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L이 달라졌다②] OTT ·방송가 라이브 커머스 시대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1.06.10 13:17  수정 2021.06.10 13:17

노골적인 광고는 거부감 높아져

지상파, 예능에 라이브 커머스 활용

현재 방송가는 PPL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PPL은 특정 기업의 협찬을 대가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해당 기업의 상품이나 브랜드 이미지를 소도구로 끼워넣는 광고기법으로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를 불문하고 한정된 제작비 안에서는 원활하게 진행할 수 없어, PPL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하지만 무리한 PPL로 인해 시청자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일은 부지기수가 됐다. 뜬금없이 PPL을 위한 장면을 끼워넣거나 출연자들의 입에서 홍보 제품의 특성을 읊기도 한다. 그러면서 시청자들은 무엇이 PPL인지 한 번에 간파할 수 있게 됐고 PPL 상품에 대한 거부감도 높아졌다.


제작진들이 방송 중 협찬 상품을 자연스럽게 노출하기 위한 고민도 깊어진 가운데, 라이브 커머스가 새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비대면 시대에 소비자들과 소통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으며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가 원하지 않는 PPL로 몰입감을 방해했던 것과 달리, 구매란 목적이 있는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해 거부감을 낮춘다.


OTT에서는 라이브 커머스가 이미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 사업자와 e커머스 사업자, 유통업체, 홈쇼핑 등이 라이브 미디어 커머스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대표주자는 웹예능 '네고왕'이다. 치킨, 옷, 여성용품, 화장품 등 협업한 브랜드는 대부분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상품을 위한 예능으로 기획됐기 때문에 정해진 기간 내 구매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건 물론이고 부가적인 혜택까지 얹어주는 방식을 취했다.


카카오는 '카카요 쇼핑 라이브'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5월부터 방송을 시작했다. 네이버 역시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셀렉티브를 쇼핑라이브로 바꾸며 사업을 본격화했다. 쿠팡과 티몬도 판매자들이 개인 방송 형태로 라이브 커머스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도 라이브 커머스를 조금씩 활용하고 있다. SBS '맛남의 광장'은 라이브 커머스의 대표적인 예능 방송이다. 2019년추석 파일럿으로 시작해 정규 프로그램이 된 '맛남의 광장'은 지역의 농수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레시피와 쇼핑 라이브를 진행한다.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레시피 개발과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소비 촉진 인식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이다.


KBS는 지난해 10월 6부작 파일럿으로 연예인들과 농어민이 힘을 합쳐 특산물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예능 '랜선장터-보는 날이 장날(랜선장터)'을 선보인 후 6월 정규 편성을 앞두고 있다. '랜선장터'는 이는 KBS와 중소벤처기업부가 함께 선보인 프로그램으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겠다는 기획으로 이뤄졌다.


2부작으로 편성돼 좋은 반응을 얻었던 MBC '심폐소생 프로젝트 폐업요정'도 코로나19로 폐업을 앞둔 소상공인의 물건들을 연예인들이 직접 판매한다는 기획 아래 라이브 커머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방송관계자들은 콘텐츠와 커머스의 결합으로 인해 기업은 광고 효과를 보고, 제작사들은 제작비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형태의 프로그램은 계속 생겨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방송 작가는 "라이브커머스는 시청자들이 이미 OTT에서 익숙해졌기 때문에 지상파로 도입하기 수월해졌다. 다만 경제와 예능을 적절한 선을 지키는게 과제다. 과도한 홍보는 PPL과 마찬가지로 거부감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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