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에 오컬트 더한 ‘거룩한 밤’…마동석의 장르 실험 [D:영화 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5.04.23 11:55  수정 2025.04.23 11:55

마동석이 이번에는 악마를 상대로 펀치를 날린다. 마동석 주연의 신작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이하 '거룩한 밤')는마동석의 전매특허 액션에 오컬트 장르를 결합한 이색적인 시도로, 기존 한국 상업영화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조합이다.


악을 숭배하는 집단에 의해 혼란에 빠진 도시를 배경으로, 특별한 능력을 지닌 '거룩한 밤' 팀이 악의 무리를 처단해나가는 서사다. 마동석은 이 작품에서 강력한 힘을 가진 주인공 바우 역을 맡았으며, 서현과 이다윗이 각각 샤론, 김군으로 함께 팀을 이룬다.


한국 영화에서 오컬트 장르는 주로 공포나 스릴러 계열로 소비되어왔다. 구마의식, 악령, 저주 등의 코드는 대체로 종교적 배경 속에서 불쾌감과 긴장감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활용됐다.


반면 '거룩한 밤'은 이를 비틀었다. 오컬트 장르의 상징 요소들을 차용하되, 그것을 마동석 특유의 육탄 액션과 결합해 판타지적 활극으로 재구성 했다. 구마의식이 한창 진행 중인 장면에서도 액션 시퀀스가 병렬적으로 전개되거나, 결계나 주문이 캐릭터의 능력과 연동되는 방식이다.


이러한 장르 결합의 실험과 세계관 확장은 영화 속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거룩한 밤'은 영화 개봉에 앞서, 지난해 10월부터 프리퀄 웹툰 '거룩한 밤: 더 제로'를 공개해 세계관 확장 전략을 병행했다. 웹툰은 영화에서 다루지 않는 주인공 바우의 과거를 조명하며 본편과의 서사적 연결고리를 만든다.


이는 팬덤 기반을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영화 외부에서 IP를 확장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특히 이 전략은 '범죄도시' 시리즈를 통해 연기자이자 제작자로서의 입지를 다진 마동석이 다음 프랜차이즈를 구축하기 위한 청사진으로 읽힌다.


그러나 이 시도가 통할지는 미지수다. 지금까지 마동석이 제작자로서 참여한 작품 중 대중적 흥행에 성공한 사례는 '범죄도시' 시리즈가 사실상 유일하다. '압꾸정', '챔피언' 등의 작품은 흥행 성과가 미비해 이번 '거룩한 밤'은 장르 실험 이상의 지속 가능성을 입증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흥행을 이끈 '범죄도시' 시리즈는 마동석이라는 캐릭터성과 현실 기반의 범죄 액션이라는 익숙하고 직관적인 장르 조합이 대중성과 맞물린 결과물이었다. 반면 '거룩한 밤'은 장르적 조합 자체가 낯설고, 세계관 설정과 설정 기반의 긴장감과 캐릭터 간 충돌이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물론 마동석표 액션 연기가 통쾌하고 극의 중심을 담당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동안 우리가 소비했던 마동석의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작품이 완성도와 몰입도로 그 간극을 채웠는지가 관건이다.


또한 '거룩한 밤'은 기획부터 제작, 연기까지 마동석 중심으로 시동 건 프로젝트인 만큼, 이 시도가 실패할 경우 배우이자 제작자 입지에도 일정 부분 부담이 남을 수 있다. 시도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서는 설득력 있는 이야기와 정교한 장르 설계가 필요해 보인다. '거룩한 밤'은 분명 마동석 유니버스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작품임은 분명하지만, 그 시도가 관객과 업계에 어떤 평가를 남길지는 개봉 후 성적표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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