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전당대회 소집 놓고 '후보교체' 의심
"날 후보에서 끌어내리려 시작한 것 아니냐"
이양수, 단일화 대비한 행정절차일 뿐 해명
"경우의 수 예상해서 혹시 모르니 잡은 것"
국민의힘이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소집을 전격적으로 공고한 것과 관련해, 김문수 대선 후보가 당헌·당규를 개정해 후보를 끌어내리려 하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표명했다. 이양수 사무총장은 단일화가 이뤄져 한덕수 후보를 국민의힘 후보로 선관위에 등록해야 하는 '경우의 수'를 대비했을 뿐이라며, 의심만 할 게 아니라 직접 전화해서 물어봐달라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6일 오전 대선 선거운동을 위해 경북 포항으로 내려가기에 앞서 입장문을 내서 "당은 현재까지도 후보를 배제한 채, 일방적 당 운영을 강행하는 등 당의 공식 대선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의구심을 짙게 하는 당의 조치들 때문에 단일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점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당은 의제와 안건도 공개하지 않고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소집을 공고했다. 전국위와 전당대회는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절차로 판단된다"며 "당은 5월 8~9일 전국위원회, 10~11일 전당대회를 개최한 이유를 분명하게 명확하게 밝히라"고 추궁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날 심야에 오는 8~11일 중에 전국위원회, 10~11일 중에 전당대회를 소집한다는 공고를 띄웠다. 장소와 안건은 모두 '추후 공고'라며 공란으로 비워뒀다.
김문수 후보는 전날 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권성동 원내대표와 접견했을 때에는 듣지도 못했던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소집이 심야에 갑자기 이뤄지자, 당헌·당규를 개정해 자신을 끌어내리려 하는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후보를 선출해도 최고위나 비대위의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 등을 당헌 부칙에 넣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경북 포항으로 내려가면서도 김재원 후보비서실장에게 이같은 의심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원 실장은 "전국위와 전당대회는 당헌·당규를 개정할 때 필요한 기구이고, 결국 단일화가 여의치 않으면 당헌·당규를 개정해서 김문수 후보를 끌어내리려 하는 것 아니냐는 강한 의심을 김 후보가 지금 직접 하고 있다"며 "오늘 포항으로 내려갈 때도 '전국위와 전당대회 소집 공고를 띄운 것은 나를 후보에서 끌어내리려고 이미 시작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과 걱정을 갖고 출발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헌·당규를 개정해 부칙 조항에 '선출된 대선 후보라도 최고위나 비대위에서 결정으로 바꿀 수 있다'는 규정을 두려고 하는 것인지, (그러한 시도가) 쉽게 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그렇지 않고서야 전국위와 전당대회는 밤늦게 장소와 안건도 특정하지 않고 소집해놓을 수 있겠느냐, (김문수 후보가) 서울역에서 내게 전화를 걸어와 그런 말씀을 하셨다"고 부연했다.
김문수 후보, 포항 내려가며 입장문 발표
"당의 공식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
이양수 총장, 국회서 긴급 해명 기자회견
"강압적 후보교체? 상정하지 않는 방식"
이와 관련, 이양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해명 기자회견을 열어 김문수 후보의 이같은 의심을 일축했다.
이양수 총장은 "전당대회와 전국위원회를 의결한 이유는 우리 당 당헌·당규에는 대선 후보는 전당대회에서 선출하도록 돼 있다"며 "김문수 후보가 단일화를 이길 때는 (전당대회가) 필요 없는데, 한덕수 후보가 여론조사나 경선에서 이긴다면 그분을 우리 당 후보로 만들어야 되니 전당대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당대회는 5일 전에는 소집해야 된다. 만약 한덕수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면 전당대회가 소집돼 있지 않으면 이분을 선관위에 후보등록을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며 "그런 여러 경우의 수를 예상해서 미연의 상황을 만들어선 안된다는 판단 하에 5일 전인 어제 전당대회를 소집했고, 10~11일에 후보등록을 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뒷받침했다.
아울러 "전국위원회는 전당대회 의결을 못할 경우 (전당대회 의결의 효력을) 대체할 수 있다. 이것도 만에 하나 혹시 모르니 잡은 것"이라며 "이것은 행정절차인 것이지 (김문수 후보의) 입장문처럼 당헌·당규를 개정하려 한 것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일축했다.
이양수 총장은 김문수 후보가 의심하고 있는 '후보교체론'은 정상적인 정당에서는 상정할 수 없는 방법이라며, 김 후보가 의심을 하다가 일방적으로 입장문을 발표할 게 아니라 사무총장인 자신에게 전화라도 걸어 설명을 요구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짙은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 총장은 기자들에게 "강압적으로 후보를 교체한다든지 그렇게 하면 선거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보통의 정당에서는 상정을 하지 않는 방식"이라며 "김문수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한덕수 후보와 단일화를 하겠다는 말씀을 수 차례 했고, 그래서 우리 당에서는 단일화 준비를 해놨는데, 그것이 약속대로 이뤄져야 선거에 시너지 효과가 나고 선거를 승리로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된다"고 받아쳤다.
나아가 "소통은 있는데 일이 진척되지는 않는 것 같다"며 "(김문수 후보께서) 사무총장인 내게 전화를 한 번 주셔서 물어봐주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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