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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WTO 선거 '대역전', 미국 대선에 달렸다?


입력 2020.10.29 15:46 수정 2020.10.29 16:27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美 무역대표부 "유명희 지지"

'WTO 개혁' 관철 위해 유명희 택한 듯

中·EU·日, 유명희 경쟁 후보 지지

"바이든 승리시 유명희 유리…절충 가능성도"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미국이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차기 사무총장 선호도에서 과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유리한 상황이지만, 컨센서스(합의)를 바탕으로 최종 추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막판 뒤집기'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입장 표명에 대해 따로 언급 드릴 사안은 없다"며 "향후 절차에 대해서는 내부 검토가 진행 중이다. 우리 정부는 회원국들의 입장과 기대, WTO 사무총장 선출 절차를 존중하면서 종합적인 판단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은 WTO 차기 사무총장으로 한국의 유명희 본부장이 선출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USTR은 "지금 WTO와 국제 통상은 매우 어려운 시기"라며 "유 본부장은 25년간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진정한 통상 전문가이다. 조직(WTO)의 효과적인 지도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기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USTR은 "WTO는 중대한 개혁이 매우 필요하다"며 △25년 동안 다자간 관세 협상이 없었다는 점 △분쟁 해결 체계가 통제 불능이라는 점 △기본적인 투명성 의무를 지키는 회원국이 너무 적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이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과반 지지를 확보한 후보를 합의 추대하는 관례를 깨고 유명희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세계은행 근무 당시 '다자주의' 성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세계은행에서 로버트 졸릭 총재와 함께 근무하며 '세계주의자'와 가깝게 지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당선 시 'WTO 개혁'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고 유명희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미국과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는 중국이 지지 의사를 내비친 후보이기도 하다. 미국과 통상 분야 마찰을 빚어온 EU 역시 중국과 한배를 탄 상황이다.


나이지리아 국적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자료사진) ⓒ신화/뉴시스 나이지리아 국적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자료사진) ⓒ신화/뉴시스
"바이든 대선 승리 시 상황 달라질 것"
전반기·후반기 나눠맡는 절충 가능성도


일정상 차기 사무총장은 회원국 합의를 거쳐 특별 일반이사회가 열리는 다음달 9일 추대될 전망이다.


치열한 외교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 대선 결과가 유명희 후보 대역전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당선될 경우 미국 우선주의를 거둬들일 가능성이 높아 다른 국가들이 유명희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평가다.


국제통상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앞서 한 인터뷰에서 "미국 대선에서 만약 바이든 후보가 뚜렷하게 승리해 다자주의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다면 상황이 굉장히 달라질 것"이라며 "미국(트럼프 행정부) 때문에 WTO 다자주의 위기가 발생했다. WTO가 새로운 방향을 찾아가는데 미국의 협력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송 변호사는 WTO가 △미중 무역 분쟁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위기를 맞은 상황이라며 전반기·후반기로 임기를 나눠 맡는 '절충안'이 도출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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