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NL파 "친북이 뭐가 문제냐"

김현 기자 (hyun1027@ebn.co.kr)

입력 2007.12.30 13: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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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위서 양 계파 감정대립으로 비대위 구성 난항

민주노동당이 29일 대선 참패 후 당을 수습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당내 양대계파인 자주계열(NL)과 평등계열(PD)간 대립으로 불투명해지면서 분당 수순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민노당은 29일 오후 성남 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중앙위를 열고 30일 새벽까지 12시간 동안 당혁신을 위한 비대위 구성방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비례대표 선출권한 비대위 위임’, ‘종북(從北)주의 청산’ 등을 놓고 양 계파의 극한 감정대립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산회했다.

중앙위에서의 핵심쟁점은 비대위원장으로 추천된 심상정 의원이 요구한 ‘비례대표 선출권한’의 비대위 위임. 선출권한 위임의 전제라 할 수 있는 각 정파 수장들의 비례대표 불출마 선언 요구를 평등파는 받아들인 반면 당내 다수인 자주파는 끝내 거부했다.

평등파인 김형탁 전 대변인은 이날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서 “비상한 시국이니 (비대위에) 전면적인 권한이 요구된다. 비례대표 추천권을 포함해 당규 개정권, 인사조직 결성권한 등 중앙위 권한을 전면적으로 위임하자. 당헌을 위배한 사항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당원 직선만 당헌에 규정돼 있고, 선출방식은 중앙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정성희 중앙위원은 “당발전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비례대표 불출마 선언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모 정파가 용기있는 결단을 했다. 모든 정파가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다면 불출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성진 중앙위원도 “비례대표 불출마선언이 그렇게 어려운 것이냐”라고 자주파의 불출마 선언 거부를 꼬집은 뒤 “당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말을 하는데 아니다. 당을 전면적으로 뜯어 고칠 수 있다는 것을 오늘 보여줘야 한다”고 자주파를 압박했다.

이와 달리 자주파 성향의 최동석 중앙위원은 “당내 민주주의 실현을 찬성하면서 비례대표 추천권을 비대위원장에게 보낼 수 있느냐. 비례대표 추천권을 비대위원장에게 주는 것이 민주주의이냐”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영희 중앙위원도 “비상대책위원장은 잔다르크와 같은 자세로 나와 달라. 구당의 심정으로 나와야 한다. 당을 살리는데 조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심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평등파측에서 주장하고 있는 ‘종북주의 청산’도 논란의 대상. 평등파측에선 ‘종북주의 청산’을 임시 당대회 안건 제출을 요구했지만 자주파에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전 대변인은 “북핵 문제가 터졌을 때 과감히 이야기 못하는 당, 반핵·비핵·평화를 이야기했던 당이 그 문제를 제기 못했다. 심지어는 자위적 핵무장은 괜찮다. 우리 민족도 핵무기를 가졌다는 오도된 자존심이 대중들을 멀리하게 했다”고 자주파를 겨냥했다.

반면 오병윤 중앙위원은 “(평등파측에선) 친북적이어선 안 된다고 하지만 우리는 좀 더 친북적이어야 한다. 우리는 좀 더 과격하게 해야 한다. 민중들이 요구하면 하는 것이다. 운동권이면 운동권답게 해야 한다”고 반격했다.

자유토론이 끝난 후 지도부는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비상대책위원장 인준 및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역할 승인의 건’이라는 방안을 결정, 중앙위에 상정했다.

이 방안엔 △17대 대선 평가 사업, 당혁신 사업, 총선 책 사업을 전개를 골자로 하는 비대위 권한 △비대위 구성을 비대위원장에게 위임하는 방안 △차기 지도부 선출시기까지 비대위가 최고위원회의 권한을 수행하고 그 이상의 권한이 필요한 경우 해당기관에 위임해 결정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비례대표 공천문제와 관련해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전략공천을 대폭확대하고 이에 대한 방침마련을 비대위에 위임하는 방안과 함께 비대위는 전략 공천에 대한 방안을 당 대회의 승인을 받아 집행하고 이에 따라 전략명부 후보를 추천해 당원 총 투표를 거쳐 확정키로 했다.

이같은 방안도 또 다시 논란이 됐다. 김 전 대변인은 “전략공천 확대를 말하는데, 애초에 제출한 안에서 완전 배치된다. 확대간부회의 안은 몇 자리 있으니 들어오라는 공천권 가지고 장사하는 것”이라며 “당 강령 정신 및 당내 민주주의 실현 등에 대한 논의를 비대위에 대한 임무로 넣는 것으로 해 달라”고 지적했다.

김 전 대변인은 또 “종북주의 문제와 패권주의 문제, 당 강령 정신 및 당내 민주주의 실현 등에 대한 논의를 비대위의 임무로 넣자”고 수정안을 제시했다.

이 같은 공방이 계속되자 일부 중앙위원들은 표결 처리를 제안했지만 문성현 대표가 반대의 뜻을 밝히며 이날 새벽 3시쯤 산회를 선포했다.

민노당은 조만간 재차 중앙위를 다시 소집해 비대위 구성 문제를 논의한다는 방침이지만 양 계파간 이견차가 커 비대위 구성이 원활히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와 함께 당내 일각에선 비대위원장에 심 의원이 아닌 천영세 의원을 추천하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대위 구성이 원만하게 마무리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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