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김문수 지지' 특사단 통해 밝혔지만
페북 "바람처럼 자유롭게"…역할론 일축?
韓 "이재명 막을 방법은 국민의힘 후보 당선"
金 거명 자제하고 선대위 합류도 선 그어
국민의힘이 대선을 2주 앞두고도 '내부 결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문수 대선 후보와 함께 경선에서 경쟁했던 홍준표 전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합류에 선을 긋고 있다. 그간 당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던 홍 전 대표가 김 후보 지지 입장을 밝히고, 한 전 대표가 독자적으로 김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면서 '원팀'에 한 발짝 다가갔다는 해석은 나온다. 하지만 대선이 임박할수록 '화학적 결합'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전망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는 홍 전 대표와 한 전 대표를 향해 끊임없이 구애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우선 김 후보는 홍 전 대표의 선대위 합류를 설득하기 위해 이른바 '하와이 특사단'을 미국 하와이로 보냈다. 특사단은 유상범·김대식 의원, 조광한 선대위 대외협력부본부장, 이성배 선대위 대변인 등 대선 경선 당시 '홍준표 캠프' 출신으로 꾸려졌다.
홍 전 대표는 특사단과 만나 김 후보 지지 입장을 밝혔다고 유 의원이 이날 CBS라디오에서 알렸다. 유 의원은 "4시간 정도 홍 전 시장과 깊은 대화를 나눴다”며 "(홍 전 대표가) 더불어민주당과 손잡을 일은 절대 없다는 말을 아주 명확하게 했다"고 전했다.
특사단은 김 후보가 쓴 자필 편지를 홍 전 대표에게 전달했다며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통합이 되지 않고 약한 부분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지세가 약한 상황에서 반전시킬 계기가 필요하다는 걸 (어제 저녁 자리에서) 강조했다"고 유 의원은 밝혔다.
이어 "홍 전 시장께서 원하는 형식과 내용, 요청을 다 수용하겠다고 했고, 돌아오셨을 때 역할도 전적으로 홍 전 시장에게 맡길 테니 도와달라는 차원에서 여러 말씀을 전달해드렸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홍 전 대표의 선대위 합류나 복당 여부는 현재까지 미정이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홍 전 시장이 '김 후보를 지지하고 승리를 기원한다'는 얘기는 분명히 했다"며 "대선 승리를 위한 역할을 어떤 식으로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선대위 홍보본부장을 맡고 있는 강승규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에서 "홍 후보의 당당함이나 화끈함을 보면 지금은 섭섭하지만 그래도 당의 승리를 위해서 지금 이재명 대통령만은 막아야 된다는 쪽으로 힘을 보태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전 대표가 페이스북에 영화 '빠삐용' 주제가 '바람처럼 자유롭게(free as the Wind)' 동영상을 게시하며 "바람처럼 자유롭게. 악마의 섬을 탈출한 빠삐용처럼"이라고 올린 것을 두고, 선대위 합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일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을 계기로 이날 김 후보 지원 유세에 처음 나섰다. 한 전 대표는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국민의힘은 결국 나와 함께 탄핵과 계엄의 바다를 건널 것"이라며 "일단 위험한 이재명 세력을 나와 함께 막자"고 호소했다. 그는 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만들 위험한 세상을 막을 방법은 국민의힘이 낸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21일은 대구 서문시장, 22일은 충북 청주 육거리시장과 강원 원주 중앙시장 등을 돌며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다만 해당 일정은 독자 일정으로, 김 후보와도 동행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한 전 대표의 지원 유세가 대선 판세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재원 후보비서실장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김 후보와 한 전 대표의 합동 유세 가능성에 대해 "전적으로 한 전 대표의 판단"이라며 "한 전 대표가 정말 이 대선에서 승리할 생각으로 도와준다면 김 후보 측 입장도 조금 고려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는 (동행 유세는) 조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히려 내가 함께 하는 것보다는 김 후보가 안 가는 곳에서 서로 시너지를 내면서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우리의 승리, 이재명의 위험한 세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합동 유세에 선을 그었다.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선대위 합류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누구보다 앞장서서 이재명의 노쇼 주도 성장, 120원 경제, 사법 쿠데타를 막기 위해 뛰고 있다. 여러 방식으로 국민들과 소통하려고 유튜브나 SNS를 통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짜 선거운동은 이거고, 우리의 승리, 이재명의 세상을 막는데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이후 지지자들에게 "내가 경선 과정에서 5대1로 친윤(친윤석열)들과 싸웠다. '왜 여기 나와서 선거를 지원하느냐, 배알도 없냐, 호구냐' 그런다"면서도 "나는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는 호구가 되겠다. 대한민국을 나와 함께 지켜달라"고 힘줘 말했다.
이처럼 대선 경선 주자들의 미온적인 태도로 당내에서 '원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홍 전 대표와 한 전 대표가 김 후보 지지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특히 한 전 대표는 당권을 염두에 두고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고 바라봤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 전 대표와 계속 소통하고 있다"며 "같은 당에서 경선했으니 당연히 힘을 합쳐야 하지만 또 견해 차가 있는 부분은 계속 대화해서 하나로 합쳐서 열심히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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