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에서 감독까지…이정현, 영화로 풀어낸 자신의 서사 [26th JIFF]

데일리안(전주) =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5.05.02 16:02  수정 2025.05.02 16:03

배우 이정현이 전주국제영화제의 올해의 프로그래머로 자신의 연기 인생과 맞닿는 작품들을 관객들과 나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2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부비전센터에서는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J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 이정현'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이하 '올해의 프로그래머')는 다양한 분야의 영화인이 프로그래머가 돼 자신만의 영화적 시각을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전주국제영화제의 특별 섹션이다. 앞서 배우 류현경을 시작으로 연상호 감독, 배우 겸 감독 백현진, 허진호 감독 등이 프로그래머를 맡았다.


이정현은 15세에 장선우 감독 '꽃잎'(1996)으로 데뷔해 천재 아역배우로 주목받았다. 이후 가수로도 활동하며 테크노 음악으로 아시아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박찬욱·박찬경 감독 '파란만장'(2011)으로 배우로 복귀해 '명량'(2014),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4), '반도'(2020), '헤어질 결심'(2022), 드라마 '기생수: 더 그레이'(2024)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이정현의 선정작은 박찬욱 감독 '복수는 나의 것'(2002),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아무도 모른다'(2004),다르덴 형제 '더 차일드'(2005)다. 여기에 여기에 배우로서 자신의 정체성과 연기관을 보여주는 장선우 감독 '꽃잎', 안국진 감독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박찬욱·박찬경 감독 '파란만장'을 꼽았다.


이정현은 "올해의 프로그래머를 하게 돼 너무 영광스럽다. 이전에 연상호 감독님이 프로그래머를 하셔서 물어봤더니 관객과 대화가 너무 재미있으니 제안이 왔으면 꼭 하라고 하셨다. 제가 출연한 영화 GV만 해봤지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이야기하는 자리는 처음이라 잘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너무 재미있다"라고 전했다.


'올해의 프로그래머'를 위해 장선우·박찬욱·박찬경 감독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이정현과 함께한다. 이정현은 "장선우 감독님은 저를 배우로 있게 해주신 분이라 늘 고마움을 가지고 있었다. 장선우 감독님은 오랫동안 영화 일을 하지 않고 제주도에 내려가 계셨다. 3년 전 한 행사에 사회 봐달라고 제안 왔는데 장선우 감독님이 오신다고 해서 그때 오랜만에 만났다. 그렇게 또 3년이 지났고,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제안을 받고 전화드렸더니 흔쾌히 오시겠다고 하셨다. 곧 '꽃잎' 영화 상영하는데 굉장히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선우 감독님의 '꽃잎'이 저를 있게 해줬다면 박찬욱 감독님은 절 컴백시켜 주셨다. '꽃잎' 이후 연기 활동이 활발하지 못했는데 박 감독님이 절 '파란만장'으로 이끌어주셨다. '꽃잎'의 연기가 좋았다고 하시면서 연기를 꼭 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꽃잎'이 미성년자 관람불가라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하니 DVD를 10장 정도 만들어서 저에게 주시면서 '꽃잎'을 절대 잊지 말라고 하셨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도' 박찬욱 감독님 때문에 하게 됐다. 사실 저예산 영화라 회사가 거절을 했었더라. 그런데 박찬욱 감독님이 대본 보시고 '네가 해야 한다'라고 말씀해 주셔서 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이정현의 첫 연출 데뷔작 '꽃놀이 간다'는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섹션을 통해 첫 공개됐다. 이정현은 "학부 때부터 연출을 전공했었고 윤종빈 감독이 제 동기다. 연출에 대한 꿈은 있었다"라며 "가수 활동을 하고 있고 제 시야가 넓지 않아 연출을 하려면 내공이 쌓여야 해서 엄두를 못 냈는데 40대가 되고 아이도 낳으니 세상을 보는 관점이 풍부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꽃놀이 간다'는 2년 전 가슴 아픈 뉴스였던 창신동 모자 사건을 소재로 했다. 이 뉴스를 보며 울었던 기억이 난다. 이 소재를 영화로 남기면 좋을 것 같아서 엄마와 딸 이야기로 바꿔서 연출하게 됐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차기작에 대해 "다음 작품은 생활형 범죄를 저지르는 이야기로 가족과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다음 작품도 제작비가 많지 않기 때문에 배우 캐스팅할 돈이 없어서 제가 나올 것 같다. 엄마와 딸 이야기인데 딸 역할은 신인 배우 오디션을 봐서 발탁할 예정이다. 제가 연출을 하면서 와필름 제작사를 만들었다. 관객들과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계속 만들고 싶다"라고 감독으로서 의지를 드러냈다.


장편 연출 계획에 대해서는 "제가 장편까지 가기엔 좀 부족한 것 같아서 열심히 준비해서 다음 단편 잘 되면 장편도 도전해 보려고 한다"라고 답했다.


이정현은 "많은 분들이 제가 가장 스포트라이트 받았던 게 가수 활동할 때였다. 저는 사실 20대가 가장 불행했다. 너무 힘들었고 시간도 없었다. 하루에 11개 스케줄 소화하며 노래 부르는 기계였다. 당시엔 스캔들이 나면 가수들이 바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분위기라 너무 연애하고 싶은 20대에 연애도 많이 못 하고 흘려보냈다. 40대가 된 지금은 마음이 편하다. 결혼을 한 후 정신적으로 많이 안정이 된 것 같다.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라고 현재의 삶에 만족을 드러냈다.


한편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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