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국민중심당 지도부에도 ´정부조직 개편´ 협조 당부
심대평에 "세(勢) 갖고 하는 정치는 옛날 정치" 언급 눈길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발걸음은 18일 ‘또 다시’ 여의도로 향했다.
민주당과 국민중심당 지도부를 만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위원장 이경숙)가 마련한 정부조직 개편안의 국회 처리 등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한 협조를 당부키 위한 것.
이 당선인은 전날 오후에도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대표와 민주노동당 심상정 비대위 대표 등을 잇달아 만나 이번 정부조직 개편안의 취지를 설명하며 “새로운 정치문화, 국민을 위해 여야 없이 서로 협력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협조를 구했었다.
이 당선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의 민주당사에서 박상천 대표 등 지도부와 회동을 갖고 ‘정부 부처 간 기능 융합이 세계적 추세’라고 강조하며 “조직은 ‘과거에 이랬다’는 것과 비교하는 게 아니라 이젠 기능적으로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를 찾아 박상천 대표에게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 등에 대한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특히 그는 “여야 또한 이제 과거의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정통 야당’으로서 서로 견제하더라도 그런 관점에서 잘 도와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부처 기능 통합이 세계적 추세’란 데는 동의를 표하면서도 “통일부는 대북 교섭 외에도 통일 준비를 위한 중장기 마스터플랜 등 준비할 게 상당히 많다”며 인수위의 통·폐합 방침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최인기 원내대표 또한 “(인수위의) 개편안이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지향한다는 점에선 민주당이 꾸준히 주장했던 방향과 합치하고, 전반적으로 개혁성과가 있으리라고 본다”면서도 “(경제 부처 등) 특정부처의 권한이 강화되면 내각 운영이 과두체제로 갈 우려가 있다. 통일부도 상징적 부처란 점에서 (업무) 효율성 면에선 밀리겠지만, 통일은 분단 상황에서 영원히 (지향)해야 할 목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 원내대표는 개편안 중 여성부`해양수산부 ‘폐지’와 농촌진흥청의 정부 출연연구기관화 방침에 대해서도 “당내 심의 과정에서 신중히 검토하고 적절한 보완대책을 찾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당선인은 “그런 건 국회에서 논의해야지…” 하고 한 발 물러서면서도 “여성부의 경우엔 정부가 (여론)조사를 한 것을 보더라도 없애자는 의견이 많다. 기업하는 사람들의 관점에선 여성부가 보건복지부와 합쳐진 만큼 더 강해진 게 아닌가”고 반문했다.
그러자 신낙균 최고위원은 “오히려 큰 조직에 (함께) 있어 숨을 못 쉬게 됐다”면서 궁극적으론 여성부가 없어지는 게 목표지만, 여성 참여도와 권한지수가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를 때까진 국가의 배려가 필요하다. 그래서 여성계가 반발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 정부 시절 ‘이 정부가 가장 잘한 게 뭐냐’고 조사했을 때 문화정책과 여성정책으로 나왔다”고 반박하는 등 이 당선인과의 ‘신경전’을 이어갔다.
한편 이 당선인은 이날 민주당 측에서 자신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 중 영산강 운하에 대해 관심을 보이며 관련 개발 프로젝트를 구체화해줄 것을 요구하자, 울산 태화강 준설에 따른 하천 생태계 및 홍수 조절 기능 복원 등을 예로 들며 “그런 걸 잘해보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운하 문제로 인해 대화의 주도권이 이 당선인에게로 넘어가자 박상천 대표는 “자칫하면 (민주당이) 대운하를 찬성하는 것으로 오해하겠다”고 말을 돌렸고, 최인기 원내대표 또한 “(경부운하 구간인) 낙동강과 영산강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자 이 당선인은 웃으면서 “이 당은 다른 게 왜 이렇게 많냐”며 “(대운하는) 다른 정치적 욕심 때문에 하는 게 아니다. (민주당에서도) 이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대표만 정치적 판단에서 반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당선인은 “‘반관반민(半官半民)’인 금융감독원과 같은 경우엔 유능한 외국인들도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이승희 의원의 요구에 “외국인들이 규범을 잘 지킨다. 떠나도 ‘비밀’을 잘 지켜주고…” 하며 “외국인도 공무원을 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려고 한다”고 밝혔으며, 박상천 대표는 전날 인수위가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과 투자자에게 주택 지분을 나눠 분양하는 ‘지분형 주택분양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것 등과 관련, “‘저작권료’ 안 받을 테니 잘 추진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회동엔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민주당 이인제 상임고문도 자리를 함께했지만 이 당선인과 악수만 나눴을 뿐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명박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중심당사를 찾아 심대평 대표에게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 등에 대한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이어 이 당선인은 같은 건물에 있는 국민중심당사로 이동해 심대평 대표 등과 환담을 나눴다.
그러나 심 대표가 최근 자유신당(가칭) 창당을 추진 중인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정치적 행보를 같이 하고 있음을 의식해서인지 대화 종종 폭소가 터지기도 했던 민주당에서와는 달리 다소 서먹한 분위기였다.
이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세(勢)를 갖고 하는 정치는 옛날 정치”라며 “국민중심당의 이름이 좋으니 이름을 그대로 유지해달라”고 언급, 이 전 총재 측과의 합당 추진에 섭섭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을 낳았으며, 심 대표가 “당선인이 ‘창조적 실용주의’를 국정이념이라고 했는데 그게 우리 창당이념이다. 세가 적어서 제대로 창당이념을 구현 못했지만 (이 당선인 덕분에) 대리 만족을 하고 있다”고 말하자, “합당을 우리하고 해야 하는데…”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이 당선인은 정부조직 개편에 대해 “옛날처럼 억지로 줄이는 식이 아니다. 실질적으로 기능을 모으고 규제을 완화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철저히 하고, 하지 않아야 할 것은 손을 놓겠다는 것”이라면서 “정치적, 당리당략적으로 해야 할 이유가 없다. 열린 마음으로 할 테니 앞으로 잘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심 대표도 “조직 통폐합보다 기능 통폐합이 중요하다”면서 “당선인이 마음을 열면 정치적으론 당을 달리 해도 다들 마음을 열고 국민에게 좋게 비칠 것이다. 출발이 좋은 것 같다”면서 “예전처럼 시비 거는 형태로 정치하는 것을 난 아주 반대한다. 총선이 끝나도 우리가 협력할 것은 확실하게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당선인은 자신은 물론, 신당 손학규 대표와 심 대표 등이 지자체장 출신임을 들어 “시도지사를 해본 사람들이라 얘기가 잘 통하고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으며, 새 정부 내각 구성과 관련, “난 지역 개념이 없는 사람이다. 당이 달라도 관계 없으니까 좋은 인사가 있으면 추천해달락”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민주당과 국민중심당 지도부와의 회동에 이어 오후엔 하월곡동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리는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 환경기술(ET), 로봇기술 등 첨단 신기술 분야 활성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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