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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세종 부동산, 천도론 최대 수혜?…“실수요자는 웁니다”


입력 2020.12.17 05:00 수정 2020.12.16 17:14        황보준엽 (djkoo@dailian.co.kr)

1년 새 2배로 급등…최고가 17억원 거래도 나와

중저가 지역도 전용 84㎡ 7억원 목전

상승 전망에 집주인들 매물 거둬

"김태년·이낙연 등 여권 정치인의 섣부른 발언에 가격 '펄펄'"

세종 내 최고가인 17억원의 거래가 나온 한솔동 첫마을 3단지 모습.ⓒ데일리안 황보준엽 기자 세종 내 최고가인 17억원의 거래가 나온 한솔동 첫마을 3단지 모습.ⓒ데일리안 황보준엽 기자

"국회의사당 들어오는 거 아시죠? 당분간은 오를 겁니다."


지난 15일 만난 세종시 한솔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손님의 매수 문의에 이렇게 답했다. "매물을 거둬들이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그가 직후 꺼낸 얘기는 최근 세종 내 최고가인 '17억원' 거래 건.


이 중개사는 "펜트하우스 매물로 일반 아파트와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해당 가격이 세종시에서 나왔다는 것은 시장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아마도 최근 국회의사당 이슈가 영향을 미친 듯 하다"고 말했다.


지난 1일 한솔동 첫마을 3단지 전용면적 149.71㎡가 17억원에 거래됐다. 해당 금액은 서울 내에서도 웬만한 아파트는 매입할 수 있는 수준이다.


세종 국회의사당 이전 등 이른바 '천도론' 소식에 또 다시 세종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이미 한달 정도 지난 호재지만, 여전히 세종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요 몇달 새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터져 나온 것도 벌써 3번째다. 그때마다 규제로 진정세를 보이려던 세종 집값은 급등을 반복했다.


실제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정부 부처의 세종 이전을 언급한 지난 7월 한국감정원 기준 세종 아파트값은 일주일 만에 2.95% 폭등했다. 이후 규제 발표로 인해 11월 둘째주에는 0.25%로 상승폭이 줄었다가 이번 국회의사당 이전 이슈로 다시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지난 15일 찾은 한솔동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전경.ⓒ데일리안 황보준엽 기자 지난 15일 찾은 한솔동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전경.ⓒ데일리안 황보준엽 기자

집값이 급등하면서 시장에서도 "정치인의 가벼운 입 탓"이라며 실수요자들을 우려했다.


한솔동 A중개업소 관계자는 "김태년과 이낙연 대표 등이 세종시를 투기판으로 만드는 데 한몫했죠"라며 "우리가 봐도 무서울 정도로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고운동 B중개업소 대표도 "세종만 집값이 급등하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저렴하다는 이미지가 있던 지역인데, 1년 새 두배 가까이 뛰었다"며 "지금은 손님들이 가격을 물어보고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깜짝 깜짝 놀란다"고 했다.


세종 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고운동에서도 전용면적 84㎡가 7억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1일 가락20단지베르디움 전용 84㎡는 6억9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올해 1월만 하더라도 3억 초중반대 가격, 지금의 절반 가격이면 매입이 가능했다.


매입을 하려고 해도 매물이 없다. 가격이 더 뛸 것으로 보고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치인의 섣부른 발언이 실수요자 피해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과거 박원순 시장의 통개발 발언으로 집값이 급등한 적 있다"며 "세종도 이낙연 대표 등 정치인의 발언이 세종의 집값을 자극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종의 경우 공급도 이제 끝물인데다가, 인근 지역이 오르면서 가격이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또 임대차법으로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앞으로 계속 우상향 할 수 밖에 없는 지역"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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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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