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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레이스 '신진 vs 중진' 신경전 팽팽


입력 2021.05.11 15:19 수정 2021.05.11 17:17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당대표 경쟁 본격화되며 '신진' vs '중진' 대결 구도 형성

주호영 "전당대회, 개인 정치적 성장 무대 삼아선 안 돼"

이준석 "정치하는 내내 안주하지 않고 끝없이 도전할 것"

긍정·우려 시선 공존…"전대 흥행 기폭제" vs "내홍 우려"

주호영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의원)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6월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의원)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6월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군의 면면이 '신진세력'과 '중진세력'으로 나뉘며 이들 사이 신경전도 팽팽해지는 모양새다. '경험 부족'을 약점으로 지적하는 중진들과 '세대교체'를 전면에 내세운 신진들이 연일 맞수를 두고 있다.


11일에도 신경전은 이어졌다. 전날 공식 출마 선언을 한 주호영 의원이 이날 오전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초선 김웅 의원과 원외 인사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향해 쓴소리를 가한 것이다.


주 의원은 "이번 당대표 선거를 개인의 정치적 성장을 위한 무대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설악산과 지리산 등 중간 산도 다닌 사람이 원정대장을 맡아야 한다. 동네 뒷산만 다니면 에베레스트를 오를 수 없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날 출마 선언을 한 5선의 조경태 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출마 선언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과 만나 "쇄신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며 "송언석 무소속 의원이 4·7 재보궐선거 날 갑질을 하지 않았나, 나는 징계를 요구했는데 초선 의원들 중 그를 징계하자고 누가 요구를 했나. 내부에서 쇄신도 못하는데 무슨 쇄신을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1968년생의 조 의원은 1970년생인 김웅 의원과의 '적은 나이차'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김 의원과 두 살 차이밖에 안 나는데 50대 초반의 5선과 초선 중에 누구를 선택하겠나"라며 "말로는 누구나 쇄신하지만 행동으로 관철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 말했다.


중진들의 공세에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즉각 응수에 나섰다. 그는 주호영 의원이 자신의 경륜을 강조하기 위해 산(山)에 빗대어 목소리를 낸 것을 두고 "팔공산만 다섯 번 오르시면서 왜 더 험한 곳을, 더 어려운 곳을 지향하지 못하셨나"며 "팔공산만 다니던 분들은 수락산과 북한산, 관악산 아래에서 치열하게 산에 도전하는 후배들 마음을 이해 못 한다"고 맞받아쳤다.


주 의원이 보수정당의 텃밭이라 평가되는 대구에서 내리 5선을 지낸 것을 겨냥해 비꼰 것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수도권 험지로 평가되는 서울 노원병에서 수차례 도전장을 던졌지만 낙선의 아픔을 맛본 바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진정한 산악인이라면 항상 더 높은 곳을 향해, 더 험한 곳을 향해 도전할 것"이라며 "에베레스트가 높다 하되 하늘 아래 산이다. 그 산에 오르기 위해 제가 정치를 하는 내내 안주하지 않고 끝없이 도전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당내 일각서는 이 같은 신경전이 불거지는 데 대해 상반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정치적 이목을 끌기 힘든 신진 세력이 대대적으로 부각되며 전당대회 흥행 측면에서 나쁠 것 없다는 '긍정론'과 자칫 갈등이 격화돼 '내홍'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긍정론'은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김웅 의원이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를 묻는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에 포진하며 파란을 일으키며 힘을 받고 있다.


실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기관 PNR에 의뢰해 지난 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전 최고위원은 13.5%를 기록하며 18.5%를 기록한 나경원 전 의원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웅 의원 또한 8.2%로 11.9%를 얻어 3위를 기록한 주호영 의원의 뒤를 이었다.


해당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재선의 성일종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신진 세력의 약진에 대해 "아주 당에 활력을 넣고 에너지가 폭발하는 그런 좋은 현상 아닌가"라며 "다양한 스펙트럼이 전당대회를 통해 나오는 것이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인다. 또 일정 부분 지지를 받고 있기에 그리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단 이제 막 시작된 전당대회 국면 초반부터 지나친 설전이 오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시선도 크다. 내년 3·9 대선을 앞두고 '통합'의 가치를 앞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내분은 당 이미지와 중도층의 지지세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그간 수도권과 영남권, 친박과 비박 등 여러 프레임으로 당을 바라보는 시각이 첨예하게 갈라져 있는 상황 아닌가"라며 "여기에 세대교체론까지 너무 많은 프레임이 한꺼번에 불거질 경우 자칫 당의 전체적인 방향이 모호해질 수 있고, 지난해 총선 참패 이후 어렵사리 결집시킨 지지층이 또 다시 갈라지는 악순화의 고리로 빠져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세대교체 프레임 자체는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지만 대선까지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며 "전당대회를 통해 시대정신을 가려내면서도 당의 화합 또한 지켜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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