, 당내 일각에선 김 후보가 직접 단일화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모양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페이스북에 "국민이 우려하는 최악의 경우를 막아내고 국민이 꿈꾸는 최선의 정치를 이루기 위해 이준석 후보께 압도적인 단일화를 통해 함께 승리의 길로 나아가주시길 요청드린다"며 이 후보를 향한 구애에 나섰다.


그러면서 김 비대위원장은 "단일화의 방식은 아름다운 단일화로 함께 공동정부를 이끌어 가느냐, 정정당당한 단일화, 즉 100% 개방형 국민경선으로 통합후보를 선출하느냐 이 두 선택지밖에 없다"며 "이러한 공동의 목표를 위해 이준석 후보께서 단일화 원칙에 합의해 주시길 요청한다"며 구체적인 단일화 방식까지 제안했다.


공동정부는 연합 또는 단일화를 하는 정당과 함께 연합 정부를 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JP)는 경선이나 여론조사 없이 JP가 양보해 DJ를 대선 후보로 세웠다. 대신 당선된 DJ는 JP를 총리로 지명하고 JP의 정당인 자민련에 경제 분야 5개 부처 장관 자리를 할애했다. 이처럼 연합해 정권을 쥘 경우 정부 구성을 함께 하는 방식이다.


안철수 의원도 같은 방안을 제안했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단일화는 단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기기 위한 정치공학이 아니다"라며 "상해 임시정부의 정신처럼,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연합정부'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단일화 이후의 공동정부 구상은 선언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며 "이준석 후보가 국정을 책임지는 중요 요직을 맡고, 개혁신당의 주요 인사들이 정부의 주요 책임을 함께 맡는 등 실질적인 공동정부의 구성과 개혁의 실행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도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과 안 의원이 동시에 이준석 후보를 향해 구체적인 방안까지 거론하면서 단일화를 촉구하는 이유는 대선 국면이 전환되고 있어서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 기념촬영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한국갤럽이 20~22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전주 대비 6%p 하락한 45%를, 김문수 후보는 7%p 상승한 36%를 기록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10%였다. 두 후보 간 격차는 전주 대비 일주일만에 22%p에서 9%p로 급격히 좁혀졌다.


이외에도 두 후보 간 격차가 줄었다는 여론조사는 다수 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9~20일 무선 100% ARS 방식으로 '6월 3일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고 물은 결과, 45.1%가 이재명 후보를, 41.9%는 김문수 후보를 선택했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7.0%p에서 3.2%p로 좁혀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지지율은 8.0%였다.


두 여론조사에서 눈에 띄는 건 김 후보의 지지율 상승과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 선전이다. 단순 합산으로 김 후보와 이 후보의 지지율을 합친다면 이재명 후보보다 높은 것으로 나올 정도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에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인 신동욱 의원도 이날 브리핑에서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 추이가 서로 상쇄하는 트레이드 오프 관계가 아니라 같이 올라가면서 이재명 후보가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마지막까지 단일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를 거부하고 있단 점이다. 이 후보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대선 끝까지 이준석, 개혁신당의 이름으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외부의 회유와 압력에도 우리가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만들고 싶은 대한민국이 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에서도 이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사실상 반반으로 보는 모양새다. 김문수 후보의 비서실장인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정치권에서는 강한 부정이 긍정의 신호라고 판단하는 경우도 많다"며 "이준석 후보가 언제든지 마음을 바꾸고 단일화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예측했다.


반면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러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오히려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해야 할일이 더 분명해졌다"며 "단일화보다 더 시급한 건 우리가 스스로 강해지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의 말과 행동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면서 당내에선 김 후보가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후보가 좀 더 적극적으로 접촉하는 등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지금처럼 이재명이 사고를 치면서 지지율이 흔들릴 때 적극적인 행동이 나와줘야 한다고 본다"며 "시기적으로 지금이 단일화에 적합하지 않단 판단이 선 것인지 몰라도, 일단 김문수 후보가 좀 더 적극적으로 이준석 후보와 만나 얘기도 해야 결집된 보수층이 흩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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